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센스 - 소진된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는 마음 회복법
그레첸 루빈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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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미난 자기 계발서형 에세이를 읽었다. 나는 이런 책들이 자기 계발서 이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저자 자신의 경험과 일상 속의 생각들이 촘촘하게 소개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그레첸 루빈은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법률 저널 편집장과 보좌관, 수석 고문 등의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행복과 관련된 다양한 도서를 펴내고 있다고 하고.

이 책은 인간의 오감인 시각과 청각, 후각과 미각 그리고 촉각의 다섯 가지를 바탕으로 저자가 느꼈던 경험담을 토대로 사람들이 감각을 더욱더 풍요롭게 사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살고 있는 뉴욕 맨해튼 집 근처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중심으로 이 감각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 시키는지까지도 말이다.

나 역시 미술관에 가기를 좋아하는데 지금 사는 곳은 지방이라 서울이나 부산을 다녀올 때마다 한 번씩 들리곤 한다. 저자는 세계적인 미술관 근처에 살면서도 이를 온전히 느끼지 못했다고 말하며 이 책을 쓰면서 미술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예술작품을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듣고 음미하며 때로는 그 향기까지 생각하면서 공간에서 얻은 오감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정말로 온전히 느끼고 무언가를 집중해서 바라보고 음미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뉴욕의 연인들>과 <인 더 하이츠>를 보았다. 둘 다 개봉한지 조금 된 영화인데, 전자는 이십여 년 전 자주 보았던 옴니버스 영화를 떠올리게 했고, 후자는 강원에 있을 때 본 영화로 기억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구나 싶었다. 비빔밥은 역시나 맛있었고, 전날 술을 자제해서 그런지 오는 내내 그리 불편함을 느낄새도 없이 푹 쉬다가 집으로 돌아온 것 같다. 저자는 죽어있던 감각이 살아나는 순간 삶을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이에 맞지 않게 오버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리고 일상의 순간순간들을 하나하나 온전히 느낄 필요는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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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 열다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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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글을 여러 번 읽었지만 그의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는 이번에 처음 접하는 듯하다. <데미안>과 <싯다르타> 그리고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접한 그의 작품 세계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과 날씨의 변화에 대한 그의 깊은 감각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특히 구름과 푄 현상 -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다 -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이 책은 헤세의 <페터 카멘친트>를 중심으로 시와 편지 그리고 에세이 등에서 발췌한 글을 폴커 미헬스라는 사람이 엮어서 펴낸 책이다. 이를 우리나라의 박종대 님이 옮겨서 펴냈으니 여러 사람의 시선으로 헤세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짧은 글들을 모아서 펴낸 책이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 두께도 얇고, 들고 다니기에도 딱 좋은 크기라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듯하다. 나 역시 집으로 내려가기 전에 남는 시간 동안 카페에서 이 책을 읽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아니 그냥 스쳐 지나가는 하늘과 구름에 대한 헤세의 시선은 사뭇 남다르다. 상상력과 순수함으로 넘쳐났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고 구름이 얹혀있는 산맥과 경치 속에서 아주 오래된 화석화된 대홍수의 흔적과 거인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때로는 그냥 구름의 움직임과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만을 온전히 느끼는 모습도 보여준다.

하늘의 모습과 움직임은 수천 년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우리는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서 그 시선과 느낌을 잊어버린 듯하다. 헤세는 1913년 어느 글 속에서 그 감정을 담담하게 기술한다.

작은 서재와 테라스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1926년 헤세의 글 속에서 잘 드러난다. 여기서 느낀 구름의 모습도 대자연 속에서 느끼는 것 이상의 감정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책장을 덮으면서 그의 첫 소설인 <페터 카멘친트>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찾아보니 문예출판사에서 펴낸 작품이 가장 최근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기회가 될 때 한번 제대로 읽어보기로 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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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수업
이상윤 지음 / 모티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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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이상윤의 언어'를 운영하고 있는 스피치 전문 코치 이상윤 씨가 지은 <노자의 도덕경 수업>을 읽었다.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책을 알기 쉽게 그리고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도덕경>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며 해석 역시 저자의 생각과 경험에 기반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석적인 <도덕경>을 기대하는 독자보다는 - 나처럼 - 이번 기회에 이 책을 한번 접해보고 그 벽을 조금씩 넘어서 보려는 사람들에게 딱 맞춤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보기 위해 그리고 이렇게 또 다른 책으로 펴내기 위해 노자의 도덕경을 다룬 다양한 책들을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 이 책에 소개되기도 한 - 다양한 가르침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저자가 도덕경에서 얻은 무언가를 총 네 개의 챕터로 나누어 각 챕터마다 다섯 개씩의 작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정한 무언가는 이름에 연연하지 않으며, 본질이란 언제나 단순하고 명확하다고 말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이며, 간단하고 쉬운 표현으로 정의 내린 무언가가 더 의미 있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또 진정한 지혜란 불필요한 의문과 망상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대서 출발한다는 말도 인상 깊다.

정답은 내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고난 속에서 힘을 확장하고 성장시킨다는 말도 눈에 들어온다. 일희일비하지 말 것이며, 법과 제도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도적이 늘어난다는 옛말 역시 지금 세태에 비춰봐도 여전히 통용되는 이야기일 것 같다. 이 외에도 자신을 낮추지 않는 진짜 겸손의 의미와 구태여 겨루지 않는 마음가짐 등도 새겨둘만한 조언들이라 생각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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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3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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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검은 태양을 연상케하는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페스트>를 새로 읽는다. 저자는 알베르 카뮈. <페스트>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꼭 읽어봐야 할 도서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서도 이슈가 되기도 했다. 참고로 나의 경우에는 서태지 음악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을 관람했던 작품으로도 기억이 난다.

소설 <페스트>는 전염병에 사로잡힌 가상의 도시, 오랑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예고 없이 닥쳐오는 위기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어떤 이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일상이 마비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 나간다. 카뮈가 소개한 의사 리외의 태도는 단순한 윤리와 기준은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해야 하니까 한다."라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나 역시 일터에서 다양한 일들을 마주하는데,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그저 매일 하루의 일과를 진행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 페스트에서 전염병이 인간의 무력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연대의 중요성과 삶의 의미를 알려주듯이, 우리의 일상도 직장이란 곳이 가져다주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보았다.

카뮈는 어쩌면 이 소설에서 결국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거대한 영웅담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서로를 지켜내고, 자기 자신을 잘 다독여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보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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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25가지 경제사건들
강영운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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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시간 동안 읽기 위해 쑹훙빙의 <화폐전쟁> 1,2권과 니코스 카자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상, 하권을 구매했다. 신기하게도 집에 각각 한 권씩 있길래 나머지 한 권씩만 추가로 구매했다. 아마도 이벤트로 받았거나 예전에 사놓고 다 읽어보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읽고 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뭐 아무튼 한 번 더 읽을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므로 캐리어에 잘 챙겨두기로 한다.

경제학과 관련된 도서들은 틈틈이 읽어보는 편이다. 특히나 경제사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챙겨 보곤 하는데 이번에 좋은 그리고 재미난 도서가 한 권 나와서 읽어보기로 했다. 제목은 <돈으로 읽는 세계사>. 매일경제에서 연재 중인 '히코노미' 시리즈를 모아서 펴낸 책이라고 한다.

책은 스물다섯 개의 이야기를 생존과 역설, 거물과 거품 그리고 음식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하나씩 소개하고 있는데, 재미난 읽을거리가 많다. 은행의 시초가 된 기사단의 이야기와 장자 상속으로 인해 밀려난 차남들의 활약으로 벌어진 대항해시대와 식민지의 태동이 그렇다.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의 가계에 대한 비밀과 <원피스>와 이어지는 대해적 시대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다.

앞으로는 은이 전도유망한 투자 상품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의 몰락이 바로 이 은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참고로 저자는 경제를 일으키는 국부는 가난한 부모의 숭고한 노력과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겠다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나리에 기대지 않고 살겠다는 시민의 자존심 등이 바로 경제 혁신의 밀알이 되어 국부를 이룬다고 이야기한다. 성적인 욕구와 개인의 이기심 그리고 천박한 정치논리에 따라 변하는 경제와 자본주의의 역사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얼마 전에 일본 수도 도쿄에서는 북향 집이 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후 변화와 무더위로 인해 오히려 서늘한 북향집이 남향집보다 선호된다는 것이었다. 예전보다 심해진 무더위로 따사로운 햇살만큼이나 무서운 열대야와 폭염은 - 바름을 쐴 수 있는 멋진 풍광이 있는 - 북향이라면 충분히 납득될만한 이야기다 싶었다. 에어컨을 돌린지 거의 한 달이 넘어가는데 어서 무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가을을 조금이라도 느껴봤으면 하면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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