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친구가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친구라기보다 손님이다.
내가 일하는 F회사[이 회사가 나의 직접적인 손님]의 한국 판매 특판점 G회사의 기술자다.
여성이어서 나보다, 10살 정도 연하.
기술 연수를 위해 2007년부터 2008년의 약 1년간, 일본 F회사에서 함께 일을 하였다.
이미 한국에서 일본말 회화 공부를 하였으니, 일반적인 회화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 서울 친구가 가끔 전화나 메일로 기술적인 질문을 한다. 일본말로.
그럴 때에 말하는 인사말.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오전 중에)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오후에)점심, 맛있게 드셨는지요”
등을 일본어로 직접 번역해서 말하고나 메일에 쓴다.
위 인사말, 한국에서는 흔히 나오는 말이겠죠?
별 문제 없는 인사말이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良い 一日を お過ごしください”
(요이 이치니치오 오스고시 크다사이)”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たのしい 週末を お過ごし ください”
(타노시이 슈마쯔오 오스고시 크다사이)”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おひるの 食事、 おいしく 食べて ください”
(오히르노 쇼크지 오이시크 타베테 크다사이)
“점심 맛있게 드셨는지요”
“おひるの 食事は おいしかった ですか?”
(오히르노 쇼크지와 오이시깟타 데스카)
그 친구에게도 말했던데, 위의 일본말 번역, 문제가 있어요.
문법이나 어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인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위 한국의 인사말은 진심으로
“주말은 즐겁게 보낼 수 있었느냐”
“문제가 있어서 부부 싸움을 하지 않았느냐”
“점심 먹은 것이 뭣이냐”
“맛있는 것이라면 그 맛을 설명 해 바”
그런 걸 묻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겠죠.
그저 인사는 인사일 뿐.
그런데 일본에선 그런 인사는 거의 안합니다.
아니, 절대 안한다고 해도 되요.
물론 회화에서
“휴일날에 ○○○에 갔다”
“점심은 뭘 먹었니?”
그런 얘기는 흔히 합니다.
그러나 인사말에서 상대의 “사적인 행동(Private)”에 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됩니다.
위 같은 인사를 받은 일본인은 아마 당황할 겁니다.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 지 망설입니다.
그저 “○○○님도요”, “네” 정도로 족한데 말이죠.
...국민성의 차이인지...
어쨌든 굳이 그런 인사는 하지 말고, 그냥
"こんにちわ"
(콩니치와)
(안녕하세요)
"いつも お世話に なって おります"
(이쯔모 오세와니 낫테 오리마스)
(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래도 예외는 있어요.
연말의 마지막, 퇴근 할 때.
즉 다음 만날 적에는 새해.
이런 연말에는 특별히
“よい お年を お迎え ください”
(요이 오토시오 오므카에 크다사이)
(좋은 새해를 맞으세요.....그런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