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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16년 여름의 패전 - 1941년, 일본은 어떻게 무모한 전쟁에 뛰어들었나?
이노세 나오키 지음, 박연정 엮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주제의 책이다. 일제치하의 조선에 포커스를 맞춘 책도 아니고, 중일 전쟁의 난징 대학살을 다룬 도서도 아니다.
긴장감 넘치는 남지나해의 일본군과 태평양 전선의 미군과의 치열한 전투전을 묘사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당시 일본이
어떻게 미국과 전쟁하게 되었는지를 전쟁의 저편에서 떨어져 본국에서 논의하던 내각과 중심부의 긴박함을 풀어내고 있다.
가끔씩 책을 읽다보면 이처럼 조금은 생소한 주제의 도서를 만나게 될때가 있다. 고등학교때 처음으로 초고대문명에 대한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아틀란티스 대륙과 뮤 대륙, 그리고 지구속 문명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지속되고 있었음을 알게되었을
때의 놀라움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친구들이 "야, 넌 뭐 이런책을 보냐?"라고 우스갯소리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당시에는 대개 신기한 경험이어서 그랬던것 같기도 하다.
이렇듯 인간 군상의 다양성처럼, 도서 역시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접할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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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 2차대전 말, 일본의 참전과 미국의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시 일본 내부의 정치적
상황이 어떠한지를 [총력전연구소]라는 단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총력전. 국사를 공부하거나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듯 하다. 히틀러가 그랬고 일제 말기의
총독부에서도 전쟁의 승리를 위해 온 국력을 모아 전쟁에 임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총력전은 다음과 같다.
총력전 : 장기전을 예상해야만 할 국가간 전쟁에서 무력 대 무력의 항쟁 외에 모든 수단을 다해 상대국을 굴복시키기 위한 제반 방책
그렇다. 일본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벌이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민간 공장, 선박, 통신체계, 식량 배급과
원자재 공급, 우편물까지 오로지 전쟁에서의 승리. 상대방 국가의 궤멸만을 위한 전쟁이 그것이었다.
총력전연구소의 모의 내각이 들어섬과 동시에 일본에서도 실질적인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다. 현실과 모의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마치 1940년대 일본으로 되돌아 간듯 하다. 실제 전투를 가상하여 집계된 선박 동원수와 식량 배급등의 시뮬레이션 결과 일본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수 없다는 결론을 내게 되지만, 실제 내각은 결국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이어서 책에는 도조 히데키의 전범 재판과정과 그 전후이야기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쉽게 접하기 힘든 내용이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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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전연구소 1,2,3기생들은 모두 일본 경제, 사회계에서 높은 위치에 오른다. 총력전연구소의 힘인지, 아니면 원래 그들이 엘리트 출신들
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들이 일본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저자는 일본의 의사결정과정과
엘리트주의에 의한 참전 결정이 그들을 무모한 전쟁으로 이끌었다고 보고 있으나, 책에서는 거의 객관적인 사실만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긴다는 듯이...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를 더 언급하자면 세계 2차대전 당시의 사람들이 모여서 반성회라는 것을 정례적으로 연다고 한다. 왜 그들이 전쟁에서
졌는가를 물어보고 또 확인하기 위해 말이다. 그건 반성일까, 아니면 또다른 그 무언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