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사용설명서 - 내 품격을 높이는
이미숙 지음 / 이비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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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우리말 사용 설명서가 있어 읽어 보았다. 며칠 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다. 제목은 이미숙 선생님이 지은 <내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사용설명서>인데,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저자가 그동안 기고해온 칼럼 136개 정도를 주제별로 정리해 펴냈다고 하는데, 생각날 때마다 필요한 부분만 틈틈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마지막 단락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본 말 솎아내기 편은,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 말 습관의 잔재를 털어낼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지금부터 저자가 들려주는 조언들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 한다.

1. 너무를 '너무' 사용하지 말자. '너무'란 부정의 의미를 가진 말과 어울려야 자연스러운 말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몇 년 전 국립언어원에서는 긍정적인 서술어와도 어울려 쓸 수 있다고 수정 공시했다고 한다. '너무'라는 단어 대신에 정말, 참, 아주, 무척, 꽤, 매우 와 같은 단어로 바꾸어 사용해보자. 훨씬 다채롭고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 '분'과 '님'을 잘 사용하자. 한 분, 두 분, 세 분, 찾아오신 분, 여러분, 이분, 저분, 그분이 맞는 표현이고, 사회자님, 주부님, 출연자님, 선배님, 형님이 맞는 표현이다. '분'을 쓰려면 사회 보시는 분, 출연하신 분, 신청하신 분이 맞는 표현이라고 하니 체크해 두도록 하자.

3. 솎아내야 할 일본어 표현도 많다. 축제는 잔치로 사용하고, 뗑뗑이 가라는 물방울무늬로 사용해야 한다. 뽀록나다 대신에 들통나다로, 납득하다 대신에 이해하다로 사용하도록 하자. 입장을 감안하여라는 표현 대신에 입장을 고려하여라고 쓰는 게 뜻도 선명한 우리말 표현이라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신병처리라는 말도 일본식 표현이라고 한다. 신분 처리가 맞는다고 한다. 수순이라는 말도 순서라 차례로 순화해서 써야 한다. 이는 국립언어원에서도 권고한 사항이라고 한다. 또 망년회 대신에 송년회를 쓰자는 말도 눈에 들어온다!

4. 우리나라와 우리말 우리글을 붙여 쓰도록 하자. 든지는 여러 개를 선택해야 할 때 사용하며, 던지는 과거일에 대한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이야기를 진행할 때 사용하면 된다. 꽃봉오리가 맞고, 산봉우리가 맞다. 반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 똑같다는 둘이 닮았다는 표현으로, 꼭 맞다는 아주 잘 맞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꼭같다는 표현은 없다. 어떻게는 어떠하게의 준말이며, 어떡해는 어떻게 해의 준말이다. 김치는 담구는게 아니다. 김치를 담궜다가 아니라, 김치를 담갔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문을 잠궈라는 표현도 틀리다. 문을 잠가라가 맞다.

이 외에도 바로잡아야할 표현들이 많았다. 책상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자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 중에서 틀릴 수 있는 철자 몇개를 소개하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귓볼 → 귓불

귓밥 → 귀지

구렛나루 → 구레나룻

목젖 → 울대뼈(목젖은 목구멍의 안쪽에 붙은 살을 의미)

볼기는 엉덩이와 궁둥이 전체를 의미, 엉덩이는 볼기의 윗부분, 궁둥이는 앉을 때 바닥에 닿는 아랫부분

팔힘 → 팔심

부화가 난다 → 부아가 난다

눈꼽 → 눈곱

눈거풀, 쌍가풀 → 눈꺼풀, 쌍꺼풀

윗어른 → 웃어른

곱배기 → 곱빼기

차돌배기 → 차돌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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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최강의 수업 - KAIST 김진형 교수에게 듣는
김진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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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컴퓨터 과학 전공자가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배우는 교과목이라고 한다. 따라서 당연히 비전공자는 이해하기 어렵고, 일반인들이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기술과 세부 내용들을 이해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김진형 교수님이 지은 <AI 최강의 수업>은 이처럼 인공지능을 처음 접하는 사람, 또는 미디어에서 AI라는 단어를 지겹도록 들었지만, 그 정확한 내용이 궁금했던 친구들을 위해 쉬운 이론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일종의 입문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에게 던져진 아젠더와 인공지능 기술의 역사, 그리고 핵심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인해 변화할 미래 모습들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나타날 인공지능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은 호기심의 대상이지만, 현재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겐 둘 다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는 단순한 기삿거리를 넘어서, 앞으로 내가 일하게 될 분야와 지금 내가 활동하고 있는 업무가 어떻게 바뀔지를 아는 것은 나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자자 입장이라면 향후 변화할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것도 호기심을 넘어선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미래는 이미 와 있으며, 다만 널리 퍼져 있지 않았다는 윌리엄 깁슨의 말처럼,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고 말한다. 챗봇 서비스와 로보 어드바이저의 투자자문,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폰, AI 면접, 아마존 고 등이 우리가 한 번쯤 접해봤을 인공지능 기술이다. 또 뉴스를 통해서, 의사와 변호사가 담당하던 각종 업무 상당수가 서서히 AI로 대체되고 있으며, 예술작품 또한 - 아직까지는 가십거리 수준이지만 - 인공지능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보도를 종종 들어봤을 것이다. 심지어 에스토니아에서는 일정 금액 이하의 소액 사건은 모두 인공지능이 처리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이미 몇 년 전에 주식 트레이더 상당수를 해고하고, 인공지능으로 대체시켰다고 한다.

문제점 역시 커지고 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 딥러닝을 대상으로 한 악의적 공격으로 인한 시스템 오류가 있었고, 자율 주행 자동차 관련 교통사고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중국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2천만 대 이상의 카메라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인간의 존엄성과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기존 일자리의 감소와 인간의 이성적 사고의 필요성 결여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고. 또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조작하는 사회 공학의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많은 미래 예측서가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부분이 바로 2030년 이후에는 지금과는 정말 달라질 것이라는 거다. 이 책에서도 십 년 뒤에는 인간과 기계의 결합과 같은 특이점(?)이 다가올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과학자의 연구실이나 영화 베놈이나 앤트맨에 등장하는 IT 회사의 비밀 연구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뭐, 이런 부분까지 우리가 다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확실한 건 인공지능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핵심 기술이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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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드노믹스 - 포스트 트럼프 시대, 돈과 권력은 어디로 향하는가
매일경제신문사 국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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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일이 좀 많았다. 먼저, 렌즈삽입술이 잘못되어 재수술을 받았다. 간호사 말로는 목표 시력을 0.9로 설계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지난번 수술 결과 시력이 0.5로 나와서 좀 충격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이 외에도 은행에 볼일도 좀 있었고,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거리도 많아, 시간 날 때마다 하나둘씩 해결했다. 참,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갱신했다. 벌써 오 년이 넘은 듯.

1-2. 지난달에는 21년 대비(?)를 위해 경제잡지를 구독했다. 아무래도 내용의 깊이나, 트렌드 분석 정도에 있어서는 경제잡지가 다른 콘텐츠를 압도하기 때문에 하나 정도는 필수라고 생각해서다. 또 재무부서 일을 하는 만큼 관련 분야 지식을 꾸준히 습득하는 것도 필수라고 생각했다. 물론 솔직히 말해서는 주식이나 카페에서 이야기할 때 더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되지만...

2-1.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이든에 관한 책을 읽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에 다가올 미국과 세계 경제의 변화상을 다룬 도서다. 제목은 포스트 트럼프 시대, 돈과 권력은 어디로 향하는가 <바이드노믹스>. 4년간 우리나라와 북한과 밀월 관계를 유지해 온 트럼프 행정부와는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변화가 더욱 궁금해졌다.

2-2. <바이드노믹스>의 실체는 무엇일까? 책에서는 일단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강력한 루스벨트식 뉴딜 접근이 경제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리라 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개입과 23년까지 이어지는 제로금리 정책 등 엄청난 규모의 돈 풀기가 병행될 거라고 한다. 또 기존의 트럼프 보호무역주의를 완화하고, 다자간 무역협정이 다시 확대될 것이며, 전 세계 모든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도 확대되리라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중국과의 갈등 역시 더 깊어질 거라고 한다. 이는 미 공화당과 민주당 둘 다 동일한 생각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역시 양자택일 문제로 고민하게 될 거라고 저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 탄소 제로를 위해 총 5조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친환경 투자가 예정되어 있으며, 전기차 인프라 확대 등 녹색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 및 투자도 확대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유가상승, 달러 약세, 원자재 시장 강세가 예상된다고 한다.

2-3. 정치적으로는 국가 간 연대를 강화하고, 기존의 나토 동맹, 한미일 동맹 등 군사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한다. 또, 이란 핵협정 복귀를 통해 중동지역의 갈등을 완화하고, 아프가니스탄 추가 철군, 예멘 전쟁 종식 등도 이루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 경제 분야와 마찬가지로 - 중국에 대한 압박 역시 강해질 것이라 보고 있는데, 인권 문제를 강조하는 바이든의 성향상 신장 위구르 자치구 관련 문제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끝으로 북한과의 관계 역시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며, 오바마 대통령 시절 시행되었던 각종 정책들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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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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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독서모임에서 <유토피아>란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의 주제도 그렇고, 시국도 그렇고 결국에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앞으로 경제는 어떻게 될지, 또 사회는 어떻게 될지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 이야기가 뭐 그리 대단하진 않지만, 전업투자를 하고 있는 민철이 형이나, 취미로 조금씩 재테크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에 서로 많은 견해가 오갔다. 물론 결론(?)은 언제나 같았다. 둘 다 하는 일이 잘 되어서, 지금보다 더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

지난주에는 <축의 전환>이라는 책을 읽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던 책이다. 10년 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여덟 가지 거대한 물결을 분석한 책인데, 꽤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사태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하며, 이 위기의 흔적이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의 양상을 더욱 가속화 시키리라 전망하고 있었다. 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매업의 소멸과 출퇴근 시대의 종언, 그리고 세계화의 역전 현상도 예상되는 변화임에는 분명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만은 흘러가지 않으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일단 저자가 말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다음과 같다. 낮은 출생률과 새로운 중산층의 등장,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실버 세대의 등장. 도시의 성장과 인구 유입, 여성이 차지하는 부의 증가, 파괴적인 기술 혁신과 전자 화폐의 활성화, 그리고 공유 경제와 같은 새로운 소비문화의 등장까지. 이미 중국은 인구의 감소와 함께 엄청난 노년층 인구의 증가라는 문제에 부딪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신흥국이라 생각되는 아프리카 역시 언젠가는 인구 감소세로 돌아서리라 전망한다. 출생률 저하에 대한 분석도 흥미로운데, 성관계에 대한 무관심이 섹스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설명이 눈에 띈다. 또 기존의 수많은 도서들이 밀레니얼 세대나 90년대 세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반면에 이 책은 실버 세대의 소비력과 노동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누구나 늙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고, 지금의 젊은 세대보다 노년층의 네트워크가 더 탄탄하다는 설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산층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중산층을 단순하게 경제적으로만 설명한다면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생활을 벗어나,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느낌이다는 말로 복잡할 수도 있을 '중산층'에 대한 정의를 대신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조금은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문제점이나 사회 변화를 고민해야 봐야 한다는 분석도 눈에 들어온다. 특히 기술 변화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인데, 기술은 사회나 경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흐름과 잘 맞아떨어질 때 수용되고 널리 퍼질 수 있으며, 성장과 접근을 용이하게 해주는 새로운 기술만이 사람들의 환영을 받는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세상을 완전히 바꿀만한 기술적 혁신은 반드시 거대한 인구통계학적 혹은 경제적 흐름과 그 궤를 같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책 속에는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공유 경제란 결국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란 설명이나, 실리콘밸리의 대원칙 중 하나가 바로 허가를 얻기보다는 일단 저지르고 용서를 구하자는 것이라는 말 등등. 특히나 공유경제의 특성이 돈이 되는 모든 것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것임을 고려한다면 노년층의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끝으로 기존의 주어진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상황 자체를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책 속의 문구를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탁월한 성과는 엄청난 도약이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대개 작은 개선들이 연이어져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최고의 성과는 배우거나 우연히 알게 된 수십여 개의 작은 기술이나 활동이 합쳐진 결과이며, 탁월함의 본질은 결국에는 평범함이다.

*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잠재력은 규제나 강요 혹은 강압이 아니라 부드러운 개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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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 위기의 팀을 빠르게 혁신하는 유연함의 기술
제프리 헐 지음, 조성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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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리더십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아는 바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고 한다. 좋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따고, 관련 교육과정을 여러 번 들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중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고,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는 말이다. 비단 리더십뿐이겠는가?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마음을 다스리는 힐링, 명상 도서들. 하루에도 몇 권씩이나 쏟아져 나오는 주식, 부동산 투자와 같은 재테크 도서에 나온 지식들을 배운 대로 행한다면 다들 인격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할 것이고, 통장의 잔고는 계속 늘어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플렉스>의 저자인 제프리 헐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변신형 리더십'을 통해 개인 생활과 직장 생활 모두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거창하거나, 지나치게 복잡한 방법론이 아니라 일상의 관점을 조금만 달리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실천하고 습관화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리더십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알파형 리더십으로 목표를 중시하고 명령과 권위를 중요시하는 것이고, 베타형 리더십은 성장을 지향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지금까지는 이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이 좋고 나쁘냐를 가지고 이야기해왔다면, 이제는 이 둘을 모두 습득해야 하며, 이를 어떻게 적재적소에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몇 년 전 수전 케인이 지은 <콰이어트>에서는 외향적인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내향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또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서로 다른 이 두 가지 요소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잘 사용하는 게 중요해진 거라고 보면 되겠다. 저자는 이처럼 상황에 어울리는 신속한 변신 능력이야말로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비결이라고 말하며, 이를 구성하는 요소로 아래의 여섯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 (정신적 힘) 유연성 : 상황에 맞게 적응하는 초점과 방식

● (정신적 힘) 지향성 : 목표와 의도를 잃지 않는 소통

● (감성적 힘) 감성지능 : 감정의 제어와 효과적 사용

● (감성적 힘) 진실성 :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는 취약성의 힘

● (신체적 힘) 협업 : 효과가 입증된 방법으로 수행하는 코칭과 멘토링, 임파워먼트

● (신체적 힘) 몰입 : 최대의 팀워크와 성과를 위한 팀원 관리

상황에 따라 자신의 장점이 단점으로 변하는 순간이 있다.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막내 직원일 때는 디테일함이 중요했지만, 중간 관리자 이상으로 성장했을 때 이를 하나하나 따지면서 윗분들에게 보고한다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만다. 그렇다고 디테일함을 버리라는 건 아니다. 평소 생활에서 이를 기본으로 가져가되, 보고 상황에서는 핵심만 간추리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결국에는 상황에 맞는 융통성과 눈치를 길러야 한다는 말. 우리가 그냥 하는 말처럼 정답이란 없다, 쉬운 게 없다란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누군가가 일을 쉽게 쉽게 해결하거나, 트러블 없이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이는 뒤에서 보이지 않게 더 많이 일하고 있거나, 고민과 상황 판단을 계속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유연함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성장 마인드 셋이 필수다. 이는 장애물에 부딪혀도 의욕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실수에서 무언가를 배울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참을성이 부족하거나, 작은 일에도 자주 화를 낸다면 이는 반드시 버려야 할 습관 중의 하나다! 또 과거를 곱씹어 보는 피드백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 피드포워드를 가져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업무 일정을 짜보고, 내년도 계획을 그려보는 것, 그리고 다이어리에 일상을 기록하고 할 일을 정리하는 것들 말이다.

경청도 중요하다. 가끔 회사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신이 내린 결론이 맞음을 주장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일단 팩트에 기반한 상황 판단과 상대방의 말 뒤에 숨겨진 의도를 읽는 게 기본이다. 이 두 가지만 해결돼도 의외로 일은 금방 풀리는 경우가 있다. 또 목소리를 높여가며 흥분하면서 화낼 일도 줄어들게 되고. 오 년 차 이상 직장인이라면 알겠지만, 업무를 하면서 화를 내고 흥분하는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마이너스가 되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공감능력을 갖추되, 참고 넘어갈 경계선을 정할 것.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것. 스몰 토킹 등으로 주변 사람들과 연결성을 갖춰나갈 것 등도 유연함을 갖추기 위한 좋은 방법들이다. 특히 지나치게 겸손한 나머지 자신의 공로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위로 갈수록 반드시 버려야 할 특성이다. 자랑하고, 허세를 부리라는 게 아니라 자신 있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공로를 밝혀야 한다는 말이다. 이 역시 쉬운 건 아니지만...

SNS에 정기적으로 자신의 성과를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업데이트를 하는 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다는고 저자는 말한다. 언제나 적당히!!! 어느 방향에서 어떤 식으로 공격을 당해도 중심을 잃지 말라는 조언도 인상적이다. 때로는 윗선의 경영진이 공격할 수도 있고, 부하직원이나 사내정치 차원에서 자신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려는 타부서의 공격이 들어올 수도 있다. 이때 무조건 똑같이 대응해야 할까? 아니면 부딪힐까 봐 그냥 피해 주는 게 맞을까? 이 역시 쉬운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지위를 이용해 지시를 해야 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수용적이며, 외교적으로 굴 필요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끝으로 언제나 완벽해질 필요는 없지만, 이를 향해 항상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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