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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하는 살인 - 죽음의 암호를 해독하라 ㅣ 동안 더 빅 북 The Big Book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이시언 옮김 / 동안 / 2014년 6월
평점 :
이야기 템포 대비가 인상적인 미스터리, 광고하는 살인
좋아하던 탐정 시리즈 중에 도로시 세이어즈의 '피터 윔지경 시리즈'가 있었다.
당시 구할 수 있는 책은 다 읽어본 후 새로운 이야기를 찾지 못해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얼마전 도로시 세이어즈 작품이 오랜만에 읽고 싶어서 찾다가 <광고하는 살인>이라는 작품을 찾게 되었다. 더군다나 등장하는 탐정은 '피터 윔지경'이었다.
예전의 애정이 새록새록 솟아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갔는데...
처음에 엄청 당황했다.
광고회사가 배경이라 그런가? 초반 부분의 이야기 템포가 굉장히 빠르게 느껴졌다. 예전에 읽었던 피터 윔지경 시리즈에 속한 다른 작품을 읽을 때 느꼈던 분위기와 크게 달라 더 놀랍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저자인 도로시 세이어즈는 실제 광고회사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고 한다. 그 경험이 반영된 영향인지 배경인 광고회사 정경 묘사나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묘사가 생생하다.
광고회사 부분은 템포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윔지경이 '할리퀸'으로 분장하고 수사에 나서는 부분은 전혀 다른 스타일로 진행된다.
'할리퀸'이라는 이미지와 어울리는 다소 몽환적이고 어두운 느낌, 템포가 늦춰진다.
그 템포의 변화 때문에 이야기가 더 다채롭고 선명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다만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보다 다른 부분이 더 많이 설명되고 있는데다 그 묘사들이 선명하기 때문에, 추리 부분이나 트릭에 집중해서 읽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미스터리를 읽었다는 느낌은 조금 덜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광고하는 살인>은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광고회사 이야기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읽은 피터 윔지경 시리즈라서 더 좋았다.
한편 책 속에 등장하는 광고회사 인물들 중 '미트야드'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인물은 저자가 반영된 인물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특히 마지막 부분 쪽에서 미트야드와 윔지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다.
윔지는 미트야드와 이야기했다.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미트야드는 네모난 어깨를 움츠렸다.
"당신이 나쁜 게 아니야. 일은 일어날 만 하니까 일어나는 거야. 당신은 들춰내는 쪽. 나는 손을 대지 않는 쪽. 세상에는 양쪽 다 필요해." (p.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