10년전까지 일본의 여러곳에 출장하러 나갔다.
기계설비의 전기/제어부분 프로그램동작 확인과 조절을 위하여.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아는 일본의 여러 지방 중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압도적으로 시즈오카시(靜岡市)라고 확신한다.




제법 무엇이든 있는 대도시이기도 하고
,

 


시즈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차나무밭.




산이나 바다나 자연이 가까은 곳에  존재하는 목가적인 분위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시즈오카시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는 크사나기(草薙)란 곳은 언덕우에 대학이 있고 미술

관이 있으며 큰 공원이 있어, 거기선 시간이 우아하고 화창하게 흐른다.







무엇보다도 이 시즈오카시는 어디에 가도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산을 바라볼 수 있다.

 

 

기후는 따뜻하고 인심도 또 따뜻한 곳.

시즈오카시는 가면 갈수록 오랜 기간 거기서 살아왔다는 친숙감을 느끼게 하는 사냥한 도시였다.

 

다만 나에겐 특별한 감정도 있다. 

시즈오카는 10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복잡하고 요염한 기억이 남는 곳이다.


10년전, 나는 이 시즈오카에 사는 한 여성과 연인(
戀人 애인이 옳았을까? 일본에선 연인)관계에 있었다.  공통의 친구의 소개였다.

그녀도 재일교포였고 한국어는 내보다 훨씬 잘 했다.

 

두번 세번 만날 때 마다 서로를 깊이 알게 되어 갔고 한달, 두달이 지나게 되니 서로의 심장의 고동까지 듣고 싶어져갔다.  그건 우리에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서로 연애에 서먹할 정도 어리진 않았다.

 

둘이서 걷는 시즈오카시의 거리는 매우 멋쟁인 빛에 싸여지고 있었고, 둘이가 바라 보는 바다는 상냥하였으며, 둘이서 우러러 보는 후지산은 신비적이었다.




이야기의 화제는 세계정치문제이기도 하고, 외국어를 배우는 즐거움(그 녀는 이탈리아어를 배웠다), 법률문제도 얘기했으며, 가끔 시시한 이야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미래의 희망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도구가와 이에야스가 노년을 살던 "승프죠(駿府城)".

하늘을
둥실둥실 떠돈 시간은
8개월로 종말을 보았다.

그녀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난 역시 김○○와 결혼할 거야

김○○는 내와 만나기 전에 그녀의 곁에 있었던 사내다.

그녀는 내와 만난 이후 과거의 사실을 숨기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난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  이 한 마디를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호의 마쯔바라(三保の松原)"에서 보는 후지산이 나는 가장 좋았다.


오른 편에는 "이즈반도(伊豆半島)"를 바라 볼수 있다.

후일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그녀는, 그 김○○쪽에 되돌아 간 것이 아니라

…”동시진행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그녀의 본심은 지금으로선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난 그 동시진행이란 방법이 그녀의 고민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은 이 동시진행이란 사실은 그녀 본인한테서 들었다)

 

질투, 분노, 한탐, 슬픔, 그리고 불심(不信)

이 모든 고통을 몇년 후 구원해 준 사람이 바로 아내였다.

 

 

지금도 시즈오카는 나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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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7 0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05-2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러셨군요. 행간의 하얀 비밀이 마음을 찡하게 만드네요. 음.. 동시진행. ;;; 여전히 복잡한 감정의 시즈오카. 저도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

가을산 2006-05-2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지산이 참 대단한 산이네요. 도심과 같이 찍으니, 그 규모가더 크게 느껴지네요.

하늘바람 2006-05-2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풍경구경잘했어요

야간비행 2006-05-27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멋있다......가보고 싶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