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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메뉴판 - 한 장의 메뉴에 담긴 시대의 취향, 계층, 문화 이야기
나탈리 쿡 지음, 정영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2월
평점 :
여행을 가면 주변 풍경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거리의 간판과 벽화들. 재미난 그림과 포스터들. 골동품점의 유리창 뒤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오브제와 처음 보는 패턴의 디자인들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온다. 우연히 지나치는 현지인의 모습이라도 찍히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자 반복되는 모습들이겠지만 말이다.
음식점의 간판이나 메뉴판 역시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 카페나 음식점에서도 가끔은 재미난 로고와 메뉴판을 볼 수 있는데 해외로 가면 그 재미가 더해지는 느낌이다. 일단 우리와 다르고 거기에다가 주인의 독특한 개성까지 더해지면 새로움은 배가 된다. 재작년에 다녀온 동유럽과 올해 다녀온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찍어온 사진들 중에도 그런 샷이 몇 개 있는 듯한데, 지금 리뷰를 쓰면서 다시 아이폰 속 사진첩을 훑어보니 그때 느낌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바로 그런 느낌의 연장선에 있는 <미식가의 메뉴판>이라는 책이다. 음식에 대한 기억은 행복을 동반한다고 말하며, 그중에서도 메뉴판이 가져다주는 행복한 상상의 여정을 다양한 메뉴판 사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사진이 많아서 너무 좋은데, 글도 흥미롭지만 다음 페이지에는 어떤 가게의 메뉴판이 나올까란 기대감에 페이지를 넘겼던 책이다.
재미난 글씨체와 어디선가 본듯한 그림들 그리고 투박하면서도 눈길이 가는 구도와 배치를 보여주는 메뉴판들이 많았다. 조금은 누레진, 한 귀퉁이가 접힌 흔적이 있는 종이의 질감도 좋았고. 물론 만져볼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처럼 책에는 총 여섯 장에 걸쳐 다양하고 흥미로운 그림 또는 사진들이 저자의 설명과 함께 가득 실려 있다. 컨셉을 갖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좋은 여행 가이드북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