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축의 전환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며칠 전이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독서모임에서 <유토피아>란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의 주제도 그렇고, 시국도 그렇고 결국에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앞으로 경제는 어떻게 될지, 또 사회는 어떻게 될지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 이야기가 뭐 그리 대단하진 않지만, 전업투자를 하고 있는 민철이 형이나, 취미로 조금씩 재테크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에 서로 많은 견해가 오갔다. 물론 결론(?)은 언제나 같았다. 둘 다 하는 일이 잘 되어서, 지금보다 더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

지난주에는 <축의 전환>이라는 책을 읽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던 책이다. 10년 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여덟 가지 거대한 물결을 분석한 책인데, 꽤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사태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하며, 이 위기의 흔적이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의 양상을 더욱 가속화 시키리라 전망하고 있었다. 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매업의 소멸과 출퇴근 시대의 종언, 그리고 세계화의 역전 현상도 예상되는 변화임에는 분명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만은 흘러가지 않으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일단 저자가 말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다음과 같다. 낮은 출생률과 새로운 중산층의 등장,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실버 세대의 등장. 도시의 성장과 인구 유입, 여성이 차지하는 부의 증가, 파괴적인 기술 혁신과 전자 화폐의 활성화, 그리고 공유 경제와 같은 새로운 소비문화의 등장까지. 이미 중국은 인구의 감소와 함께 엄청난 노년층 인구의 증가라는 문제에 부딪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신흥국이라 생각되는 아프리카 역시 언젠가는 인구 감소세로 돌아서리라 전망한다. 출생률 저하에 대한 분석도 흥미로운데, 성관계에 대한 무관심이 섹스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설명이 눈에 띈다. 또 기존의 수많은 도서들이 밀레니얼 세대나 90년대 세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반면에 이 책은 실버 세대의 소비력과 노동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누구나 늙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고, 지금의 젊은 세대보다 노년층의 네트워크가 더 탄탄하다는 설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산층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중산층을 단순하게 경제적으로만 설명한다면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생활을 벗어나,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느낌이다는 말로 복잡할 수도 있을 '중산층'에 대한 정의를 대신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조금은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문제점이나 사회 변화를 고민해야 봐야 한다는 분석도 눈에 들어온다. 특히 기술 변화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인데, 기술은 사회나 경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흐름과 잘 맞아떨어질 때 수용되고 널리 퍼질 수 있으며, 성장과 접근을 용이하게 해주는 새로운 기술만이 사람들의 환영을 받는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세상을 완전히 바꿀만한 기술적 혁신은 반드시 거대한 인구통계학적 혹은 경제적 흐름과 그 궤를 같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책 속에는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공유 경제란 결국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란 설명이나, 실리콘밸리의 대원칙 중 하나가 바로 허가를 얻기보다는 일단 저지르고 용서를 구하자는 것이라는 말 등등. 특히나 공유경제의 특성이 돈이 되는 모든 것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것임을 고려한다면 노년층의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끝으로 기존의 주어진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상황 자체를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책 속의 문구를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탁월한 성과는 엄청난 도약이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대개 작은 개선들이 연이어져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최고의 성과는 배우거나 우연히 알게 된 수십여 개의 작은 기술이나 활동이 합쳐진 결과이며, 탁월함의 본질은 결국에는 평범함이다.

*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잠재력은 규제나 강요 혹은 강압이 아니라 부드러운 개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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