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1 - 인생의 거칠기가 사포의 그것과 같다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 그림 / 씨네21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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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NAVER 웹툰을 즐겨보곤 한다. 요즘에 주로 보는건 가우스 전자, 치즈인더트랩, 진진돌이 에볼루션 정도인데 최근에 "낢이 사는 이야기"라는
웹툰을 접하게 되었다. 그림체도 아기자기 하고, 서체도 독특한 것 같고.. 특히 저자가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사회 초년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감되는
이갸기가 많았다. 정철연씨가 그린 마린블루스가 지방 남성의 서울 상경기라면, 낢이 사는 이야기는 여성판이랄까..
아무튼 보면서, 그래.. 그랬지..ㅎㅎ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책이었다.
 
# 공상과 나른함 속에서의 하루 하루..
 
얼마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댓글이 있었다. 바로,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간다는 말... 수백의 자산의 지닌 사람들에게는 쪼잔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투정이겠지만, 하루하루를 모아서 집도 사고, 꿈도 이루고 싶은 직장인들에게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는 것들을 책을 통해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건 그속에서 나누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이랄까.. 조금씩 모아서 미래를 준비하는 저축의 기쁨, 소액이지만 차곡차곡 쌓여
가는 통장의 잔고, 월급날 동기들과 함께하는 술한잔과 쉬는 시간의 티타임. 가족에게 주는 아주작은 용돈과 선물. 나를 위해 투자하는 자그마한 선물
들까지... 이런 삶의 아기자기함이 웹툰에도 녹아들어가 있는 듯 했다.
 
자기전에 꿈꾸는 헛된 망상(?). 돌이켜보면 헛웃음만 피식 나오는 과거의 추억들. 이 모든게 내 삶을 이루는 전체이자 하루하루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
다. 엄격한 누군가에겐 그러한 여유조차 비효율적이라고 비난을 하겠지만, 그러한 시간이 때론 너무나도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될때가 있지 않을까?
 
# 야옹~ 야옹~~~
 
고등학교때 가족과 집문제 때문에 단독주택에서 살게 된 적이 있었는데, 밤늦게 학원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항상 고양이 몇마리가 우리집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고2때쯤이었나 1시가 좀 지나서 집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괭이 대여섯 마리가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서 먹을것을 찾고 있었다.
내가 다가오는 순간 모두들 도망쳐버렸는데 한쪽 구석에 미쳐 도망가지 못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울고 있었다.
 
정말 내 손만했다. 너무 귀여워서 잠시동안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는데, 새끼 고양이는 도망칠 생각도 못하고 혼자서 계속 울기만 했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니 반대편에서 다른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미 고양이일것 같아 먼저 집에 들어갔는데, 지금도 그때의 기억은 종종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 직장 생활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
 
요즘 20,30대 직장인들의 이직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꿈과 희망, 취업의 높은 문턱을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여기저기에 쏟아내는 푸념과
현실에 대한 한숨은 다들 마찬가지구나 한다. 그래도 동기들과 지내는 하루하루, 월마다 들어오는 마약같은 월급 - 네 이녀석!!, 알게 모르게
배워가는 업무 지식들까지.. 뭐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될꺼라 생각하며 지내는 거지 라며 말이다.
 
저자인 낢도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야근과 업무에 대처하는 자세. 기타 등등에 대해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론 그냥 내버려두는, 조용히
경청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됨을 우리는 알기에 이거야 말로 공감의 키워드가 아닐까 하곤 생각해 본다.
 
***
인생의 거칠기가 사포의 그것과 같다라...ㅎㅎ 무슨 의미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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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전략 3.0
필립 코틀러 외 지음, 방영호 옮김, 박기안.임준영 감수 / 청림출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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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 전략 3.0

 

더 이상의 새로운 전략은 필요치 않다. 누구도 주어진 상황에 적합하거나 100% 적중하는 최적의 전략이 있다고 확신할 수 없기에 완전무결한 전략을

찾아내어 그것이 완전한 정답이길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수시로 변하고 움직이는 역동적인 사회에서 어떠한 전략만이 우리를 만족시키고 또

기업의 미래에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가?

 

최근에는 단순한 변동성과 다양한 상황의 시나리오를 떠나서 극단적인 상황_블랙스완_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여부가 중요시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고려하며, 또한 동종업계에서

수십년 간의 경험이 뒷받침된 안목있는 전략의 수립 여부가 필수적이다.

 

대학교 시절 경영학 관련 수업이나 기획력 수업때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SWOT분석 및 전략 수립의 5단계 등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효익을 줄수

있을까?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전략의 기초를 다시 다져보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비리와 사기로 얼룩진 정치판과 각종 술수와

이미지 메이킹이 난무한 일부 연예계, 그리고 갈수록 추락해가는 인간사회에서 더욱 빛나는 가치가 바로 인간의 존엄성, 신뢰, 우정 등 일 테니까

말이다.

 

*

전략의 어원이나 전략과 관련한 대가를 찾아보면 그 시초가 전쟁에서 기반하였음을 알수 있다. 자원을 집중하여 기습 요소를 살피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목표를 이룩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전쟁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다. 물론 이러한 요소로 인해 기업이 추구

하는 행위가 선한지 아닌지의 구분은 모호하지만 말이다.

 

전략은 이처럼 철저한 분석과 자료조사, 그리고 체계적인 구조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기업을 예로 들어보면 기어브이 장기적

생존 확보라는 종합 목표아래 이익 창출, 시장 지배력 확보, 그리고 성과 목표를 이룩하기 위한 사회적, 품질적 목표가 잘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다.

 

이어서 등장하는 BCG 매트릭스와 학습에 기반한 경험곡선, 그리고 GE의 자회사 관리와도 연계된 포트폴리오 이론까지... 전략은 세상의 모든 아이

디어와 분석기술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책을 읽다보면 전략과 관련한 종합 선물셋트라는 느낌을 받을 듯 하다. 어디서 한번씩은 들었던 전략의 개념과 분석 툴을 Overall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다보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지만, 흩어져 있는 개념들이 하나의 중제목하에 요약 정리되는 느낌을 받을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그중에서도 핵심 역량 접근법은 다시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자신이 잘 할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숙련도를 높이는 것은 경제학의

비교우위 이론과 기회비용의 개념으로도 설명 가능하며, 치열한 경쟁하에 놓여진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1등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주가 차이는 상당함을 본다면, 자금 조달 및 운영, 투자의 측면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개념일

것이다.

 

***

전략은 실행 계획이다.

전략은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패턴이다.

전략은 경쟁 계층에 존재한다.

전략은 하나의 관점으로 내부에서 외부로 향한다. - 민쯔버그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에서 CEO가 가장 관심을 두는 이슈로 성장전략, 비지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전략적 브랜드

관리, 마지막으로 전략게임을 꼽았다. 지속되고 안정된 성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회계에서 말하는 계속 기업의 가정

에도 입각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높은 수익과 배당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에도 기여하는 것은 전략적 브랜드 관리와도 닮았다. 혁신과

창조성, 기업의 비전과 문화를 통한 기업가정신의 고양은 전략 게임에 해당하는 분야이며, 이러한 요소들과 상호작용하며 기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움직이게 하는 것은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서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기업은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가장 큰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저자는 BPR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만큼 기업 내부의 지속적인 개선에 관한 전략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점진적인 개선은 회사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며 업무 전반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기에 장기적으로 관심을 두고 개선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모든 것을 뒤엎는 혁신이 아니라, 내부의 협조와 상호 인정하에 이루어지는 점진적인 개선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브랜드의 전략적인 관리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 모든 분야에 있어서 전략은 필수적임을 알려주는 듯 하다.

전략적 사고와 이를 통한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그리고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및 수익의 확보는 서로 뗄수 없는 연결고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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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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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하면 떠오르는 동물은 뭐가 있을까? 고구려의 삼족오도 있겠고, 새해를 맞이하는 까치도 있다. 한민족의 어머니 격인 곰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순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호랑이가 제일 먼저가 아닐까 싶다. 88올림픽때도 한국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호랑이를 선보였고, 최남선이

보여준 한국의 지도에도 호미곶을 포함한 호랑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발해인들과 호랑이의 이야기나 조선시대 민담으로 내려오던 호랑이의 이야기는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인왕산 호랑이라 하여 우리곁에 두려움과 수호신처럼 전해진다.

 

이 책은 그러한 한국 호랑이, 아무르 호랑이에 관한 책이다. 이미 한국에서는 사라졌다고 보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얼마 남지 않은 시베리아

호랑이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노오란 털에 검은 선이 선명한 왕대 호랑이. 그리고 한때 우리의 땅이었던 만주와 연해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저자와 팀원들의 탐사는 하얀 설원과 추운 시베리아의 날씨를 배경으로 우리에게 소개된다.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연에 대한 감사, 세상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다. 최근에 이슈가 되는 착한 마케팅, 말로만 환경을 외치는 녹색 세탁,

이미지 재정립을 위한 환경을 위한 헛구호가 아닌 생활속에서 펼쳐지는 행동가짐 말이다. 갑자기 호랑이 얘기하다 말고 왠 환경보호냐 할수도

있을듯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부분이 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우리와 비슷한 원주민들의 고시레 습관, 호랑이를 토템으로 한 후금의 후예들과 왕대 호랑이, 그리고 사냥을 하고 나서 바치는 생명체에 대한

속죄 의식과 남은 음식을 뿌려주는 습관 말이다.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이 생활은 어느하나 그들을 둘러싼 것들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여전히 그곳에는 사슴과 호랑이 등 이 살아 움직일수 있었던게 아니냐는 생각도 했다.

 

물론 지금 현재, 한국의 서울에서는 이런 행동들을 할수는 없다. 음식물을 함부로 버릴수도 없거니와 그랬다가는 벌금을 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자신이 직접 기르고 채취하고, 사냥한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비닐에 정성스레(?) 포장되어 나오는 음식물에서 과연 어느 사람이 자연에 대한

속죄의식을 느낄수가 있을까? 그나마 우리가 할수 있는건 음식물 하나하나에 감사하고 나라에서 정한 법률에 따르는 정도가 전부일 듯..

 

매일매일 넘쳐나는 음식물 더미와 소비함이 문제가 아닌 소비를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먹는 소중함이 과연 느껴질지는 의문

이다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을 가질수 밖에 없었다. 다들 그러니까 라는 자기 위안의 합리화와 함께..

 

**

유흥가와 화려한 네온 사인의 옷가게, 원정녀와 정체 불명의 문화로 넘쳐나는 일본 도심과는 달리 일본 북부, 훗카이도에서는 같은 알타이계

문화를 느낄수 있는 것처럼, 책속에 소개되는 연해주의 자연은 어릴적 소나무로 우거진 한국의 울창한 숲을 연상케 했다. 예전에 어느 경영학

책에서 본것처럼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주변의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수리가

바로 그러했다. 저자의 경험담처럼 극우 인종차별주의자 러시아인들도 있지만,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원주민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건

바로 이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했고.

 

책의 중반까지는 호랑이 블러드 메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호랑이 1마리의 넓은 활동반경과 워낙 조심성있는 그들의 습성을 고려한다면 인간에

쉽게 띄이는게 이상할 일이다만, 어쨋든 하나하나 호랑이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모험은 흥미진진했다.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그 기초가 되는 것,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자신의 꿈에 몰두하는 것, 지금 힘들지만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 이런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 사람들은 1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감자를 재배하는 사람이 없다면 감자 칩도 없다고 말한다. 학문에서는 수학이나 물리학, 생물학 등 당장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지만 다른 학문이나 산업의 기초가 되는 학문을 중시한다. 가난하지만 순수한 꿈과 열정으로 기초학문에 정진하는 학자들을

    마음속 깊이 존경한다."

 

 러시아 인종차별주의자, 어제본 투어리스트의 러시아 갱단 등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저자가 말하는 러시아의 이미지가 선뜻 와닿지는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거랑 비슷해서 좋았다. 아마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 그리고 우리의 모습이 더 부끄러워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책의 중반부부터 블러드 메리와 그녀의 가족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시베리아와 만주, 연해주를 배경으로 한 활동 반경과 설원에서 펼쳐지는

그녀와 가족들의 모습. 중간 중간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된 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그칠 줄을 몰랐다.

 

한때 한민족의 무대였던 그 곳. 20세기를 전후로 중국이 올라왔고 1900년대에는 슬라브족의 남하로 예전의 향수는 잊쳐진지 오래이다. 만주에

살던 수많은 원주민들은 이제 이방인의 힘에 밀려 자치주, 산속에서 거주하고 있다. 마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인간의 눈길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가는 호랑이와도 닮았다...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의 진솔한 고백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열악한 환경. 삶의 보이지 않는 순수함을 열망하고 준비하는

이들에 대한 괄시. 세상속에 어울리면서 잊혀져가는 우리의 믿음, 용기, 꿈까지...

 

저자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삶을 들려주었지만 책을 덮고난 후 나에게 보여지는 영상은 그 이상의 무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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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16년 여름의 패전 - 1941년, 일본은 어떻게 무모한 전쟁에 뛰어들었나?
이노세 나오키 지음, 박연정 엮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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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주제의 책이다. 일제치하의 조선에 포커스를 맞춘 책도 아니고, 중일 전쟁의 난징 대학살을 다룬 도서도 아니다.

긴장감 넘치는 남지나해의 일본군과 태평양 전선의 미군과의 치열한 전투전을 묘사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당시 일본이

어떻게 미국과 전쟁하게 되었는지를 전쟁의 저편에서 떨어져 본국에서 논의하던 내각과 중심부의 긴박함을 풀어내고 있다.

 

가끔씩 책을 읽다보면 이처럼 조금은 생소한 주제의 도서를 만나게 될때가 있다. 고등학교때 처음으로 초고대문명에 대한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아틀란티스 대륙과 뮤 대륙, 그리고 지구속 문명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지속되고 있었음을 알게되었을

때의 놀라움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친구들이 "야, 넌 뭐 이런책을 보냐?"라고 우스갯소리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당시에는 대개 신기한 경험이어서 그랬던것 같기도 하다.

 

이렇듯 인간 군상의 다양성처럼, 도서 역시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접할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 2차대전 말, 일본의 참전과 미국의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시 일본 내부의 정치적

상황이 어떠한지를 [총력전연구소]라는 단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총력전. 국사를 공부하거나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듯 하다. 히틀러가 그랬고 일제 말기의

총독부에서도 전쟁의 승리를 위해 온 국력을 모아 전쟁에 임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총력전은 다음과 같다.

 

총력전 : 장기전을 예상해야만 할 국가간 전쟁에서 무력 대 무력의 항쟁 외에 모든 수단을 다해 상대국을 굴복시키기 위한 제반 방책

 

그렇다. 일본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벌이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민간 공장, 선박, 통신체계, 식량 배급과

원자재 공급, 우편물까지 오로지 전쟁에서의 승리. 상대방 국가의 궤멸만을 위한 전쟁이 그것이었다.

 

총력전연구소의 모의 내각이 들어섬과 동시에 일본에서도 실질적인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다. 현실과 모의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마치 1940년대 일본으로 되돌아 간듯 하다. 실제 전투를 가상하여 집계된 선박 동원수와 식량 배급등의 시뮬레이션 결과 일본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수 없다는 결론을 내게 되지만, 실제 내각은 결국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이어서 책에는 도조 히데키의 전범 재판과정과 그 전후이야기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쉽게 접하기 힘든 내용이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

총력전연구소 1,2,3기생들은 모두 일본 경제, 사회계에서 높은 위치에 오른다. 총력전연구소의 힘인지, 아니면 원래 그들이 엘리트 출신들

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들이 일본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저자는 일본의 의사결정과정과

엘리트주의에 의한 참전 결정이 그들을 무모한 전쟁으로 이끌었다고 보고 있으나, 책에서는 거의 객관적인 사실만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긴다는 듯이...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를 더 언급하자면 세계 2차대전 당시의 사람들이 모여서 반성회라는 것을 정례적으로 연다고 한다. 왜 그들이 전쟁에서

졌는가를 물어보고 또 확인하기 위해 말이다. 그건 반성일까, 아니면 또다른 그 무언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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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혁명 -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데이비드 오렐 지음, 김원기 옮김, 우석훈 해제 / 행성B(행성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만약..

은행 통장에 현금이나 유가증권의 형태로 수억 원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덮어도 좋다. 그 정도의 경제적 능력이 있다면

홍수가 아니라 대 홍수가 온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몸을 지키기에 충분한 능력을 지녔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저축액이 빈약

하다거나 혹시라도 채무자의 입장이라면, 딱 하루만 빼서 이 책을 차분히 읽어보길 바란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

 

최근 들어 경제학 도서가 많이 쏟아져 나오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 상황_이를 테면 자신의 자금 수급 상황이나

수입과 지출의 현황, 예금과 적금과 펀드 따위부터 시작하여 대외 경제가 변함으로써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물가, 유가 등_

을 알고 싶어하며, 부동산과 은행, 증권과 관련하여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지만, 언제나

느껴지는 건 물가의 상승과 실질 임금의 하락. 그리고 늘어만 가는 양극화의 그늘 등이 그러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부자들의 기부 문화의 활성화 및 올바른 납세 문화의 정책 등이 조금씩 정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이 원하는 기대치에는 못미쳐 보인다. 한국의 경제성장이 일부 지도자들의 리더쉽과 일부 유능한 기업가들의 도전 정신,

그리고 대다수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일테고...

한국의 유명한 대기업이 해외에서는 인정받고, 또 선진 경영 사례로도 소개되고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일정부분 반감을

살수밖에 없는 부분이 바로 그러한 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러니한 경제적 상황이 비단 한국의 문제만이겠는가? 18세기 및 19세기 영국문학을 보면 산업혁명과 자본화의

그늘아래 펼쳐지는 잔혹하고 슬픈 현실들이 담담하게 소개되고 있으며, 지금 현재 고성장을 구축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에서도 양극화와 같은 경제적 문제는 심각한 문제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한국이 더 나은 상황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느냐 하는 방향성의 고민이 남았고..)

 

9.11 테러와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의 위기는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미 몇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잔여는 남아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뉴스에 지속적으로 보도되는 그리스 사태 역시

주목해야 하는 이슈이다. 이미 어느정도 동행하고 있는 세계경제의 특성상 한곳의 위기는 재빠르게 세계 곳곳으로 전이되기

마련이기에...

 

 

저자인 데이비드 오렐은 경제적 위기를 아래의 10가지 원인을 통해서 찾아보고 있다. 시스템 공학적인 접근도 상당수 있어서

쉽게 읽혀지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경제학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픈 사람들에게는 강추

하고픈 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자가 책의 곳곳에서 강조하는 사실중의 하나가 바로 시스템의 유기적으로 결합된 사회로서의 경제이다. 단순한 수학

방정식으로 표현된 경제.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도표아래 인간 경제의 군상이 담겨질수 있다는 단호한 착각.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합리성을 강조하는 인간에 의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리라는 순진한 믿음까지..

 

과연 시장은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가? 후생경제학에 지겹도록 등장하는 왈라스 균형과 파레토의 이론은 결국

시장 경제는 완전한 균형 경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도 타인의 효용과 나의 효용을 감소시키지 않을 수 있는

절대점을 향해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리 인간은 수십만개의 세포가 살아 움직이는 종합적인 유기체이다. 지금 리뷰를

쓰는 나의 신체에서도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신체에서도 수많은 신진대사와 보이지 않는 활동을 통해 움직이고

생명을 영위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매커니즘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에서는 고열, 기침, 피곤함 등의 신호를 발산하고

이를 인지한 우리의 뇌의식이 적당한 휴식과 먹을거리, 그리고 즐거운 생각등을 통해 다시 정상으로 조절하게 하고..

 

경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변수와 요소들에 의해 움직이며 이렇게 다양한 힘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며 살아 숨쉰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다가오기도 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의한 불안정함과 혼돈은 필수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감정은 자기 자신의 기분과 감정, 주변 동료와의

관계에서의 선호의 변화, 사회적 지위와 집단에서의 영향력에 의한 수요의 탄생, 마케팅과 사회적 이슈에 기반한

트렌드까지.. 통제할수조차 없는 수많은 연결고리들이 서로와 서로에게 이어져서 우리가 바라보는 경제적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경제적 요소를 순수물리학의 원자의 구조처럼 쿼크까지 분리해내어 하나하나를 조명하여 그것의 실체를 밝힐수 있다면

모두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그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수 없다" 던 뉴턴의 말처럼 말이다.

 

모든게 주류 경제학 탓이라며, 새로운 경제학을 부르짖는 데이비드 오렐.

물론 과거의 수많은 경제학자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사회경제학자들에게는 죄송한 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만, 새로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다보면, 정답을 말해주지는 않는 저자의 주장에 의구심을 가질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실, 경제학이란게

어떠한 정답을 말해줄수 있지는 않기에 허무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부는 자신이 지켜야 하며, 세상에서 마치

정답처럼 일컫어지는 각종 경제이론을 덜컥 믿지는 말기를 원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어떤식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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