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3
루이스 캐롤 지음, 김양미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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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더욱 아름다워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에서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라는 이름의 전집을 출간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너무 아름다운 일러스트들로 읽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 그리고 책꽂이에 진열해두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시리즈!

이 시리즈가 10주년을 맞이하여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간했다.

첫번째로 나온 것이 <빨간 머리 앤>이었고, 그다음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왔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가운데에 앨리스의 일러스트가 있고, 트럼프 카드 하트를 연상케하는 이미지로 둘레가 꾸며져 있었다. '하트여왕'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표지의 색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거기에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에 걸맞게 10주년 문구와 책 제목이 금박으로 되어 있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비교해 보면 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일러스트부터 바뀌었고, 책 크기도 다르다. 이번에 나온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은 일반 단행본과 크기가 비슷하다.

두 일러스트는 다르지만 둘다 예쁘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버전의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라는 느낌이 더 잘 다가오는 것 같다.

책 속을 봐도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책 크기가 다르다 보니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쪽이 좀더 글씨가 크고 여백이 있는 느낌이다.

 

"제 모험은, 그러니까 오늘 아침부터였다고 할 수 있어요. 어제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전 어제의 제가 아니거든요." (p.16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몇 번을 읽어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읽을 때마다 새롭다.

전에는 흘려 읽었던 부분들이 선명하게 다가와서일 것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읽을 당시에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깊이 다가왔다가, 또 멀어졌다가 한다.

거기에 책 속에 실린 다양한 이야기와 시는 여전히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으니 알쏭달쏭한 즐거움을 준다.

이번에 읽으면서는 마지막 부분이 제일 좋았다.

앨리스의 언니가 앨리스의 모험 이야기를 생각하다 현실로 돌아오는 부분.

아마 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독자와 같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 것이다.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과 이전 버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또 영문판까지 세 권을 쌓아보았다.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의 책등에도 금박 글씨로 책 제목이 쓰여 있다. 여러모로 디자인에 신경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더욱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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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 위대한 대문호의 마음속으로 떠나는 여행
리차드 코헨 지음, 최주언 옮김 / 처음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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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하는 법 배우려다가 독서욕이 강화된 책,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어떤 책에서 본 말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 이야기를 쓰고 싶어진다고.

그 말을 읽으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어릴적에도, 지금도,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내가 읽은 책에 담긴 이야기만큼 멋진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음을 가졌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절대 아니다.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기를 어떻게 멋진 글로 풀어낼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받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는 사례 중심으로 글쓰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위대한 소설가'의 작품을 인용하는 것이다.

덕분에 읽었던 책을 즐겁게 떠올리기도 하고, 알지 못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도 했다.

글쓰기에 관한 책에서 독서 위시 목록을 더하게 되다니, 예상치 못했다.

챕터는 총 열두 개. 첫 부분부터 차근차근 나아가 책의 마지막 엔딩을 쓰는 방법에 이른다.

딱딱하게 글쓰기 방법을 늘어놓는 것보다 생생한 사례와 함께 읽으니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부담없이.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읽고나서도 내가 글을 더 잘 쓰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읽으면서 책을 읽는 목적이 바뀌었다고나 할까.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 책 자체를 하나의 책으로 재미있게 읽었다는 생각을 한다.

세번째 챕터, '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예전에 읽었던 어떤 책이 떠오르기도 해서 재미있었고, 시점을 이야기하는 네번째 챕터에서는 학창시절 배우던 다양한 시점을 기억해 냈다. 여덟번째 챕터인 산문의 리듬은 평소 놓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었으니 다음부터 책을 읽으면서 리듬감이 있나 좀더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

열번째와 열한번째 챕터, 두 장에 걸쳐 다루는 고치는 과정은 비중만으로도 그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여기 간단히 이야기하지 않은 다른 챕터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그 안에 담긴 예시만으로도 말이다.


결국 글쓰기 책을 읽으면 이렇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알게 된 글쓰기 방법을 내가 글을 '쓰는 데' 적용하는게 아니라, 다른 글을 '읽는 데' 적용하게 된다는 것.

작가로서 성장하는 게 아니고 독자로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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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에드 맥베인.로런스 블록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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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배경의 미스터리 단편집,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최근 읽은 미스터리 선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덕에 기대치가 낮아져서일까? 이번에 읽은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흥미로운 단편으로 가득해 기분좋게 읽었다.

사실 이 책에 관한 정보는 예전에 어떤 여행 에세이에서 접한 적이 있었다. 그때 꼭 국내에 번역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존재를 알고부터 줄곧 만나고 싶었던 작품을 보니 너무 반가웠고 번역가 분과 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작가들이 따라야 할 기준은 세 가지였다. 이야기가 크리스마스를 기준으로 할 것, 미스터리를 포함할 것, 적어도 몇몇 장면은 '미스터리 서점'에서 일어날 것이었다. (p.12)


이 책은 뉴욕에서 미스터리 서점을 운영하는 오토 펜즐러라는 인물이 매년 크리스마스에 고객들에게 나눠줄 소책자에 실었던 미스터리를 묶어낸 것이다. ​위에 소개한 세 가지 기준을 지킨다면 어떤 이야기든 상관없다. 이 이벤트를 위한 기획 덕분에 흥미로운 단편을 많이 읽어서 좋았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총 열 일곱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단편은 토머스 H.쿡이 쓴 '크리스마스의 교훈'.

모든 책은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하며 긴 여운을 주는 것이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책'의 존재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그밖에도 크리스마스가 배경이 되어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예전에 읽었던 미스터리 선집에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작품의 작가가 쓴 미스터리도 다 재미있어서, 조금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2009년까지의 단편이 있으니, 이후 어느 정도 모이면 2편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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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하는 살인 - 죽음의 암호를 해독하라 동안 더 빅 북 The Big Book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이시언 옮김 / 동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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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템포 대비가 인상적인 미스터리, 광고하는 살인


좋아하던 탐정 시리즈 중에 도로시 세이어즈의 '피터 윔지경 시리즈'가 있었다.

당시 구할 수 있는 책은 다 읽어본 후 새로운 이야기를 찾지 못해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얼마전 도로시 세이어즈 작품이 오랜만에 읽고 싶어서 찾다가 <광고하는 살인>이라는 작품을 찾게 되었다. 더군다나 등장하는 탐정은 '피터 윔지경'이었다.

예전의 애정이 새록새록 솟아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갔는데...

처음에 엄청 당황했다.

광고회사가 배경이라 그런가? 초반 부분의 이야기 템포가 굉장히 빠르게 느껴졌다. 예전에 읽었던 피터 윔지경 시리즈에 속한 다른 작품을 읽을 때 느꼈던 분위기와 크게 달라 더 놀랍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저자인 도로시 세이어즈는 실제 광고회사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고 한다. 그 경험이 반영된 영향인지 배경인 광고회사 정경 묘사나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묘사가 생생하다.

광고회사 부분은 템포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윔지경이 '할리퀸'으로 분장하고 수사에 나서는 부분은 전혀 다른 스타일로 진행된다.

'할리퀸'이라는 이미지와 어울리는 다소 몽환적이고 어두운 느낌, 템포가 늦춰진다.

그 템포의 변화 때문에 이야기가 더 다채롭고 선명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다만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보다 다른 부분이 더 많이 설명되고 있는데다 그 묘사들이 선명하기 때문에, 추리 부분이나 트릭에 집중해서 읽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미스터리를 읽었다는 느낌은 조금 덜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광고하는 살인>은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광고회사 이야기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읽은 피터 윔지경 시리즈라서 더 좋았다.

한편 책 속에 등장하는 광고회사 인물들 중 '미트야드'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인물은 저자가 반영된 인물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특히 마지막 부분 쪽에서 미트야드와 윔지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다.

윔지는 미트야드와 이야기했다.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미트야드는 네모난 어깨를 움츠렸다.

"당신이 나쁜 게 아니야. 일은 일어날 만 하니까 일어나는 거야. 당신은 들춰내는 쪽. 나는 손을 대지 않는 쪽. 세상에는 양쪽 다 필요해."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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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생거 수도원 (캐스 키드슨판)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캐스 키드슨판)
제인 오스틴 지음, 최인자 옮김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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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즐겁게 읽은, 노생거 수도원


읽기도 전에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제까지 많은 책을 읽으며 떠올린 생각을, <노생거 수도원>을 읽으며 한 번 더 생각했다.

이번에 시공사에서 제인 오스틴 전집을 구매하기 전, 새로 번역된 <레이디 수전 외>에 실려 있던 단편과 미완성 작품을 제외하고 국내에 번역된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모두 약간이라도 접한 상태였따.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맨스필드 파크>는 일찌감치 완독했었고, 나머지는 줄거리를 읽고 살짝 훑어본 정도.

<노생거 수도원>은 그렇게 언뜻 줄거리만 봤을 땐 전혀 내 흥미를 끌지 못했었다. <설득>이나 <엠마>는 책장을 넘겨보기라도 했었는데 <노생거 수도원>은 '고딕소설'이라는 이야기에 조금 망설여졌다.

이왕 전집을 구매했으니 읽어두자 싶어서 비교적 분량이 적어 보이는 <노생거 수도원>을 읽었는데 푹 빠지게 될 줄이야. <오만과 편견>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지만, 곧 <오만과 편견> 만큼이나 마음에 들었다. 특히 여주인공 캐서린에게 마음이 갔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내가 여주인공에게 '공감'한 것이 아니라 '호감'을 가졌다는 것이다. 캐서린의 순수함과 솔직한 표현에 끌렸다. 헨리 틸니가 그랬던 것처럼. <오만과 편견>에서 남주인공 다아시에게 호감을 가졌던 것과는 반대되는 사례다. <노생거 수도원>의 남주인공 헨리 틸니의 매력은 캐서린의 매력만큼 다가오지 않았다.

그녀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순수하고, 또 주변의 검은 속내를 들여다보지 못한다. <오만과 편견>에서의 제인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래도 캐서린은 제인보다는 적극적인데다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타입이라 다른 것 같다.

등장인물에 호감을 가지면 푹 빠져드는 나이기에, <노생거 수도원>은 정말 즐겁게 읽었다.

등장인물들도 좋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좋았다. 작가가 화자로 등장해 기존 소설작품들의 클리셰를 비트는 내용으로 전개해 가는 것, 등장인물들이 소설과 그 외 책에 관해, 사회의 관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이 흥미로웠다.

읽기 전에 걱정했던 고딕소설과 유사한 부분은 극히 적었던데다가 딱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설득>과 <엠마>도 기대하게 되잖아. <맨스필드 파크>와 <이성과 감성>도 재독해야 하나 고민스럽고!

고민하고 있지만 즐겁다. 정말 두근두근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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