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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1 - 인생의 거칠기가 사포의 그것과 같다 ㅣ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 그림 / 씨네21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가끔씩 NAVER 웹툰을 즐겨보곤 한다. 요즘에 주로 보는건 가우스 전자, 치즈인더트랩, 진진돌이 에볼루션 정도인데 최근에 "낢이 사는 이야기"라는
웹툰을 접하게 되었다. 그림체도 아기자기 하고, 서체도 독특한 것 같고.. 특히 저자가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사회 초년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감되는
이갸기가 많았다. 정철연씨가 그린 마린블루스가 지방 남성의 서울 상경기라면, 낢이 사는 이야기는 여성판이랄까..
아무튼 보면서, 그래.. 그랬지..ㅎㅎ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책이었다.
# 공상과 나른함 속에서의 하루 하루..
얼마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댓글이 있었다. 바로,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간다는 말... 수백의 자산의 지닌 사람들에게는 쪼잔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투정이겠지만, 하루하루를 모아서 집도 사고, 꿈도 이루고 싶은 직장인들에게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는 것들을 책을 통해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건 그속에서 나누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이랄까.. 조금씩 모아서 미래를 준비하는 저축의 기쁨, 소액이지만 차곡차곡 쌓여
가는 통장의 잔고, 월급날 동기들과 함께하는 술한잔과 쉬는 시간의 티타임. 가족에게 주는 아주작은 용돈과 선물. 나를 위해 투자하는 자그마한 선물
들까지... 이런 삶의 아기자기함이 웹툰에도 녹아들어가 있는 듯 했다.
자기전에 꿈꾸는 헛된 망상(?). 돌이켜보면 헛웃음만 피식 나오는 과거의 추억들. 이 모든게 내 삶을 이루는 전체이자 하루하루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
다. 엄격한 누군가에겐 그러한 여유조차 비효율적이라고 비난을 하겠지만, 그러한 시간이 때론 너무나도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될때가 있지 않을까?
# 야옹~ 야옹~~~
고등학교때 가족과 집문제 때문에 단독주택에서 살게 된 적이 있었는데, 밤늦게 학원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항상 고양이 몇마리가 우리집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고2때쯤이었나 1시가 좀 지나서 집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괭이 대여섯 마리가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서 먹을것을 찾고 있었다.
내가 다가오는 순간 모두들 도망쳐버렸는데 한쪽 구석에 미쳐 도망가지 못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울고 있었다.
정말 내 손만했다. 너무 귀여워서 잠시동안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는데, 새끼 고양이는 도망칠 생각도 못하고 혼자서 계속 울기만 했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니 반대편에서 다른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미 고양이일것 같아 먼저 집에 들어갔는데, 지금도 그때의 기억은 종종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 직장 생활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
요즘 20,30대 직장인들의 이직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꿈과 희망, 취업의 높은 문턱을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여기저기에 쏟아내는 푸념과
현실에 대한 한숨은 다들 마찬가지구나 한다. 그래도 동기들과 지내는 하루하루, 월마다 들어오는 마약같은 월급 - 네 이녀석!!, 알게 모르게
배워가는 업무 지식들까지.. 뭐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될꺼라 생각하며 지내는 거지 라며 말이다.
저자인 낢도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야근과 업무에 대처하는 자세. 기타 등등에 대해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론 그냥 내버려두는, 조용히
경청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됨을 우리는 알기에 이거야 말로 공감의 키워드가 아닐까 하곤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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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거칠기가 사포의 그것과 같다라...ㅎㅎ 무슨 의미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