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소녀 Y 세트 - 전3권 - 꿈나무 파워 클래식 꿈꾸는소녀 Y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외 지음, 꿈꾸는 세발자전거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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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간머리 앤, 키다리 아저씨. 그리고 작은 아씨들.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소설들이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께서 소개해준 책으로, 또 선생님으로부터, 그리고 교과서나 수능문제집에서 문학 지문 등으로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나 익숙하고 유명한 책들이어서, 실제로는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작품들이기도 하다. 고등학생 때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을 읽고, 내가 알던 것들과 너무 달라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 느낌을 이번에도 조금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빨간머리 앤의 경우 실제로는 22권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동서 문화사에서 완역본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은 그 중의 일부라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키다리 아저씨>와 <작은 아씨들> 역시 속편이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다음 기회에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2. 출판사에서는 이 책은 <꿈꾸는 소녀 y 시리즈>로 묶어서 출간했는데, 세권을 묶은 건 잘 한 것 같다. 셋다 꿈과 발랄함, 그리고 청소년기의 성장 과정에 필요한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밝고 건강함만이 마음속에 가득 차오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듬뿍 담겨있다. 그렇다고 오로지 긍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려는 책은 아니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인 주디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야하는 고아이며, 빨간머리 앤 역시 입양된 고아 소녀이다. 둘에 비해 조금은 여유있어 보이는 작은 아씨들의 네 자매들도 남북 전쟁과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황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경들은 모두 소설속의 아련한 배경일 뿐이다. 각각의 주인공들은 밝음과 씩씩함, 그리고 편지와 친구와의 대화, 자신의 멘토(?)와 함께 이야기하고 또 느낌을 나누면서 치유하고 성장해 나간다. 이 책들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대책없는 긍정이 아니라, 밝고 씩씩함과 같은 긍정적인 마음과 행동으로 얼마든지 삶을 새로이 바라볼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다. 책을 읽는 나조차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이런 싱그러운 건강함은 국민학교 때 읽었던 청소년 소설들 이후로 거의 처음인 듯 하다.

3. 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문학작품을 읽어라고 가르쳤는지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지극히 당연한 말들. 읽으면서 기분 좋아지는 삶에 대한 긍정. 아직은 때묻지 않은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밝은 시선. 그리고 어른들의 위선 앞에 적대감을 표출하는 것이 아닌 "나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정서적인 성숙함(보통 어른들보다 훨씬 성숙하다..)까지. 내가 부모가 된다면 자녀들에게 자연스레 이 책을 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4. 마지막으로 이 책은 국어, 한자, 영어 학습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작품속의 낱말들을 풀이하여,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언어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싫어하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르는 단어를 공부한다는 건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이 같은 배열이 독서할 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부분은 체크해 두었다가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단어 유추 능력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속독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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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과열
로버트 쉴러 지음, 이강국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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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뷰 제목을 적고 나니, 좀 거창해 보인다. 겨우 이 책 한권만 읽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행동경제학, 합리성이 아닌 비이성적 행동들, 심리적 판단, 직접적 관계가 없는 요소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과정들을 하나로 묶으려면 결국 <비이성정 행태>로 귀결되기에 제목을 이와 같이 달아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행태들 속에서 잉태된 과열 현상이 바로 최근의 금융위기의 주 원인중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2. 2000년 초반부터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 유로 금융위기, 한국의 카드 대란 등등. 최근에는 유로, 일본, 미국의 양적완화와 그 출구전략, 그리고 남미 일부 국가의 디폴트 사태까지 그 범위와 파급력은 전보다 더 넓어지고 커진 듯한 양상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같은 반복된 금융위기와 경제적 이슈들로, 최근에는 오히려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건 <비이성적 과열>이 누그러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비이성적으로 별일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일까? 어쩌면 최근에는 이 말고도 더 큰 이슈들과 국제적 분쟁이 많아져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 모든 이슈들이 또다시 경제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다시 사회에 영향을 주는 순환이 반복될 것이기에, 따로 따로 떼어 놓고 말하기에는 어려울 듯 하다.

 

moon_and_james-38 꽤나 복잡하다...

 

3. 저자는 그 중에서도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과 투기적 과열 현상을 시장 구조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 그리고 심리적 요인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식 시장이 생각보다 비합리적임을, 그리고 실적보다는 심리적 양상(이로 인한 수급 불균형)에 더 많이 좌우됨을 인지할 수 있다.

 

먼저, 시장 구조적 요인으로 자본주의의 확대와 퇴직급여 시장의 확대, 뮤츄얼 펀드의 증가 등을 이야기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에 투입될 자금의 여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데, 이는 주식 수요의 증가, 매수 증가를 불러와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각국의 주식 시장을 떠받쳤던 힘이 되었다. 이 외에도 IT기술의 발달에 따른 전산 시스템의 개발과 24시간 트레이딩, 애널리스트 증가 등도 한 몫을 했고. 마지막으로 폰지 사기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이어서 설명되는 심리적 요인에도 큰 영향을 주었음을 알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와 같은 시장 구조적 요인은 주식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야기할 수 있는 - 충분한 - 토대를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심리적, 문화적 요인에 의해 위기가 촉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문화, 심리적 요인으로는 뉴스 매체를 들 수 있다. 호재와 악재와 같은 주식시장 정보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건,사고와 기술의 발달 등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면서 주식 시장에 영향을 준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이렇게 수많은 뉴스 보도는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이러한 보도들을 통해 인지된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이를 바탕으로 나타나는 피드백 효과가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즉, A는 C로 바로 귀결되는게 아니라, 수많은 A들의 누적과 그 과정에속에서 나타나는 <관심의 캐스케이드>과 블랙먼데이, 주식시장 대폭락과 같은 비이성적 과열의 종말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이 외에도 심리적인 전염효과와 합리성을 가장한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판단과 행동들도, 주식시장의 급격한 상승과 폭락에 영향을 주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수 있다.

 

4. 결국 지금의 주식시장은 더 떨어질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제 많이 하락했으니 다시 오르지 않을까란 생각을 갖고 있지만, 과거에 비교하면 지금의 가격 역시 지나치게 상승한 상황이며, 앞에서 말한 부정적인 피드백 효과와 캐스케이드로 인해 더 하락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지금의 경제는 과거보다 통화량이 지나치게 팽창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면 당연히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해본다.

 

5.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에게 투자 자산을 다각화하면서, 저축을 늘이는 방법을 찾아라고 조언한다. 또 자동적으로 지출되는 소비 대신, 자동적으로 소득의 일정액을 저축하는 시스템을 개인적으로 갖추라고 말한다. 사회를 향해서는 퇴직 연금제도와 각종 복지 제도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통화정책에 있어서의 부드럽게 버블을 억제해야 함을 주장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각종 대안들을 자유 경제제도, 자본주의 안에서 실시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즉, 지나친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할 듯 하다.

 

 

비이성적 과열

작가
로버트 쉴러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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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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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한빛비즈 경제학자 시리즈 3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1. 먼저, 재미있는 경제 기사를 소개할까 한다. 하나는 한국경제신문에서 연재중인 [시네마 노믹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경향신문에서 연재중인 [스크린속경제]가 바로 그것이다. 둘 다 어려운 경제, 경영이론을 영화를 통해서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점이 인상적인데, 독자들은 이 속에서 수요함수와 공급함수, 기회비용과 휴리스틱, 경영자의 마인드 등을 배울수 있다. 밑에는 해당 기사의 링크인데, 한번 읽어봐도 재미있을 듯 하다.

 

한국경제신문, 시네마노믹스, 영화 변호인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62768021

경향신문, 스크린 속의 경제, 세 얼간이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406111141431&code=920100&med=khan

 

세 얼간이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출연
아미르 칸, 카리나 카푸르, 마드하반, 셔먼 조쉬, 보만 이라니, 오미 베이디아
개봉
2009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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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감독
양우석
출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시완
개봉
201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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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번에 읽은 책은 <경제학자의 문학 살롱>이라는 책이다. 문학 작품 속의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 속에 숨어있는 경제학 코드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읽힌다는 게 큰 특징이다. 자칫 따분해지기 쉬운 경제 용어들이 톨스토이와 셰익스피어, 그리고 미하엘 엔데의 작품과 함께 친절하면서도 쉽게 소개되고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인센티브>와 <내재적 동기>와 같은 개념을 통해 조직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톨스토이가 관심을 가졌던 헨리 조지의 <사회문제의 경제학>을 소개하면서 지나친 부의 축적과 지대 추구 행위, 그리고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는 <속물효과>와 <밴드왜건 효과>의 개념을 이야기하면서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과 함께 인생에서의 선택이라는 개념으로 논의를 확장해 나간다. 또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는 주주와 전문 경영인간의 대리인 문제를,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에서는 <치킨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봤던 부분은 찰스 디킨즈의 <올리버 트위스트>와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였는데, 둘다 좋아하는 작품이면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전자는 당시 영국 사회의 빛과 그늘을 잘 대비시키면서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실상과 문제점을 제대로 폭로하고 있는데, 이는 복지 및 양극화, 불평등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리고, <사람을 위한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도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자는 단순한 동화 속에 숨겨진 각종 사회문제와 통화제도에 대한 고찰이 담겨져 있는데, 당시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불때 "금서"로 지정되었다는 점도 특이할 만 하다. 물론 이러한 대부분의 해석은 저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후세의 학자와 칼럼니스트들의 생각일수도 있지만, 서민들을 위해 <은본위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단순한 우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보여진다.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작가
라이먼 프랭크 바움
출판
북폴리오
발매
200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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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마지막 작품인 <걸리버 여행기> 역시 인상적인 작품 중의 하나이다. 나는 예전에 완역본으로 나온 책을 읽었었는데, 동화와는 달리 하늘위의 나라 라퓨타와 말의 나라까지 소개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단순한 우화가 아닌 당시 영국 재정과 사회문제,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성찰까지 담겨져 있는 꽤나 심오한 작품이었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복잡한 현실, 어려운 상황, 그리고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또 그만큼 불편하기까지한 우리의 현실을 알려주기 위해 수많은 저자들이 "동화"와 "우화"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에게 소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걸리버 여행기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
출판
문학수첩
발매
201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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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인 박병률 기자는 위에 소개한 <스크린 속의 경제>의 연재자이기도 한데, 이코노미스트에서 <문학으로 읽는 경제 원리>도 연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정말 재미있게 읽혔다. 경제이론이 과하지도, 또 부족하지도 않게 말이다. 중고교생이나 경제학을 배우고 싶어하는 타과생에게 딱 필요한 경제학 입문 보교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작가
박병률
출판
한빛비즈
발매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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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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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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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포스 신화 - 부조리에 관한 시론
알베르 카뮈 지음, 오영민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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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조리.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지만, 정확하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단어다. 부조화, 불합리, 모순, 합리적이고 공평하지 못함과 같은 단어들과 비슷한 의미일 것으로 추측되나, 명쾌하게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알베르 카뮈는 <시시포스 신화>라는 책에서 <부조리>에 대한 사유를 펼쳐나가고 있지만, 나에게는 아직 어려운 단어이자 소재일 뿐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부조리함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려 했지만, 추상적인 개념이 현실속의 사건들로만 연결될 뿐, 무언가 명확한 답을 찾아내긴 힘들었다. 다행이도 사전에서는 <부조리>와 <시시포스 신화>와 관련된 설명이 나와있다. 철학사전, 한자사전 등 종류별로 그 설명이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다. 아래는 각 사전들의 설명을 첨부한 것이다.  

부조리 [不條理] (두산백과) : 원래는 조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적 의미만을 표시하는 말이었으나 반(反)합리주의적인 철학이나 문학, 특히 실존주의 철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용어가 되었다. J.P.사르트르의 소설 《구토(嘔吐)》(1928)에서는 마로니에 나무의 뿌리와 같은 ‘사물 그 자체’를 직시할 때에 그 우연한 사실성(事實性) 그것이 부조리이며 그런 때에 인간은 불안을 느낀다. 이것은 M.하이데거나 S.A.키에르케고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A.카뮈는 그것을 다시 일보 전진시켜 《시지프의 신화》(1942)에서 “부조리란 본질적인 관념이고 제1의 진리이다”라고 하여 세계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태도를 부조리라고 규정하였다. 원래 부조리한 세계에 대하여 좌절을 각오하고 인간적인 노력을 거듭하여 가치를 복권하는 것이 카뮈의 부조리에 대한 주장이었다. 따라서 카뮈의 경우 부조리는 당연히 ‘반항적 인간’을 낳는 것이다. 이리하여 부조리의 사상은 F.W.니체 등과도 유연성(類緣性)을 갖게 된다. 어떻든간에 R.데카르트 이래의 근대합리주의적 가치관에 대결하여 그것과는 다른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을 때 부조리는 비로소 그 본래의 문제성을 나타내는 말이 된다.


부조리(한자사전) : ①도리()에 어긋나거나 불합리한 일. 조리()에 맞지 아니함 ②실존() 주의적()인 용어()로서, 인생()에서 의의()를 찾아낼 희망()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며, 한계() 상황적(). 절망적()인 상황()을 가리키는 데 쓰임. 특()히 프랑스의 작가() 카뮈의 부조리의 철학()에 의()하여 알려졌음


부조리(철학사전) : 불합리ㆍ불가해ㆍ모순으로 인도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프랑스의 실존주의카뮈가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나타내는 데 썼다. 그에 의하면, 인간이나 그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는 모두 '부조리의 상태'에 있고, '부조리의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이러한 상황으로서 질투, 야심, 방종 등을 들고 있다. 이리하여 인간은 무의미ㆍ무목적적인 생활로 운명지워진다. 그의 철학에는 이러한 염세관적 견해가 지배하고 있는데, 이러한 입장에서 인간은 '반항적' 인간(l'homme révolté)으로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 부조리에 대한 개념적 접근은 위에 첨부된 사전의 설명으로 대신하고, 그러면 우리에게 <부조리>를 통해 말하려고 하는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역자 역시 서문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그냥 살 것이냐, 또는 기꺼이 살아낼 것이냐"라는 실존적 결단을 우리에게 촉구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설명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에 살아나가야 한다라는 삶의 여정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책에서는 부조리함의 가지고 있는 염세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많다. 운명, 숙명과도 같은 인간사의 비극들처럼 말이다. 카뮈는 이러한 것들을 회피하지도, 대책없는 낙관주의로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부조리함이 인간사 본연의 모습임을 직시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현실앞에서 우리가 나아가기를, 또 살아가기를, 그리고 견디어 내기를 바라고 있는 듯 하다.

 

첫장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소개되어 있다. "오, 나의 영혼이여, 불멸의 삶을 열망하지 말라, 오히려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소진할지어다." 라는 문구가 바로 그것인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현실을 마주하면서 견디어 내는 힘. 이는 예전에 읽었던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와도 비슷한데, 결국 둘다 "현실을 살아라. 그것도 강하게."라는 말로 귀결된다. 그리고 이는 그냥 강함이 아니라, 현실에의 자각과 내적인 충만함에서 채워져 나오는 그런 강함을 의미한다고 생각된다.  

 

3. 저자는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건 아직 나의 경험과 사유의 폭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사회속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부조리함을 겪고, 듣고, 또 보고 있기에 <부조리함>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공감될 수 있는 사건과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음을 안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는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함>에 대응하고, 대항하는 법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노정에는

한계를 자각하는 명철한 의식이 전제되고,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간적 성실함이 요청되며,

희망도 영원도 바라지 않는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이 견지되어야 한다.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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