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현재, “오타쿠라고 하면 취미(특히 그 중에서도 애니, 만화, 코스프레[costume play])에 몰두하여 일상사회와 동떨어져 사는 것, 혹은 그런 사람을 말하는 속어(俗語)이다.

 

오타쿠”. 한자로 쓰면 御宅즉 말그대로 이다. 원래 용법도 대체로 한국어의 과 비슷했다.

“あなたの御宅はどこですか? = 아나타노 오타쿠와 도코데스카? (당신 댁이 어디세요?)”

또한 이야기하는 상대를 보고 가끔 御宅라고 할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것.

“(모르는 사람한테서 괴상한 전화를 받았을 때) 御宅はどちら樣ですか? = 오타쿠와 도치라사마 데스카? (당신 누구세요?)”. 일본에서, 이야기 하는 상대를 御宅=오타쿠라고 부를 때, 거기에는 가끔 상대에 대한 경계심이 이 단어속에 번져 있다.

 

1988년부터 1989년에 걸쳐 일본 사이타마현과 도쿄에서 4명의 어린 여애가 연속적으로 납치되어 살해된 잔혹하고 충격적이고 또 분노를 억제할 수 없는 사건이 있었다. 모두 4살부터 7살의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이 사건이 일본에서 유명한 連續幼女誘拐殺人事件이다.

범인은 납치한 아이들을 살해한 뿐만아니라, 한 아이의 유골의 일부와 아이의 구두를 부모의 집에 보내는 만행까지 하였으며, 이에 대해서 경찰이 이 유골이 납치된 아이의 유골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발표하자, 신문사와 경찰소에 그 유골은 분명 자기가 납치한 여애의 유골이다라고 犯行성명까지 하였다.

또한 마지막에 납치한 아이의 머리와 손발을 절단하여 동체만을 공원에 버리는, 귀축의 소행까지 저질렀다.

1989 723. 6살의 어린 여애의 옷을 모두 벗겨서 사진을 찍을려고 한 26살의 남자가 현행범 체포되었다. 이름은 宮崎勤(미야자키 쯔토므).

이 놈이야 말로 連續幼女誘拐殺人事件의 범인이었던 것이다.

 

경찰의 철저한 조사가 있은 후의 재판 첫날. 재판관이 人定尋問의 일환의 뜻으로 미야자키에 물었다.

뭔가 말할 말이 있습니까?”

그러자 미야자키 왈.

나의 비디오를 돌려 주세요. 나의 자동차 면허증을 돌려 주세요. 그리고 나의 자동차에 석유를 보충해 놓아 주세요. 석유가 없으면 못타기 때문에

검찰이, 희생된 한 애의 시체에 손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 야생의 개 혹은 너구리가 먹었던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하자, 미야자키, 태연히 말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 손은 내가 먹었다”.

 

재판에 앞서, 경찰이 미야자키의 을 家宅搜査하였다.

(이 미야자키, 부모와 여동생이 사는 안방과 떨어진 방[일본어:はなれ=하나레떨어져 있음]에서 오랫동안 취미의 세계에 매몰하면서 생활하였다)

에 첫발을 내디딘 경사들은 경악하였다고 한다. 미야자키의 방에는 6500개의 비디오가 가득 차고 있었던 것이다.

그 대부분이 애니, SF(으르트라맨 등), 로리콩(Lolita complex)비디오였다. 그 중의 몇개 비디오안에 납치하여 살해한 아이들의 시체가 녹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미야자키는 일상시 취미에 몰두하여 사회적인 교류방법, 회화의 상식을 몰랐고 그 필요성도 인식 안하고, 사람을 보고 あなた”,”きみ” (양쪽 의 공손한 말)라고 부르지 못하여 おたく 오타쿠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들에 속한다고 했다.

이러한 사람들을 보고, 당시 일부 사람들은 오타쿠라고 불렀다.

 

사건 이후 16년이 지나갔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 사건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 오타쿠란 꺼림칙한 단어만이 사건의 잔혹함을 잊은 채 우리들의 일상 생활속에 남아 버렸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세벌식자판 2005-02-02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 그런 오싹한 사연이 있었군요.
저는 그저 어떤 분야에서 "매니아" 보다 지식이 더 깊은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일본에서 자기를 무슨 무슨 오타쿠라는 식으로 말하거나 소개해서는
안된다고 하던데... 다 이유가 있었군요.


ChinPei 2005-02-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는 "게임 오타쿠"라든가, "코수프레 오타쿠"라고 흔히 말합니다. 그러나 저 자신은 위의 사정 때문에 이 "오타쿠"란 단어가 정말 싫어요. 그리고 이 사건이 발단이란 사실을 알아선지, 잊어선지 TV에서도 당연한 것처럼 "---오타쿠"라고 해요. 참. 일본의 메디어는 절조가 없단말이에요. 피해자의 부모가 이 "오타쿠"란 말을 들을 때 뭣을 느끼시는지 상상도 못하냐? 10년, 15년이 지나면 " 시효 時效 "인가? ...왜치고 싶어진답니다.

chika 2005-02-0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이 사건이 오타쿠와 연관된 거라기보다는 그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비디오를 모두 갖고 있었으며 그의 광팬이었던 것으로 알았어요. 제가 오타쿠라는 말을 들은 건 매니아의 뜻 정도로 狂 - 특히, 애니에 몰두하는 일부를 지칭하는 말뜻으로 알았답니다.
음~ 아무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뜻이 바뀐 듯 하네요. 근데 적어도 매니아의 뜻보다는 狂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느낌의 단어라는 건 의미가 통하는 듯 하고요.
잘 알았습니다.

明卵 2005-02-03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오타쿠에 얽힌 이런 끔찍한 사건이 있었군요. 오타쿠라는 말, 다시는 쓰지 않아야 겠습니다.

ChinPei 2005-02-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당시도 "오타쿠族"라고 하면 광신적인(狂信的) 매니아를 두고 말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널리 이 단어가 알려진 사건의 기억이, 이 단어를 사용하는 걸 망설이게 하는 겁니다. 현재 저에도 귀여운 딸이 있기 때문에...

가을산 2005-02-0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 가족은 그사람이 그렇게 살도록 그냥 두었나요?

조선인 2005-02-0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끔찍한 얘기군요. 앞으로 오타쿠를 자칭하는 사람을 만나면 말려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엉뚱한 데 눈이 꽂히는데, 으르트라맨, 메디어, 이건 일본식 표기인가 보지요?

숨은아이 2005-02-0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선 "울트라맨", "미디어"라고 하지요. ^^ 그리고 "連續幼女誘拐殺人事件(연속유녀유괴사건)"이라. 유괴란 한자를 저렇게 쓰는군요. 몰랐어요. -.- 소름 끼치는 사건이네요.

ChinPei 2005-02-0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도 그 사람의 방이 그럴 줄은 전혀 몰랐다구요. 그 사람, 가족이 자기 방 가까이 가는 걸 싫어 하고 되게 화를 내었다구요.
아, 그리고 이 사건의 몇년후 그 사람 아버지는 자살했답니다. 얼마나 자기의 일생, 아들에 대해서 후회했던지...

ChinPei 2005-02-0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그건 "일본식 영어"라고 할까, "ㄹ"받침이 없고 "E"는 대부분 "에"로 발음하구요. 숨은아이님의 지적이 맞습니다. 허허, 저의 페이퍼 속엔 그런 알기 어려운 일본식 외래어의 한글 표기가 많애요. 죄송.

숨은아이 2005-02-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친페이님, 죄송하게 여기실 일 아니에요. 일본에서 일본어로 말하며 사는데, 일본식으로 적으시는 게 당연하지요. 도리어, 아, 이렇게 다르게 쓰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되어 재미있어요.

가을산 2005-02-04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전 처음에 신문 기사를 그대로 옮겨오신 줄 알았어요.
그만큼 어려운 문장을 조리있게 잘 써나가셨어요. 참 대단하세요.

ChinPei 2005-02-0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가을산님, 정말 금은보다 고마운 말씀입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