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트릭, 공식, 규칙 110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지음, 송경원 옮김, 모리세 료 감수 / 요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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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구성요소를 정리한 책,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은 제목 보고 읽고 싶었다.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다보니 해당 분야에 대해 정리한 책에도 흥미가 생긴다. 미스터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장르, 상황, 트릭, 캐릭터, 장치, 공식 여섯 개의 장으로 구분해 정리한 책이다.

부제가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트릭, 공식, 규칙 110'으로, 총 110가지 표제어가 있다. 많이 읽은 장르인 만큼 익숙한 요소들인데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니 좋다. 설명하는 부분에서 표제어에 해당하는 사례로 소개한 책들중에 읽은 책도 있었고, 읽어보고 싶어진 책도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도서 미스터리 편에서 소개한 R.오스틴 프리먼이 1910년에 발표한 단편 「오스카 브로트스키 사건」으로, 세계 최초의 도서 미스터리로 알려진 작품이라 한다.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하는 시리즈 작품. 손다이크 박사 시리즈도 언젠가 읽고 싶긴 했는데, 이 단편을 우선해 읽자고 기억해두려 한다.

도서 미스터리 소개글 끝부분에 언급한 도서 미스터리의 다양한 변주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공범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수법이라던가, 범인의 범행 계획서를 앞쪽에 배치하는 방법. 부제에서 말했듯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스토리텔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장 트릭 파트에 속한 '심리 트릭'에서 심리 트릭의 일인자로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쓴 G.K.체스터턴을 소개한 부분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예시로 단편 「보이지 않는 남자」를 소개했는데, 이 단편을 이미 예전에 읽어 어떤 심리 트릭인지 알고 있음에도 허점을 잘 찌른 트릭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스디렉션을 센스있게 담아낸 미스터리를 좋아해서일까?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심리적인 요소를 짙게 담은 점이 특색있다.

서술트릭 파트에서는 대표적인 서술트릭을 표로 정리한 게 있는데, 각 분류에 따라 해당하는 작품을 소개한 것도 있어서 두고두고 보고 싶었다. 서술트릭이 다 같은 서술트릭이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서술트릭 작품을 읽을 때 생각을 한 겹 더해줄 수 있지 않을까?

특수능력 편에서 소개한 책 중에 기다 준이치로의 『고서점 탐정의 사건부』도 읽고 싶어졌다. 제목이 끌린다. '서점'이나 '책'이 들어간 미스터리는 특히 더 끌리니까. 연쇄독서를 하기에도 좋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러고 있는 것처럼.

각 장 끝에는 '칼럼'이 있는데, 알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다. 특히 4장 끝나고 있던 칼럼에 나온 '후기 퀸 문제'가 흥미롭다. 엘러리 퀸 후기 작품에서 범인이 탐정이 잘못 추리하도록 잘못된 단서를 제공해도 모른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문제를 파고들어 파생한 작품들도 있다고 했다. 물론 미스터리를 체계적으로 읽는 타입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진 않지만, 생각해볼만한 요소다.

그밖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표제어들 모두 미스터리를 많이 읽었다면 여러 번 접했을 요소들이었다. 이 지식들을 정리해갈 수 있도록 잘 정제한 사전이라 읽기 전 기대감에 충분히 부응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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