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킹 온 록트 도어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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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탐정이 함께 추리를 완성한다, 노킹 온 록트 도어

 

취향 저격! 아주 재미있었다.

탐정 사무소 '노킹 온 록트 도어'를 함께 운영하는 두 탐정의 추리 이야기.

이 두 사람의 탐정이 가볍게 주고 받는 대화가 유쾌하다.

그러면서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다.

특히 과거에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흘러갈수록 독자들에게 조금씩 단서를 던진다.

책 마지막까지 과거에 대한 내용이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아 시리즈 다음권을 기대하게 된다.

 

우리의 집이자 탐정 사무소의 현관문에는 인터폰이 달려 있지 않다. 차임벨이나 초인종, 노커 따위도 없다.

따라서 방문자들은 반드시 맨손으로 문을 노크해야 한다. (p.9)

이들의 탐정 사무소 이름이 '노킹 온 록트 도어'인 까닭이다.

그들은 문을 두드리는 방문자들의 노크 방식으로 손님의 성향을 유추한다.

 

그렇다. 우리는 둘 다 탐정이지만 사고의 지향점(또는 취향)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도리는 트릭을 간파하는 데 강하고, 나는 동기와 이유를 탐색하는 데 강하다. 바꿔 말하자면 둘 다 그것 말고는 영 젬병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서로를 보완하며 협력하여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다. (p.15)

불가능 전문, 고텐바 도리. 불가해 전문, 가타나시 히사메.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이후 수없이 등장했던 탐정x조수 콤비보다 매력적인 탐정x탐정 조합이다.

트릭 간파를 즐기는 독자도, 동기나 이유 같은 심리적인 부분을 즐기는 독자에게도 흥미를 이끌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노킹 온 록트 도어』에 나오는 사건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

한 명의 추리가 막히는 가 싶은 순간 다른 탐정이 말한다. "이건 내 영역이야."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니 그들 앞에 놓인 사건은 깔끔하게 해결된다.

 

네 명 중 한 명은 범죄자를 붙잡는 직업을 택했고,

두 명은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는 직업을 택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범죄를 설계하는 직업을 택했다.

뭐, 그게 다다. (p.178)

탐정사무소 '노킹 온 록트 도어'의 두 탐정 고텐바 도리와 가타나시 히사메는 대학 동문이다.

막과자를 즐겨 먹는 경찰 우가치 기마리 경위도 그들의 동문.

마지막으로 범죄를 설계하고 현장에 '칩 트릭'의 노래 가사를 남기는 남자 이토기리 미카게도 대학 동기였다고 한다.

이 네 사람이 얽힌 사 년 전의 수수께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작은 단서들만 던지고, 이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은 채 『노킹 온 록트 도어』는 끝났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로 가득한 추리 단편집.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를 발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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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 대한민국 1호 도슨트가 안내하는 짜릿한 미술사 여행
김찬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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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도슨트의 미술사 안내!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은 대한민국 1호 도슨트의 첫 책이라 한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표지 일러스트처럼, 선명하고 간결하게 미술사를 소개한다. 미술에 대해 약간 알고 있는 독자도, 전혀 몰랐던 독자도 부담감 없이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미술 감상은 막연한 호기심으로, 혹은 약간의 허세를 담은 이색 데이트로 가볍게 출발하더라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미술관 방문 횟수가 늘어나다 보면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을 발견하게 되고, 그 작품을 통해 관심 있는 작가가 생기고, 그 작가를 통해 취향이 형성될 테니까요. 막연한 호기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 자연스레 지식을 탐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미술 애호가가 되어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p.9)


첫장을 넘기면 미술과의 거리를 알아보는 간단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여덟 가지 질문에 5가지 단계로 답을 해보고 점수를 합산하는 것.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전문가, 깊은 애호가, 애호가, 미.알.못으로 나눈다. 이 책은 그 중 전문가를 제외한 나머지 미.알.못에서 애호가까지의 독자들을 위한 미술 교양서이다.

미술에 처음 발을 들이기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미술관을 방문하다가 끌리는 작품을 만나고, 작가를 찾아보고, 취향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과정을 나도 겪었다. 그저 순수하게, 배경 지식 없이 작품을 감상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식을 쌓은 후에 볼 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며 감상하는 것도 즐거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되어준다. 먼저 독자의 부담을 덜어낸다. 다른 이의 평가와 자신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라면 달라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애호가'일 테니까.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얼마나 높은 금액으로 거래되는지, 역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는 그 다음 문제다.

결국 애호가로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즐기는 주체가 되는 건,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p.25)

미술사 내용은 인상파부터 시작해 현대 미술까지를 다루고 있다. 직관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부분에서 배경 지식이 약간 필요한 내용으로 차근차근 나아간다. 익숙한 화가들의 이름이 여럿 눈에 들어왔다. 책을 읽으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부분들을 쭉 하나로 연결해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네와 모네를 비교한 내용이었다.

주제적인 측면에서 마네는 상대적으로 인물을 더 많이 그렸습니다. 모네는 풍경을 더 많이 그렸고요. 이유는 마네는 '시대의 인상'에 관심이 많았고 모네는 '빛의 인상'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죠.

즉, 마네의 관심사가 '변화하는 산업 혁명 시대의 인간과 그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라면, 모네의 관심사는 '자연의 빛이 계절과 시간의 순간마다 얼마나 세상을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드는가'였습니다. (p.54)

미술 기법이나 사용한 소재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그 안에 담고자 한 주제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화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릴 때는 다 의도가 있음을 잊고 미적 요소만 감상하곤 했음을 반성했다. 앞으로 마네나 모네의 그림을 다시 감상하게 된다면 이런 부분들까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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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에우제니오 카르미 그림, 김운찬 옮김 / 꿈꾸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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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결하지만 의미있는 우화, 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는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가 쓴 우화 세 편을 담은 책이라는 설명에 궁금해졌던 책이다. 총 세 편의 우화가 이어진다. 각각 '지구와 평화', '다문화와 세계', '문명과 지구 환경'을 주제로 했다. 세 가지 주제 모두 우리 지구인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주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켜야 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첫번째 이야기는 '폭탄과 장군'.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폭탄을 모으는 나쁜 장군이 있었다. 그러나 폭탄 속 원자, 아토모들은 그러고 싶지 않아 숨어버린다. 장군은 그걸 모른 채 전쟁을 일으키고 도시마다 폭탄을 떨어뜨린다..!

두번째 이야기는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우주선을 타고 지구와 가까운 행성 화성으로 떠난 지구인들. 미국 사람, 러시아 사람, 중국 사람이 화성에 도착했다. 그들은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좋아하지 않았기에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사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걸 느끼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때 마주한 화성인. 지구인과 확연히 다른 모습에 세 사람은 서로 더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화성인을 배척하게 되지만, 어떤 상황이 그들의 생각을 바꾸게 한다.

마지막 이야기는 '뉴 행성의 난쟁이들'. 오만한 황제는 새로운 땅을 찾아내 문명을 전해주고 싶어했다. 그 임무를 받고 떠난 우주 탐험가는 새로운 행성, '뉴' 행성을 발견한다. 그곳의 주민인 난쟁이들에게 과학 기술이 기반이 되어 발달한 문명을 알려주려 한다. 하지만 말을 할수록 이 문명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 편 다 나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어 좋았다. 씁쓸함보다는 동화같지만 행복한 엔딩이 좋다.


간결한 세 편의 우화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SF라는 것이었다. 현대의 우화는 과학 기술이 담긴 '사이언스' 픽션인걸까?

첫번째는 폭탄을 구성하는 요소인 '원자'가 과학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 두번째와 세번째는 '우주'를 향해 떠나는 우주인들이 등장한다.

'우화'라는 단어의 느낌이 SF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잘 전해졌고, 동화같은 느낌도 존재했다. 이런 점이 신기했다. SF의 매력을 하나 더 발견한 느낌. 

삽화도 독특한 매력을 더했다. 콜라주 같은 느낌도 있고, 수채화 물감의 번짐 느낌도 있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책의 주제인데, 세 이야기 중에서는 두번째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말이 다르다고, 생긴 모습이 다르다고 '우리'라는 선 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는 모습. 그 기준을 어디에 세우느냐에 따라 같은 인물을 다르게 인식하는 모습이 나왔기에 주제를 더 잘 드러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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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나 사이
김재희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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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좋아한 작가의 에세이, 이상과 나 사이


얼마 전 김재희 작가의 『경성 탐정 이상』을 읽고 이상과 구보란 인물이 궁금해져 『이상과 나 사이』도 읽어보게 되었다.

중학생 시절 절친 언니의 한마디에 처음 접했던 이상의 작품, 『날개』를 읽고 그 때부터 이상의 팬이 된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상을 좋아하던 글쓴이는 결국 작가가 되었고, 그를 자신의 작품 속에서 탐정으로 활약하게 만들었다.


비밀은 작가를 키운다. 그리고 아프게 하지만 작가에게 그걸 딛고 일어날 힘을 준다. 작가는 아픔을 딛고 용기를 내 작품에 매진하게 된다. (p.21)


이상의 작품은 학창 시절 공부를 위해 읽은 기억밖에 없다. 그다지 끌리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의 작품, 특히 시는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으니까. 왜, 처음 게재될 당시에도 독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있지 않은가. 물론 그 정도까지 항의할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당대의 기준에서는 매우 충격적이었나보다.

근현대 한국 작품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이상은 더욱 멀기만 했다. 이상의 삶을 간단하게는 알고 있었다. 그의 작품에는 뮤즈가 존재했으니까, 관련한 정보도 소설 이해를 위해 공부할 내용이었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것이, 독이었다. 이상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의 매력을 찾아보려 노력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음을 깨달았다.

이상의 한 인간으로서의 삶, 이상의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신의 경험과 맞물려 전해주는 내용들.

살짝 무게가 다른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상의 정보들을 많이 알 수 있던 부분들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상의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꽃나무>라는 시가 있다는데,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이상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충족되지는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있다. 하지만 이 책 장르가 이상 평전은 아니니까.

이상의 이야기는 주로 초반에 많이 다뤘고, 뒷부분은 글쓴이의 작가로서의 에피소드의 비중이 높은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있는 '추리소설 쓰는 40단계'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강연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내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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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사라지기 전에 커피가 식기 전에 시리즈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 비빔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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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뛰어넘어 이뤄지는 소중한 만남, 추억이 사라지기 전에


연초에 눈물 펑펑 흘리게 만들었던 '커피가 식기전에' 시리즈 책 두 권. 이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 나왔다. 제목은 『추억이 사라지기 전에』. 1, 2권의 배경이었던 도쿄의 카페 '푸니쿨리 푸니쿨라'가 아닌, 하코다테의 찻집 '도나도나'로 장소를 옮겼다.


가게 이름은 '찻집 도나도나'.

이 찻집의 어느 자리에는 불가사의한 도시 전설이 깃들어 있었다.

그 자리에 앉으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원하는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설이다.

다만 몇 가지 성가신…….

아주 성가신 규칙이 있었다. (p.16)


그 성가신 규칙은 푸니쿨리 푸니쿨라의 규칙과 동일하다.

과거로 돌아가도 찻집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만날 수 없고, 어떤 노력을 했더라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는 자리가 따로 있는데 그 자리가 비어야 앉을 수 있고, 과거로 돌아가도 그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 무엇보다, 과거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잠깐-잔에 따른 커피가 식기 전까지의 시간뿐이다.

이 까다로운 규칙을 들은 많은 이들이 과거로의 이동을 포기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떤 말을 전하려고 했지만, 결국 전하지 않은 이야기. 그들의 시간여행을 따라가다보면 눈물이 가득 고이고 만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이기적이야."라고 원망하지 못한 딸의 이야기.

자신만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원망하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과거로 갈 수 있다는 도시전설을 듣고 찻집을 찾아왔다. 과거로 가서 자신의 부모님에게 원망의 말을 하기 위해. 하지만 과거로 간 그녀가 듣게 된 것은 어머니의 충격적인 과거였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행복하니?"라고 묻지 못한 남편의 이야기.

개그맨 그랑프리를 우승한 뒤 실종되었던 남자가 찻집 도나도나에 나타난다. 알고보니 그는 오래전부터 단골이었고 찻집의 도시 전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는 과거로 향한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미안해."라고 말하지 못한 여동생의 이야기.

여동생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며 계속 찻집에서 동생을 찾는 여성이 있다. 천둥번개가 치며 비가 오는 날, 찻집을 찾은 그녀. 정전이 된 순간, 과거에서 여동생이 찾아와 말을 건다...

네번째 에피소드는 "널 좋아해."라고 고백하지 못한 청년의 이야기.

개그맨 오디션에 붙어 도쿄로 떠났던 남자가 돌아왔을 때 소꿉친구였던 여자는 떠나있었다. 그녀가 사라진 후에야 자신의 감정을 깨달은 남자는 마침 과거로 가는 자리가 비워진 것을 보고 그녀가 머물렀던 시간으로 떠난다. 그녀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단지 과거로 돌아갈 뿐이라면 누구나 돌아갈 수 있어. 하지만 이 찻집은 사람을 선택해. 규칙으로 말이지. 규칙을 듣고 과거로 돌아가려던 생각을 단념하는 사람도 있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어. 그 이유는 무엇이든 좋아. 현실은 바뀌지 않더라도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만나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p.341)


이 책의 성가신 규칙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했다.

'과거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현재는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만... 시간 여행은 분명 관계된 인물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일종의 타임 패러독스. 지나간 과거는 이미, 현재의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은 상태였다.

시간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상대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말을 건넨다.

전해지지 않았던 비밀과 진심이, 시간 여행을 통해 전해진다.

복잡하고 성가신 규칙은 사람들이 오로지 진심만을 똑바로 전하게 만드는 장치였을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첫번째. 물론 네 에피소드 모두 감동적이지만, 첫번째 이야기는 엄마와 딸이 서로의 구원이 되어준 것이 두고두고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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