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를 생각하다 - 데이터 과학자를 위한 최적의 프로그래밍 언어
벤 로언스.앨런 B. 다우니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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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보통 데이터 사이언스 하면 아직까진 파이썬, R이 대세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말처럼 파이썬과 R도 언제 대체될지 모르겠다.

 

특히나 파이썬은 속도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C++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평을 받으며 잘 쓰지 않는 추세다.

 

R은 주로 통계학 선생님들이 많이 쓰시는 것 같고.

 

그런 틈 사이에서 줄리아가 치고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출처 : https://www.codementor.io/@evalparse/julia-vs-r-vs-python-string-sort-performance-an-unfinished-journey-to-optimizing-julia-s-performance-f57tf9f8s

 

검색해보니 Julia-radix의 속도는 넘사벽이다.

 

이 책은 이런 줄리아의 기본 문법부터 자료구조, 파일처리, DB처리, 디스패치, 인터페이스 설계까지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살짝살짝 다루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국내에 번역된 줄리아책은 이 책이 유일하기에, 번역서로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잡길 권한다.

 

다만, 구조체나 디스패치와 같은 개념들이 낯설어서 손이 잘 안갈수 있긴 하다.

 

그래도 뭐 몇 번씩 따라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

 

너무 어렵다 싶으면 이 책으로 시작하지말고 파이썬, R부터 시작해도 무방하다. 거기서 프로그래밍 기초와 자료구조, 알고리즘 기초를 쌓고 이 책을 통해 조금씩 더 감을 익히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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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으로 배우는 딥러닝 교과서 - 이미지 인식 모델을 만들면서 익히는 딥러닝 파이썬으로 배우는 교과서
이시카와 아키히코 지음, 박광수 옮김 / 한빛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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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미지 전처리를 다루는 파트가 있다고 해서 군침이 돌았습니다. 물론 주로 하는 전처리는 re패키지(듣기만 해도 고통스럽죠?)를 이용한 텍스트 데이터 전처리이지만, 이미지 전처리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요새 딥러닝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근데 딥러닝 교과서라고 하기엔 좀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람다가 챕터 13에 나오고 데이터 프레임을 이용한 전처리가 챕터 14에 나옵니다.

 

챕터 15가 되서야 이미지 데이터 전처리가 나오고 챕터 16에서야 Supervised Learning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면 딥러닝 교과서라고 하기엔 좀 무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이토 코기의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이란 책이 [딥러닝 교과서]라고 썼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 이건 좀 아쉬웠습니다. [이미지 분석을 위한 ML 교과서] 정도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만약 구매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정도로 생각하고 구매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렇게 서술해놓으니 마치 책이 안좋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않습니다. 독자의 기대와 제목이 다르다는 거지, 이 책 자체는 '교과서'라는 말에 어울리게 친절하면서도 정확하게 진도를 진행합니다. 번역도 깔끔하게 된 편이라 마치 국내 저자가 쓴 듯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만약 해외 저자의 번역투 때문에 책을 읽기 어려웠던 분이라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책은 아주 기초부터 딥러닝(CNN)까지 다루기 때문에 초보자가 보셔도 좋고 약간 애매한 중수가 보셔도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전처리를 하시는 분이라면 OpenCV위주로 보셔도 좋을것 같구요. 

 

하나의 책에 많은 내용을 담다보니 짧게 짧게 다루지만 그러면서도 깔끔하게 다루는 스킬이 돋보입니다.

 

연휴나 주말에 몰아서 해보시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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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스크립트 코딩의 기술 - 똑똑하게 코딩하는 법
조 모건 지음, 곽현철 옮김 / 길벗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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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복잡한 개념을 생각하고 가르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지만, 오히려 변수 선언처럼 간단한 것이 여러분과 다른 동료 개발자의 삶에 훨씬 큰 영향을 끼칩니다.

p.20


이 말을 시작으로 이 책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변수부터 다른 함수까지 다룬다.

 

보통 다른 책들은 '왜'가 별로 없다. 그냥 이런 이런게 있고 이런이런게 있으니 써야된다. 그런 식이 많다. 그렇지만 이 책은 '왜'를 탐구한다. 그렇기에 완전 입문자가 보기엔 좋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입문자에게 '왜'가 필요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입문자에겐 우선 코딩을 더 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 뒤 이 책을 보면 내가 어느 부분에서 부족했는지 알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책을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만 한다는 강박은 잠시 내려놓는게 좋다. 나 또한 이 책을 전부 읽지 않았다. 그냥 내가 마음에 가는 부분만 혹은 아는 부분만 읽었다. JS를 주 언어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바스크립트를 넘어서 프로그래머라면 결국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해야 하고 연속적으로 일해야 하므로 어떻게 했을 때 더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코딩할 수 있는지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에 대해 충실히 가이드를 제공한다.

 

파이썬을 하든 JS를 하든 이 책은 조금씩 조금씩 읽어볼만 하다. 

얇은 책이니까 코딩할 때 곁에두면 든든한 벗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이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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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과학 - 스타트업이 반드시 직면하는 모든 문제의 99% 해결법
다도코로 마사유키 지음, 이자영 옮김 / 한빛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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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기대감은 10% 미만이었다. 

 

경영학 전공을 하면서 창업론 수업을 몇 번 들었고 그 때마다 교과서를 읽어보면 린 캔버스가 어쩌고저쩌고 창업을 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세울 때는 어떻고 저렇고 그냥 재미없는 이론들만 서술해놨기 때문이다. 교과서보다는 차라리 배기홍의 스타트업 바이블이나 임정민의 창업가의 일 같은 책이 훨씬 더 재미있으면서도 영감을 주었다. 

 

책 제목이 창업의 과학이라고 되어있길래 왠지 교과서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마치 1대1 과외를 듣듯 차근차근 내용을 전개해나가면서도 최신 사례와 함께 실무를 하며 익혔던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초반부 내용은 지도교수님이 수업시간에 강조하셨던 내용과 똑같아서 교수님이 쓰신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창업에 관한 필독서들을 저자가 소화해서 실제 경험과 함께 풀어내기 때문에 만약 [제로 투원], [린 스타트업] 등 필독서들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퉁쳐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창업이 아닌 취업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을 취직하는건 돈을 받기 위해 일한다는 관점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자신의 시간과 역량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관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좋은 기업을 만나면 자신의 커리어가 발전하는 걸 볼 수 있지만 비전도 비즈니스 모델도 현금도 문화도 안 좋은 곳을 가면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커리어가 꼬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마치 투자자처럼 취직할 곳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투자자는 단순히 기업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문화, 업종, 미래 현금흐름 등 거시적인 관점으로도 쳐다본다. 이렇게 여러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 감각을 키우고 생존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직군에 관계없이 말이다.

 

학교 창업론 수업에서 재미없는 교과서를 치우고 이 책을 주교재로 삼았음 좋겠다. 아마 창업에 대한 이해도가 그 전보다는 2배는 뛸테니.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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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건 처음입니다
미즈노 마나부 지음, 고정아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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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두 단어로 요약하라면 절차와 마감
한 단어로 압축하라면 마감이다.

회사를 다니든 아니면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든 아니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든 아님 프리랜서를 하든 어떤 일을 하든 경제적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마감시간을 지킨다는 '신뢰'는 생명이다.

이 책의 3분의 2는 프로세스에 대해서 강조하고 또 얘기하고 있는데 결국 그건 마감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패턴을 만들고 효율적으로 예측하고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이다.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진 않다. 업무에 있어서 가끔 현타오는 시기에 잠시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 담겨있을 뿐이다. 
내가 고른 문장은 75페이지에 있는 '세상 모든 일은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루틴이므로 반복하면 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였다. 긍정적인 느낌의 이 문장이 좋았다. 가끔 시니컬해지고 힘들어할 때 이 문장을 기억하기로 했다. 

자기계발서가 늘 그렇듯, 읽을 때는 뭔가 몰입되고 고양된 느낌을 받았는데 막상 읽고나니 뭔가 허무하다. 마치 곤약으로 만든 국수를 먹은 느낌이다. 책 전체에 걸쳐서 '마감지켜라!', '프로세스 지켜라! 그게 효율적이다!' 라는 두 마디를 반복 또 반복하는데 어떤 스토리를 더 입혀야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인턴으로 오셨던 분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교정해드릴 때를 생각해보니 마감을 엄청 강조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그 분은 영민한 분이셔서 교정해드리는 즉시 받아들이시고 고치셨다. 만약 그렇지 않고 고집이 좀 센 분이었다면 이 책을 살포시 선물해드렸을 것 같다. 

원래 잔소리도 말로 하는 것보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인지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으니까. 

만약 저자의 말대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착각'을 하는 신입사원이 있다면, 잔소리 하지 말고 이 책을 살포시 선물해주면 받은 분이 "아 이 분, 마음속에 참을 인을 몇 번을 새기고 계시구나. 잘못하면 가루가 되도록 털리겠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용히 하지만 무섭게 분위기를 만들고싶을 때 이 책을 추천한다.

 

밑줄긋기

 

p.27

대개의 사람은 답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절차를 제대로 못 세우는 것 같다. 만일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걷는 것 대신 비행기나 고속철을 이용해 데려다주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면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다.

p.28

빠르게 좋은 답을 내놓으려면 온 힘을 다해 프로젝트 완성 후의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완성된 프로젝트를 보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 온전히 소비자, 고객의 입장이 되어봐야 한다.

완성된 프로젝트를 보고 누가, 얼마나 기뻐하면서, 뭐라고 말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저절로 고객이 원하는 답에 가까워진다.

p.31

완성했을 때 예상되는 이미지를 먼저 사진이나 영상 등 시각적인 것으로 찾아본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언어적인 설명만으로는 애매모호해지기 때문이다.

p.36

우리는 종종 일의 결과를 목표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p.42

"저기 저 전나무 좀 베어 주세요"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하자. 보통은 어떤 방법으로 자를 것인지, 또 일정은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와 같은 논의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이 나무를 베어도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나무를 베어 달라고 하지만, 진짜 베어버려도 괜찮은지 반드시 생각한다.

p.56~57

"타깃은 젊은 여성이다."
"열심히 일하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아이템!"
이런 식이면 타깃을 정했다고 할 수 없다. 큰 갈래만 있을 뿐 타깃이 불분명하며 타깃에 대한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 이대로 마무리해 버리는 것은 타깃을 정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타깃을 더욱 철저히 좁혀야 한다. 나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미지를 편집하고 아예 인물상까지 정해버린다.

p.69

업무 진행 절차가 서툴거나 애초에 절차를 정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맡겨지는 일이 매번 새로운 일의 연속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어떤 업무를 맡느냐에 따라 그 과정은 제각각이고 돌발상황도 예측할 수 없으니 일을 맡을 때마다 절차를 세운다는 건 피곤한 일이고, 그 자체로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절차를 세우지 않게 되는데 그럴수록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고 업무가 제대로 될 가능성도 낮아진다.

거듭 말하지만 일을 하는데 있어 매일이 새로울 수는 없다.

p.74

일체의 사물이나 현상은 하나하나 그때그떄 다른 것이 아니라, 대부분 루틴으로 틀 안에 집어넣을 수 있다.
커다란 흐름은 어느 것이나 모두 같다.

조사하기 -> 대략적인 방향 정하기 -> 구체적인 계획 정리하기 -> 마무리 작업 -> 완성

p.75

내 대답은 단순하다.

세상 모든 일은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루틴이므로 반복하면 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p.77

돌발상황이나 트러블도 사전에 패턴화를 해 둔다. 나아가 '트러블을 피하는 방법'이나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도 패턴화해 절차를 마련해 둔다. 그렇게 해두면 어떤 트러블도 예상 범위 안의 것이 된다.

p.85~86

창의성이 필요한 일일수록 오히려 '답이 있다'는 가정하에서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한한 창의성의 늪에서 영원히 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자신만의 노하우나 규칙을 찾아 나가면서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그저 헛수고로 끝나게 된다. 자기 나름의 법칙을 찾지 못한 채 계속해 본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성장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p.87

혼자서 하는 일이라도 일하는 장소, 시간, 일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버리면 효과적으로 루틴을 늘릴 수 있다.

p.90~93

가능한 한 결단이나 선택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담담하게 일을 진행한다.

물론 힘을 쏟아야 할 때는 에너지를 집중시켜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순간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라도 그 밖의 일에는 가급적 힘을 쏟지 않고 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힘을 쓰지 않아도 진행되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루틴과 비슷한 얘기일 수 있는데, 나는 때때로 직원들에게 이 말을 한다.

"뭔가 대단한 것을 하려고 생각하지 마세요."

하지만 신입 디자이너나 크리에이터들은 종종 '대단한 일을 해내고 말겠어!'라는 쓸데없는 다짐을 한다. 이는 업종과 상관없는 얘기일 수도 있다.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것을 만들어 내고야 말 거야.'
'모두가 놀라서 입이 벌어지도록 반드시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거하게 힘을 쏟아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대단한 것'을 꿈꾸는 야망이 있으면 절차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절차를 따르는 것은 창의적인 일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업무를 할 때는 절차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창의적인 일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세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대단한 것을 지향하다보면 힘이 분산되고 만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아무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상품이다!'

야망으로 눈이 흐려져 이런 잘못된 목적을 갖게 되면 세부적인 요소들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업무가 주어진 상황을 바르게 파악할 수가 없게 된다. 또, 시작 단계에서 힘을 다 써버려서 일을 끝맺지 못할 수도 있다. 힘이 가장 필요한 순간은 일을 실행해 나가는 때다. 

이를테면 "나는 거물이 되어야겠어, 반드시 사장이 되고 말거야!"라는 야망만 있고 사업 계획도, 재무 계획도 전혀 없는 기업가나 마찬가지다. 그런 상태에서 "모두 나만 믿고 따라와!"라고 한다면 과연 따를 사람이 있을까? 투자는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의욕만으로는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야망을 불태우기 전 확실하게 절차를 정해서 담담하게 진행해 나가자. 늘 같은 패턴으로 일을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하나하나 루틴을 반복하여 실행해 나가면 시간과 생각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 여유로 일의 질을 높여 가자.

그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것, 대단한 것,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완성되면 틀림없이 자연스럽게 세상이 알아줄 것이다.

남들이 하지 않은 획기적인 일, 대단한 성과는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목적을 이루었을 때 따라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일의 진행 절차를 갖춰야 한다.

p.98

콘셉트는 이른바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을 진행하다 보면 직책이 높은 사람이나 목소리 큰 사람들에 휘둘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디자인을 협의하는 중에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좋아하는 색이니까) 이건 빨간색으로 하는 것이 좋겠는데요."

이때 콘셉트가 뚜렷하다면 이렇게 반론할 수 있다.

"이 사업의 콘셉트는 '안전 X 안심 X 고품격'으로 정했고 승인도 받았습니다. 그러니 좋고 싫고를 떠나서 빨간색이 고품격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안심할 수 있는지, 안전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117

선생님 같은 얼굴을 했다가는 그것으로 끝장이다.

- 잘난 척하지 않는다.

-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 다 아는 척 하지 않는다.

p.128

-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

- 지향하는 바는?

- 이 일로 인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초기 단계에서는 이처럼 '풋내기 같은 것'을 진지하게 확인하면서 준비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차는 그저 일정표를 대신하는 것에 그치게 된다.

p.131

왜 일에는 절차가 필요한 것일까? 그 이유는 시간이라는 자원이 한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p.133~134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착각. 또는 '대단한 걸 만들어낼 테니 기다려라'하는 자만.

이러한 착각이나 자만은 유능한 신입 인재들이 흔히 갖고 있게 마련인데, 나는 솔직히 그런 사고 회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클라이언트가 지불하는 돈을 받고 "언제 언제까지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으면서 '좋은 것을 만드는 게 우선이니까 약속을 깨도 상관없다'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마냥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 좋은 것을 만듦 < 마감

 

이것은 절대적인 규칙으로, 나는 시간보다 강한 제약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p.136

스케쥴을 제압하는 자는 일을 제압한다

p.145

가급적 빨리, 서둘러서, 오늘 중, 이번 달 중...

이렇게 애매한 표현 대신 마감은 항상 날짜와 시간으로 확인해야 한다.

p.151~152

3년간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도 3분이면 완성되는 비빔 컵라면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절차에 따라 움직인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3년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1년씩 세 개 단위로 나누고, 그 1년을 12개월로 나누고, 그 1개월을 30일로 나눠 주말을 뺀 22일을 일할 수 있는 날로 생각하면 아직도 많은 날이 남았다며 여유를 부리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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