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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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굳이 필요했을까? 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우카이 탐정이 등장하는 '이카카와 시 시리즈'로 좋아하게 된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또다른 시리즈물이다.

마법소녀 마리, 그녀를 가정부로 고용한 형사 소스케, 그리고 소스케의 상사 쓰바키 경위 이 셋이 중심이 되어 등장하는 연작물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이들이 등장하는 두번째 책이다.

 

시리즈의 첫번째 권을 못 읽었지만, 그래도 각 에피소드가 독립적이어서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리즈 1권을 굳이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전에 읽었던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다른 책들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에 비해, 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좀 약한 편이다.

1권은 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 읽은 시리즈 2권, <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에서는 매력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마법소녀인 마리의 캐릭터는 '마법'이라는 것 때문에 새로운 느낌이 있지만, 소스케와 쓰바키경위의 경우는 저자의 다른 시리즈물에서의 경찰 캐릭터들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의문이었던 것은, '마법이라는 소재가 굳이 필요했는가?'였다.

이 책에 실린 에피소드는 네 개.

차례대로 '마법사와 뒤바뀐 사진', '마법사와 죽은 자의 메시지', '마법사와 아내에게 바치는 범죄', '마법사와 우산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들은 모두 범인들의 범행장면으로 시작하는 도서추리물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건 아마 '마법'이라는 다소 황당한 수사법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 마리 덕분에 소스케는 누가 범인인지를 너무 쉽게 알아낼 수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살해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범인이 그사람인지 증명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이 설정 자체는 꽤 흥미로울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마법'이라는 소재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건이 쉽게 풀려간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렇다고 '마법'은 범인을 밝히는 데만 사용될 뿐, 트릭을 깨뜨릴 실마리는 소스케 자신이 밝혀내는 편이라서 마법이 엄청나게 유용한 것도 아니다.

이 애매모호함이 아쉽다.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별로다.

이 시리즈의 후속이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찾아 읽을지는 고민 좀 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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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의심한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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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나를 의심한다

 

이 책은 저자의 생각들로만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에세이는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남아낸 글이 꽤 많았다.

누군가의 상상 이야기, 꿈에서 겪은 이야기, 들은 이야기...

그렇게 다양한 픽션 같은 글들이 섞여들어가 에세이지만 에세이같지 않다 느껴졌던 책.

 

내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기억들과 수많은 말들과 수많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펼쳐 놓곤 한참을 바라보다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p.15)

 

책 첫머리에 쓰인 글의 마지막 내용, 이 부분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여기 소개한 글들은 모두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이야기를 전해준 이들이 진실을 말했고, 저자가 그대로 그 이야기를 옮겨놓았을 수 있다.

혹은 이야기를 전해준 이들은 진실만을 말했지만 저자가 그 이야기를 옮기는 중에 변형을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야기를 전해준 이들이 거짓을 더해 저자에게 이야기했을 수 있다.

아니면 이야기를 전해준 이들도, 저자도 이야기에 거짓을 더하고 더해 처음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로 변해버렸을 수도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간의 이야기들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왜곡되고, 어긋나고, 변질되어버린다.

하다못해 스스로의 기억조차 믿을 수 없다.

그러니까 나를, 나까지도, 의심한다.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간에 요점은, 이 책은 '에세이'지만 '픽션'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일까?'라고 의심이 들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픽션 같은 이야기들이 많긴 했었다.

현실에 있다고 믿기 어려웠던 사랑, 그리고 이별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그런데 그런 픽션 같은 이야기들을 읽어가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공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 역시 다른 누군가가 듣는다면, 읽는다면 픽션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걸까?

하긴, 현실이 때로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다고들 하기도 했더랬다.

 

의심이라는 건, 생각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진실처럼 보이는 것에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나하나 겉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걷어내다 보면...

그 안에 꽁꽁 숨겨져 있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를 의심하고, 의심하다보면 발견하는 것은 뭘까.

 

나는 앞으로 커서 뭐가 될까, 뭐가 되고 싶은 걸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대체 뭘까. 눈을 감고 하나씩 하나씩 핑계를 거두어 본다. 내가 이것을 할 수 없는 핑계, 내가 저것을 할 수 없는 핑계. 모든 핑계를 거두고 나면, 그리고 운이 좋다면, 나는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 나, 진짜 나의 욕망을.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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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 추억을 쓰다 - 어릴 적 나와 다시 만나는 고전 명작 필사 책 인디고 메모리 라이팅 북 1
김재연 지음,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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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일러스트 그리고 손글씨! 명작 속 추억을 쓰다

 

일러스트 때문에 너무나 사랑하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내고 있는 인디고에서 눈길을 끄는 신간이 나왔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라이팅북' 컨셉의 책인데, 기존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와 더해져 더 빛난다.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표지 사진을 찰칵.

언제나 생각하지만 인디고에서 나오는 책의 일러스트는 너무 예쁘다.

<명작 속 추억을 쓰다>는 어릴적 읽었던 고전 명작의 좋은 글귀들을 소개하고, 직접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일러스트들과 전반적인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더욱 마음에 드는 라이팅북이었다.

거기에 이 책에는 일러스트 뿐 아니라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의 작가이신 김재연 작가님의 손글씨 사진들도 담겨있다!

 

책 속에 소개된 책은 모두 네 권.

순서대로 빨간 머리 앤, 작은 아씨들, 키다리 아저씨, 에이번리의 앤이었다.

네 책 모두 좋아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서 호감도가 더욱 상승했다!

 

 

가장 먼저 나온 <빨간 머리 앤>.

처음에 책 제목이 적힌 부분에 있는 일러스트들은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에서 각 책의 표지 일러스트를 담아낸 것 같다.

빨간 머리 앤의 경우 읽은 지 꽤 된 작품인데, 순수하고 명랑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앤의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각 책의 글귀들과, 그 옆 혹은 뒷 페이지에 직접 손글씨를 쓸 공간들도 디자인 되어 있었다.

단순히 흰 페이지가 아니라, 글씨를 쓰는 공간도 정성껏 꾸며져 있어 손글씨를 더 정성껏 써두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도 있었다.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다소 치우쳐서 손글씨를 써보기도 했다.

 

 

두번째로 나온 책은 <작은 아씨들>!

각 책 제목이 쓰인 페이지를 넘기면 손글씨를 쓰신 김재연 작가님의 해당 책에 대한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런데 작은 아씨들에 관한 내용에서 작가님의 '친구'의 기억이 완전히 틀렸던 것은 아니다.

물론 <작은 아씨들> 책 분량만 생각한다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아씨들>의 캐릭터들이 좋아서 그 소녀들이 자란 후의 이야기까지 읽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셋째가 결국 죽는다는 걸... 그리고 자매 중 하나가 옆집 남자아이인 로리와 결혼한다는 걸.

후속작이 나온 '앤' 시리즈처럼, 이 <작은 아씨들>의 후속작도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새삼 후속작들도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로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작은 아씨들>의 자매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아이는 막내 에이미였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약간의 허영심을 지녔지만 기본적으로는 착한 마음을 지닌 아이.

에이미를 떠올리게 하는 일러스트 아래에 적힌 글도, 마음에 들어서 한 컷 찍은 후 천천히 따라 손으로 글씨를 썼다.

 

 

세번째 책은 <키다리 아저씨>였다.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명작. 이 책 역시 너무 좋아해서 후속작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났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글귀.

책을 읽으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글귀들도 새삼 발견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다.

키다리 아저씨를 읽었지만 이 글귀는 기억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정말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고, 자신감을 가져가는 주디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는 듯 하다.

 

 

마지막 책은 <빨간머리 앤>의 후속작인 <에이번리의 앤>.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물론 앤 시리즈는 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예쁜 일러스트, 캘리그라피, 아름다운 글귀들...

그리고 거기에 독자들의 손글씨가 더해져 더 아름다운 책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명작 속 추억을 쓰다>.

어릴 적 읽었던 고전들에 담긴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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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를 의심한다 / 강세형

 

 

 

 

 

 

 

 

 

 

 

 

 

강세형 작가의 세번째 에세이로,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서툰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일상', '환상', '음악'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풀어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의 전작들이 만족스러웠기에, 기대되는 신작 에세이.

 

 

2.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우다 도모코

 

 

 

 

 

 

 

 

 

 

 

 

제목 그대로, 대형 서점에서 일하던 생활을 그만두고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게 된 저자가 하루하루 겪어간 일들을 풀어놓은 에세이이다. 마치 헌책방에 와서 이야기를 듣듯이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3. 읽다 / 김영하

 

 

 

 

 

 

 

 

 

 

 

 

 

'보다', '말하다'에 이은 김영하의 산문 3부작 마지막 편. 저자의 독서 경험을 담아낸 책이다.

'책'과 '독서'에 대한 사유들이 독자를 즐겁게 해줄 것 같다.

게다가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엄청나게 많아질 것만 같다.

 

 

4. 커피타는 고양이 / 윤소해

 

 

 

 

 

 

 

 

 

 

 

 

표지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고양이 사진이 귀엽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제목과 같은 이름의 고양이 카페에 모이게 된 42마리 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은 귀엽지만은 않다. 아픔을 딛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감동적인 책이다.

 

 

5. 노래가 위로다 / 김철웅

 

 

 

 

 

 

 

 

 

 

 

 

 

음악 에세이는 뭔가 특별하다. 익숙한 음악을 책에서 접하면, 어느새 중얼중얼 속으로 그 음악을 떠올린다. 음악은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 역시 그럴 것이다.

저자는 일제 때 시작된 트로트부터 7080 노래들, 1990년대 발라드까지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고 불러온 흘러간 노래들을 소환해낸다. 그 노래들에서 결코 흘러가버리지 않는 의미와 재미와 에피소드를 찾아낸다. 제목처럼, 독자를 위로해줄 노래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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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맛집 - 이 시대의 셰프들, 그들이 사랑한 맛집을 맛보다
임선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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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들이 밥 먹는 곳은 어디? 셰프의 맛집

 

여행 전문 시리즈인 '셀프트래블 시리즈'로 주로 만났던 상상출판에서 새로운 분야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셰프의 맛집>! 제목 그대로, 사람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는 셰프들의 맛집들을 소개한 맛집 안내서입니다.

그러고보니 '안내서'라는 점에서는 '셀프트래블 시리즈'와 연계점이 있기도 하네요.

또 책을 다 읽고 나서 뒷날개를 보고 안 사실인데, 이 '요리' 관련 분야의 책들도 꽤 출판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발견이 거듭되었던 <셰프의 맛집> 읽은 이야기!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일단 표지 디자인부터 살펴볼까요.

상상출판 블로그에서 <셰프의 맛집> 출간 전에 표지에 관한 투표를 했었는데, 이 표지로 선정되었나봐요!

심플하면서도 '셰프'라는 이미지를 잘 나타내주는 그림에 제목도 큼지막해서 책의 이미지를 잘 전달해 주는 것 같습니다.

 

표지를 넘기고 본격적으로 책 내용을 읽어가볼까요!

책 내용은 셰프들의 인터뷰, 그 후 그들이 소개하는 맛집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디저트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처음 나오는 인터뷰를 하신 '수불' 경영자 김태영님의 모습과 인터뷰를 한컷 찍어보았습니다.

인터뷰에서 이분의 요리에 대한 생각과 운영 방향에 대해서 잘 소개하고 있었어요.

이 레스토랑에서 한번쯤 음식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언젠가, 가게 될 날이 오겠죠?

이 분의 맛집 소개 후에는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님의 인터뷰도 있었어요.


인터뷰에 이어서 맛집들이 소개되는데요, 사실 이 책에서 '한식 맛집'이 가장 그 수가 많답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한식 맛집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손만두집이라던가, 국수집, 설렁탕 집등 일품 요리 중심의 맛집들이 소개되고 있었어요.

이어서 역시 일품요리지만 해산물 위주의 맛집들인 추어탕 집, 아구찜 집, 생선 구이 집을 소개하고, 이어 고깃집들이 소개되고 있었어요.

이어서는 분식 관련 맛집들이 소개되고, 마지막에는 한식을 고급화한 레스토랑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이 맛집 소개 코너에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 또 있었는데요, 아래에서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일단 양식으로 넘어갑니다. 각 메뉴(한식, 양식, 일식, 중식, 디저트) 처음 부분에는 이렇게 간단한 단상이 있어요.

메뉴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양식 부분이 흥미로워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차례차례 나오는 코스요리 각각에 멘트를 담아낸 부분도 좋았고, 단막극인 하루를 오페라로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도 좋더라고요.

 

 

양식 부분에서는 세 분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류니끄'의 류태환 셰프님, '마누테라스'의 이찬오 세프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님이었어요.

그 중 요즘 TV서도 자주 뵙는 이찬오 셰프님의 인터뷰 중 마음에 와닿는 글귀가 있어서 사진을 또 한 컷 찍어 보았어요.

 

맛있게 먹고나면 미련없이 흔적없이, 사라져버리지만 결국 음식의 완성은 추억이었어요. 사람의 마음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겁니다. (p.136)

 

전에는 음식을 먹는 것이 그냥 영양보충에 그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돈을 쓰는건 아깝다고만 생각했죠. 먹고나면, 소화가 되면 아무것도 남지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니었네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꼈던 기쁨, 그때 함께했던 사람과의 즐거운 시간, 멋진 식당의 분위기...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먹는다는 건 정말 추억을 남기는 것이었어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추억이란 건 분명히 존재하죠.

그리고 때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더 아련하고 매력적인 추억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양식세프님들의 추천 맛집을 본 후에는, 일식으로 넘어갔습니다.

일식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신 분은 '미나미'의 남창수 셰프님이었어요.

일식은 뭔가 정갈한 느낌이 드는데, 소개된 맛집 모두 그런 느낌이 전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중식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신 분은 역시 TV에 많이 나오시는 셰프님 중 한 분이시죠. '목란'의 이연복셰프님이셨습니다.

얼마전 그 분의 에세이도 읽어서 흥미롭게 인터뷰를 읽은 후, 맛집 소개 코너를 읽어봤습니다.

중식 맛집에서는 특히 새우가 들어간 완자가 중심이 되는 '완탕면'이 끌리더라고요.

여기 소개된 '완탕면' 맛집 중 한 곳을 찾아가서 먹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새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긴 한데, 그 맛이 너무 궁금해서요. 위의 사진 오른쪽의 첫번째 사진이 '완탕면' 사진이랍니다.

새우의 색감이 살짝 비치는게 너무 예쁘지 않나요?


그리고 이 맛집 소개 페이지를 보면 왼쪽 위의 가게명 옆에 짧은 글이 써 있는 게 언뜻 보이실거에요.

이게 바로 제가 아까 앞에서 이야기했던 맛집 소개 페이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랍니다.

맛집 이름 바로 옆에 있어서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오는 글인데, 굉장히 감성적인 내요을 담아낸 몇 줄의 글이었어요.

단순히 딱딱하게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과 함께하니 더 호감이 생기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또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맛집 소개 내용 아래에는 해시태그가 있습니다.

각각의 맛집의 중심되는 소재를 담아내고 있는데요, 특이하면서도 요점을 콕 집어 정리해주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디저트!

디저트 분야에서 인터뷰를 하신 분은 빵집 '브래드랩'의 유기헌 셰프와 제프리 해멀먼 셰프였어요.

달달하니 맛있어 보이는 맛집들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맛집 소개를 읽으며 눈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이 '셀프트래블 시리즈'와 닿아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읽다보니까 맛집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들어서요.

책 속에 소개된 메뉴에 따라 그 메뉴의 특색이 잘 느껴지는 맛집들이 소개되어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의외로 한식을 다른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메뉴별로 딱딱 나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또 성공을 해서 앞으로 매력적인 요리들을, 맛집들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나즈마가 상상팸 2기 자격으로 썼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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