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우적이고 배타적인 어느 학자가 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에서 그 학자 말하기는 “일본은 중국에서 한자를 받아 들이면서도 그에 종속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일본의 고유한 단어를 한자로 표현하는데 성공하였다. 바로 “訓讀み(くんよみ:쿵요미 = 일본식 고유어 읽기[?])”가 그렇다. 이것이 일본의 천재성이다.” 라고 한다.
……
…그래요? 학자님? 성공했어요?
내 아들이 8월에 만 10 살이 된다. 우리 나라에서 말하면 11 살. 초등학교 4학년이다.
일본의 한자 사정의 많은 “희생자”들 중의 한 명이다.
일본에선 ひらがな(히라가나), カタカナ(가타카나)와 한자를 사용해서 글을 구성한다.
일본에선 문장을 쓸 때 단어와 단어사이에 공백을 놓지 않는다. 가끔 “ , “로 가를 경우는 있다.
(이 “공백”, 우리 말로 뭐라고 했을까…)
그러니까, 우리 말로 표현하면,
“일본에선문장을쓸때단어와단어사이에공백을놓지않는다.”
이런 식으로.
그런데 ひらがな(히라가나), カタカナ(가타카나)만으로 문장을 구성하면 어떻게 되는가.
ははははがいたいのではみがきができないとちちにいいました。
일본에서 태어나서 40년 이상 살아 온 나도 곧바로 못 읽는다.
齒は母が居たいのでは、磨きができない土地、血に言いました。
이빨은 어머니가 있고 싶었는지, 윤이 못하는 땅, 피에 말했어요.
?? 뜻이 통하지 않네.
母は齒が痛いので齒磨きができないと父に言いました。
어머니는 이빨이 아파서 이닦기를 못한다고 아버지에게 말했어요.
한자를 쓰니까 곧바로 읽을 수가있다.
어쨌든 일본에선 한자 학습을 매우 중요시한다.
일본에서 한자는 쓰기에 못지않게 읽기도 문제가 많다.
즉 앞부분에서 학자가 말한 “訓讀み(くんよみ:쿵요미 = 일본식 고유어 읽기[?])”가 한자 배우는이들을 괴롭힌다.
예컨대,
날 생 生.
이 한자, 우리 나라에선 “생”이라고 읽는다.
(그 외 다른 발음으로 읽어요? 나는 모른데요…)
그러나 일본에선 이렇다.
生活 せいかつ : 세이가쯔 = 생활
生命 せいめい : 세이메이 = 생명
出生 しゅっせい : 슛세이 = 출생
出生 しゅっしょう : 슛쇼으 = 출생
生涯 しょうがい : 쇼으가이 = 생애
一生 いっしょう : 잇쇼으 = 일생
往生 おうじょう : 오으죠으 = 왕생, 죽음
生まれる うまれる : 으마레르 = 태어나다
生きる いきる : 이키르 = 살다
生い茂る おいしげる : 오이시게르 = 무성하다
生える はえる : 하에르 = (수염, 잡초등이) 나다
生地 せいち : 세이치 = 출생지
生地 きじ : 기지 = 옷감
生卵 なまたまご : 나마타마고 = 생달걀
여기까지는 초등학교시기에 다 배운다.
기타, 고유명사도 포함하면,
羽生 はにゅう : 하뉴으 [지명, 성씨]
羽生 はぶ : 하브 [지명, 성씨]
生 うぶ : 으브 = 순진함
芝生 しばふ : 시바흐 = 잔디밭
福生 ふっさ : 흣사 [지명]
生業 なりわい : 나리와이 = 생업
弥生 やよい : 야요이 [지명, 성씨, 이름, “3월”의 별명]
生粹 きっすい : 킷스이 = 순수
生花 いけばな : 이케바나 = 꽃꽂이
生垣 いけがき : 이케가키 = 울타리
生憎 あいにく : 아이니크 = 공교롭게도
早生 わせ : 와세 = 야채,과일,곡물 등의 조생종
苔生す こけむす : 코케므스 = 이끼가 끼다.
相生 あいおい : 아이오이 [지명]
또한 어디까지가 生의 발음인지 분간되지 않는 단어도 매우 많다. 지명에 많다.
寄生木 やどりぎ : 야도리기 = 기생식물
生計 たつき(せいけい) : 타쯔키 = 생계
生絹 すずし : 스즈시 = 명주
麻生 あそう = あさ+おう: 아소으 [성씨]
……… 일본의 작년8월까지 총리대신은 麻生太郎[아소으 타로으]
晩生 おくて : 오크테 = 사람의 성장이 더딤
越生 おごせ : 오코세 [지명]
桐生 きりゅう : 키류으 [지명]
柳生 やぎゅう : 야규으 [지명, 성씨]
生地 おんじ : 옹지 ……우리 말로는……?
生見 ぬくみ : 느크미 [지명]
御生山 みあれやま : 미아레야마 [지명]
生神 うるかみ : 으르카미 [지명]
御園生 みそのえ : 미소노에 [지명]
生野 ぐみの : 그미노 [지명]
生田目 なばため : 나바타메 [?]
그 외에도 많이 있다.
“生” 하나 만으로 무려 150종류의 발음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한자 사정, 정말 미치겠다.
내가 부모로서 학교에서 배운 한자를 외우라고 자꾸 내 아들에게 말하면서 마음속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미안타, 미치겠지? 아빠도 어릴 적에 이미 미쳤소. 지금 이 순간만 좀 외우라. 시험 마침 다 까먹어도 돼.”
학자님, 이런 것을 다 "성공"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