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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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매 주 1회 이상 자연환경보호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분리수가 재활용을 진행한다. 주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비닐, 캔, 유리 등에 나름 철저한 기준을 두고, 나누어 분리 배출한다. 그럼 과연 이 일련의 과정이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과연 베트남 하노이의 민 카이 마을에선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에서 공수 된 재활용 쓰레기를 어떻게 분리배출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곳 마을에 매일 수 천 톤 분량의 쓰레기가 컨테이너에 실려 도착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쓰레기 분리 작업에 동원된다고 한다. 물론 이런 작업의 목표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이익이 기본이겠지만 국내의 소각장 반대 운동처럼 민 카이마을에서도재활용 반대를 외치는 사례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어찌 되었든 저자는 이런 상황 앞에서 과연 쓰레기 분리 작업은 정해진 과정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지 조사에 돌입한다. 또한 쓰레기, 재활용 그리고 플라스틱과 우리의 일상적 관계를 살피는데도 주력한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재활용 분류 작업의 암울하고 불안한 현실에 대해서도 작가 본인이 직접 본 바를 설명한다.

'거품이 이는 더러운 물이 담긴 세척 수조까지 가려면 분쇄기를 지나가야 하는데, 톱니바퀴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머리 높이에서 전속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얼마나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음을 대변하는 상황인가? 국내의 일용직, 일반직, 파견직 근로자들의 일부도 이러한 열악한 환경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방치 된 살인 기계들 앞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종종 기사로 목격하게 된다. 선진국 문턱으로 향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이런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기에 베트남 재활용 산업의 현실은 그 이상이면 이상이겠지 이하는 될 수 없음에 안타까울 뿐이다.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재활용 분리 작업이 오히려 인간의 결핍을 심화시키는 건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사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재활용을 업으로 사는 마을 조직 공동체 중에도 부자와 빈자가 존재할 것이다. 모두가 공평한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베트남 또한 흐름의 기류에 맞게 변화할테니 말이다. 저자는 한 노인과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한 때는 논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에겐 울분이 남아 있었던 것인가? 알아듣지 못할 만큼의 이야기를 토해내는 동안 저자와 통역가는 이 내용을 정리하는데 고심한 듯 하다. 그녀가 지녔던 땅은 기업인, 지역 정치권력의 타겟이 된다. 바로 재활용 쓰레기 공장의 부직 확보를 위해서였던 것 같다. 결국 그녀가 사는 마을 민카이는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는 인공적인 도시가 된다. 여타 지역의 목공예, 도자기, 화분 바구니를 생산하는 도시와의 차별화가 진행된 것이다. 어떻게보면 민카이 마을의 번영은 당연하게 여겨져야하지만 이 또한 일부 특권층의 수입원이 되었을 수도 모를 일이다. 마치 아파트 건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정든 고향집을 떠나는 철거 이주민, 약자들의 모습이 책의 내용에서 상상된다.

경제적 이익이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다.

'한 주민의 집 뒤뜰은 운하에 맞닿아 있다. 그는 우리에게 산업폐기물과 날씨에 따라 물의 색깔이 변한다고 설명한다.'

말해 무엇할까? 선진국일지라도 이러한 중경공업 발달에 따른 폐해가 넘쳐나는데 베트남의 한 마을은 경제적 사정에 따라 이를 간과하거나 무시하고 오로지 재활용 생산품을 제작하는데 몰두할 뿐이다. 공장을 짓는다고 전부가 아닌 것처럼 환경보호를 우선시하며 제품도 개발하는 실질적인 노력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덧붙인다. 한 국가의 미래, 인간의 건강과 생명이 금전적 이익을 담보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물고기는 맑은 물이 필요하다. 사람은 투명성이 필요하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음

#당신의쓰레기는재활용되지않았다 #미카엘라르뫼르 #풀빛 #환경보호 #민카이마을 #환경파고의원인 #인류의환경문제 #재활용품 #플라스틱쓰레기 #재활용시스템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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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8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웃는식 2022-04-1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재활용의 논리도 선진국 중심이란 것조 안타까웠습니다
 
첫 문장 쓰기가 어렵다고요? - 머리가 새하얘지는 당신을 위한 21일 글쓰기 훈련법
조헌주 지음 / 설렘(SEOLREM)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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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쓰기에 관심이 간다. 글을 써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큰 힘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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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 - 최고 스타강사의 상대를 사로잡는 말하기 비법_공략편
장신웨 지음, 하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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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대화 예절로부터 소통의 전문가가 되는 방법까지, 저자의 10년 노하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읽게 될 경우 어느 정도의 소통 문제와 공감대 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독자 자신이 취약한 부분부터 선별해 읽는 것도 추천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가고 어느새 변화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독성을 윗내 '목표'와 '상황'별로 구분했다고 하니 차분한 마음으로 독자 개개인의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도 있다.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지만, 소통과 공감을 말과 대화의 기본이다. 또한 끝없는 실패로 무뎌질만하다. 그런 시기에 맞춰 이 작품 《기적운 부르는 공감 대화법》을 통해 말의 기본기를 비롯, 상대와 내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본기를 습득해 나갔으면 한다.




이 책은 총 열네 가지 공략법을 주제로 두 개의 대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아주 심플하지만 그만큼 쉽게 말하기, 경청하기의 방법에 접근할 수 있어 왠지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다채로운 사례와 방식도 좋지만 공감할 수 있는 대화법의 정수만을 담았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파트 1. 너와 나의 거리 좁히기. 처음 만나는 이들은 아이스브레이킹이 필요한 것처럼 상호 간을 알아가는 준비가 필수이다. 소통의 통용 공식, 칭찬법, 다혈질 사람들의 지침,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온라인 대화 에티켓 10가지도 소개하며 설명한다. 파트 2. 정확하게 표현하기. 말을 텄다면 상대에게 얼마만큼 정확도 있게 이야기를 꽂히게끔 하는 것도 당연지사! 정확히 하려면 처음이 중요하다. 하나를 말해도 열을 알 수 있도록, 대화의 긍정 기운 만들기, 대사의 활용법, 예의 있는 말 등 다양한 예제와 접근법으로 공감, 소통 능력을 확장시켜준다. 위에서 처음 언급한 것처럼 필요하고 취약한 부분부터 배우고 익히는 것도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 책으로 대화의 능력자, 소통과 공감 잘 하는 따스한 마음을 소유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외향적인 사람은 상대와 빨리 가까워지려는 충동을 억제하자. 시의적절하게 관계를 시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상대와 가까워질 기회를 만들어라'

이 책을 읽을 독자 여러분은 어떠한 성향인가? 개인적으론 후자의 성향이 강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급증이 더해지는지 전자의 경우도 맞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원만한 소통과 관계는 후자의 진심 어린 마음으로 상대와 가까워지는 것이란 결론에 마음이 머문다. 분명 관계는 쉽게, 성격에 따라 친숙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얼마나 그 깊이와 굵기가 단단해질 것인가는 후자의 경우인 진심이 통해야 함을 수없이 겪어 봤을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것이 반복되고 녹아들수록 서로의 신뢰는 더 견고해지기 마련이다. 친해지고 싶을 때 좀 더 심사숙고하며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경청하며 수긍해 주는 것. 이러한 것의 설명과 예도 이 책에서 우리가 얻어 갈 인생 대화의 팁이 될 것이다.





내가 어떠한 유형의 사람인지, 또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른 대처법이 보다 빠른 공감 소통 능력에 적응할 수 있는 단서도 제공해 줄 것이다. 외향형과 내향형, 친절형과 강조형 등 살아가며 부대낄 많은 인생 유형이 우리의 하루, 하루를 쥐락펴락할 수도 있다는 것도 명심했으면 한다. 책은 다양한 인간형을 비롯해 상황에 적절한 대비책도 제시한다. 적재적소에 내가 실천해야 할 말과 행동들에 관해서도 차분하게 책을 읽고 소화시켜 실행에 옮긴다면 이 책을 이해하는 가장 큰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어차피 만남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사람의 유형, 관계의 온도 등에 따라 다양한 대처법과 공감 능력의 확대도 필요하다. 필요한 부분을 잘 캐치해 이 작품의 내용을 습득하고 진정한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을 완성했으면 한다.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기며 고개를 끄덕일 독자들을 상상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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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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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못이 아니야.

절대로 네 잘못이 아니야.

태서나서 죄송한 사람은 없어.'

독서 에세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기록해낸 작가 전안나의 진정성, 진심이 담긴 작품이다. 어린시절 아동학대로 마음 둘곳 없었던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책이자 독서였다. 책으로 치유받고 책을 통해 미래를 다시 준비할 수 있었던 독서법과 글쓰기 책의 저자 전안나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에 더 큰 관심이 앞선다. 웃음을 읽지 않던 그 모습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내면 깊이 담아둘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글로 기록했다는 소식을 듣고 독자로서 충격을 아니 받을 수 없었다. 용기와 격려도 좋지만 아픔을 겪은이들과 더 많은 진실을 나누고, 책의 내용을 의미 있게 리뷰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차라리 반어적 표현이 맞을 것 같은 태어나주셔서 모든 독자들의 책에 대한 처방과 고민을 해결하며 독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주시는 작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또한 음지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작은 희망의 단초가 되는 작품으로 널리 읽혔으면 한다.




다독가이자 정독가인 작가 전안나는 자신의 내면,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몸서리치는 심적 고통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마음과 정서를 책으로나마 해소하고, 당시 부딪혔던 상황과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음미하며 독자의 이해를 구한다. 이 작품에는 총 30편의 또 다른 작품이 전안나 작가의 시선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거짓없는 진실된 글귀로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여기서 소개 된 책을 접해본 독자라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의 감정적 기복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간혹 ~동화되다란 말이 부정적 의미로 적용되는 수도 있지만 책의 소개와 작가가 걸어온 과거의 현실적 아픔, 쓰라린 경험을 마음으로 위로하듯 흡수하면서 그 고통과 아픔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독서의 경험이 아닐런지 생각해본다.

'자기 역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즉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이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다치바나 다카시

그리고 작가 전안나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으로 거슬러가며 나란 사람의 정체성, '김소연'에서 '전안나'로 불려지는 지금의 나를 찾아간다. 이처럼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일기 형식이더라도 내 개인사를 반추해보는 것, 그것이 슬프고 아프거나 기쁘고 행복한 추억이 겹쳐 있더라도 지금의 나를 다시 확인하는 용기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한 권의 책으로, 에피소드 하나로 나의 지금과 과거를 돌아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 독서의 힘 중 하나임을 깨닫는다.

'나는 나 자신이어야 한다. 누구의 노예도 아니어야 한다. 혼잣말로 한 번 더 다짐한다.

'나는 나'.

나는 나란것에 주목한다. 전안나 작가는 가네코 후미코의 《나는 나》란 작품을 읽고 지금껏 학대 받고 살아온 삶의 무게, 잘못이 자신에 의한 것이 아님을 확인한다.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은 나는 화려해보였을지언정 양모 사이의 관계에서 그녀는 항상 피해자이고 약자였다. 어린 화자로써는 그 잘못이 오로지 자신의 것인줄로 착각, 아니 당연한듯 여겼을지도 모른다. 이유없는 언어폭력, 구타에도 '내가 또 뭘 잘못했는가?' 에 빠져 스스로 잘못한 무언가를 의미없이 찾아가며 아픔을 삯였을 수도 모를 일이다. 열사 박열의 연인이었던 나는 나》의 저자 가네코 후미코 또한 할머니에게 미움받고 학대받았던 과거의 악몽을 죽음을 앞둔 막바지에 고백한다. 그 모든 것은나의 잘못이 아니고, 혼나지 않으려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한 것도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에 확신을 하고 글을 남긴다. 그 여운은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마치 현재의 작가 전안나, 같은 또래에 겪었던 아픔을 위로하는 말로 보듬어 안아준다. 이 말을 좀 더 일찍 많은 이들에게 들었었더라면 작가 전안나의 상처, 응어리는 더 빨리 치유되지 않았을까? 라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보태본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남편에게 사실을 고백했던 때 아마 작가는 저러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신영복 교수의 담론에 나온 문장 하나가 가슴을 져며들게 한다. 함께 피해가는 것보다 그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해가면서 더 단련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왠지 결혼 생활에 서툰 나 또한 새겨들어야 할 명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순탄한 길만 있기보다 그보다 더 힘겨운 시간과 상황이 많은 것이 인생이란 이야기도 들어본 듯 하다. 좀 더 내 생각의 지경을 넓혀 작가 전안나가 울컥하며 함께 맞는 비의 일부분이 되어준 남편을 언급한 것처럼 내 가정, 그리고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생각해 보니 나는 인복이 많았다. 남들 다 있는 엄마 복은 없었지만, 다른 인복이 참 많았다.'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를 묶은 작품에서 작가는 저러한 생각을 했다. 고흐도 늘 소외받으며 가난하게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 단, 그의 동생 테오의 전폭적인 지지로 인해 버티며 그림에 영혼을 붙이고 후대에 이르러 인정 받은 화가가 되었다. 작가 또한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서 위와 같은 동질감을 느낀듯 하다. 어려운 과거의 기억을 머금고 있지만 책을 통해, 수많은 인복을 통해 작가는 지금의 독서 전문 작가로 성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혼자가 아니라는 의지, 용기가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 가능하다. 책이 시작이었다지만 그로 인해 만난 사람들,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섭렵한 독자들로 인해 영혼의 친구들이 그녀 앞에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일호가 작가의 남편, 아이들이란 생각이 들고, 많은 직장 선후배들, 그녀를 울타리처럼 둘러 싸고 있는 많은 독자들이 서로를 밀고 끌어가며 사랑을 이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혀 태어나서 죄송할 것이 아닌 감사할 일이 더욱 더 쌓여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값진 것이고 소중히 여겨야 할  값진 것이라는 느낌"  반 고흐

작가는 집 외의 돌파구로 학교를 선택했다. 중학교 시절 왕복 네 시간의 거리임에도 학교를 오가며 라디오에서 녹음 한 테잎으로  음악을 듣고, 평범한 일상을 만끽하려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형편없었던 영어 점수와  친했던 친구들의 외면 등이 마음의 상처로 변한 것이다. 가뜩이나 양어머니의 꾸중과 질타, 폭력으로 인한 자존감 하락이 학교에서마저 이어지다보니 그녀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 자살 대신 얻게 된 '접촉성 피부염' 은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킨다고 한다. 누구나 작은 상처, 생체기를 겪게 마련이다. 그런 작은 조각이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것은 그 별 것 아닌 작은 것에 둘러 쌓인 무언가의 그늘이 우리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인 예, 죽음과는 다른 일이지만 옷을 입은 채 물이 옷에 묻거나 몸에 의도치 않게 물이 닿으면 크게 화를 내는 내 모습도 어린시절 물에 빠져 공포를 겪었던 당시의 기억이 회상되어 그럴지도 모를밀이다. 작가는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이제 최대한 자연스럽게 끄집어낸다. 그 중심엔 가족이란 힘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이렇게 내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니, 남편과 아이들에게 현재의 감정을 공감받고 살고 있나보다. 그리고 이렇게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내 말을 들어주누 당신이 있어서 감사하다.

누군가 등이 되어주고, 그늘막이 되어주는 사람, 사랑이 있다는 건 참 흐뭇한 일이다. 그것이 가족이라는 것은 더 큰 선물이다. 이렇게 작가 전안나는 서서히 조금씩 세상 앞에서 당당해지고, 어둠을 비추는 작은 등불의 존재로도 거듭나고 있다.

작가는 사회복지사이다. 아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분은 이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 대한 치유를 통해 거듭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기때문이다. 직업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복지사들, 본인도 그러했고  그 열정이 지나치다보면 소진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전안나 작가는 사회복지학을 통해 좀 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연구하고 다양한 형태의 인생과 마주서게 된다. 그로 인해 점점 더 성장해갔으며 자신의 상처까지도 세상에 드러내게 된 것이다. 그것이 결혼을 통해 만난 남편이며, 사랑으로 잉태한 두 자녀이다. 그 덕분에 마음의 분노라는 독기가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을 드러내기 힘든 사회, 그저 자신을 좀 더 당당히 드러내며, 세상에 우뚝 서서 세상의 불의에 대해 고백해야 할 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마치 그 씨앗, 필요한 불꽃의 발화가 이제야 서서히 타오르기 시작하는 기분을 이 작품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에서 느끼게된다.

'그냥 살아남으면 돼. 그게 다야'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중에서

어떤 일이나 자신을 불태우다보면 몸과 마음이 소진될 수 있다. 일 밖에 모르던 작가 또한 그런 경험을 충분히 해왔다. 양부모님 밑에서의 억압과 폭력이 그 시작이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는 이들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지 않았겠나. 라는 독자들의 상상은 가능하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서도 학비를 비롯해 생활비, 양부모를 위한 용돈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소진시킬 수 밖에 없었던 작가. 직장에서만은 조금 쉬어갈 수 있었음직한데 그녀는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 책임감의 문제였을까? 어린시절 어려웠던 환경을 극복하려는 굳은 의지때문이었을까? 한때 직장 업무와 독박 육아등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겹쳐 또 다른 삶의 포기를 경험하고, 결국 책이란 매개체를 통해 그녀는 다시 일어선다. 또한 '열정'으로 여겼던 자신의 프로페셔널했던 삶이 실은 '결핍'으로 점철되었다는 점에서 소진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누구나 휴식은 필요하다. 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뒤도 돌아보고 주변도 살피는 것이다. 전안나 작가 또한 그것을 깨달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야기한다.

'나에겐 휴식이 간절히 필요하다.

쉬어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의 때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작가 전안나는 힘겨운 시절들마저 미래를 위한 긍정의 키워드로 전환한다. 그녀가 읽은 책 《나폴레온의 힐의 성공의 법칙》이 그 한가지 또 다른 사례이다. 이 책에선 남을 밟고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남과 손잡거나 남을 돕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성공이란 문턱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성공한 500여명 이상의 핵심 인터뷰이들과 함께 한 데이터이므로 신빙성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보면 이를 실천한 전안나 작가도 그 반열에 이미 들어선 인물이 아닐까도 싶다. 열 번 유료 강의 후 한 번의 재능 기부. 그리고 이어지는 또 다른 신호가 작가 전안나를 더욱 더 긍정의 신호로 전환시키는 힘이 된다. 이렇게 나누다보면 또 다른 연결고리가 이어져 다양하고 행복한 일들이 생기기 마련인 것도 기적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말과 일을 이어가겠다는 확신에 찬 책의 글이 와닿는다.

'앞으로도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더욱더  구체적 행동을 고민해 보려고 한다. 지난 시간 동안 진 빚을 앞으로 살아갈 날 동안에 다 갚을 수 있을까? '

독자의 한 사람인 나로서 전안나 작가는 충분히 그에 합당하고 가치있는 일을 진행중이란 생각을 더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 않는다.'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씀에 작가가 공감하듯 나 또한 공감대가 더한다. 독자인 나도 최근 《논어》해설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 나이 또한 불혹, 나만 바라오고 있던 시간들, 내 관심사에만 주목하던 시간들이 다수였다. 그 와중에 사람도 잃어갔다. 또한 나도 사람을 잃기 싫어하는 한 명이지만 눈을 질끈 감고 과감히 버린 사람도 있다. 지금 와서 후회한들 무엇하랴, 현재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나를 다지는 방법이다. 전안나 작가 또한 헤어짐의 상처도 있었고, 갈등으로 뒤섞인 관계 안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있을터이다. 과거의 상처에 대한 완벽한 봉합은 힘들지만,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다시 시작이라는 확신을 통해 지혜를 모아 사람을 다시 잃는 행동은 취하지 않은 건 어떨까? 세월이 흐를수록 주변에 사람들, 가진 재화들이 처음의 풍족했던 때 이하로 줄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는 영역 안에서의 적절함은 유지 가능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우리 사람 지키기는 꼭 평생 이어졌으면 한다. 단, 그럼에도 과감히 정리해야할 관계에는 단호함도 필수란 걸 잊지말자.

'나같이 평범한 직장인도, 엄마도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보탠다. 작가는 1994년 성수 대교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2021년  정인이 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 걸쳐 우리가 민주시민으로서 잊지 말아야할 많은 사건, 사고, 사회문제에 대해 언급한다. 정말 라떼 시절말로 세월가면 잊힌다는 말은 이제 망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잊히지 않고 함께 기억하며 기리고, 그때의 아픔을 상기하며 미래를 올바르게 내다보는 임무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사회문제란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이 어깨동무하고 앞으로 나아갈수록 보다 많은 동역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간 모두를 위해, 분노하고 투쟁할 줄 아는 시민, 사회문제의 관심은 내가 앞장선다는 자세, 어려운 입장일수록 더욱 견고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어쩌면 이 책은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이보다는 '나'를 치유하는 글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했다.'

솔직함이 묻어나고, 있는 그대로를 독자에게 전하는 전안나 작가의 엔딩이 마음에 사무치듯  와닿는다. 이 작품은 누구를 위로 하고 감싸는 것 이상의 자기 치유, 세상 속으로 나를 전진시키며, 다수를 감싸 안는 넓은 포용력까지 보태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 될 현재 진행의 삶이,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가야 올바른 길로 나아갈지, 스스로에게 용기어린 질문을 던질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 지원 및 애독자로서 개인의 자유로운 사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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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터넷에서 요리 인플루언서로 활약하고 계신 김하정 님의 유명한 요리 스킬을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작품입니다. 책에 담긴 사진 자체를 들여다만 봐도 고급스러운 음식의 빛깔에 감탄하고 마는데요, 책의 내용 또한 워낙 독자의 편의성을 위주로 친절하게 세밀하게 편집해 주시고, 요리 방법 또한 설명하고 있어 '요린이'라 할 수 있을 요리 초보자에게도 최적의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우리가 한 번쯤 맛보았거나 좋아하는 이태리 정통 요리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더욱 눈이 가는데요. 책 소개를 간단히 살펴보시면 아래와 같습니다.


 




도구와 재료, 이태리 요리 코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죠. 독자 여러분들이 즐겨 드시는 음식도 있을 테고 생소한 이태리 정통 요리가 다양하게 식탁 위에 준비된 느낌이랄까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탄사가 아니 나올 수 없는 책이더라고요. 도한 오른쪽 친절하게 요리 전에 준비해야 할 도구들, 재료 등도 친절한 설명으로 정리돼 있어 부담 없이 요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요리 전의 준비물, 파스타의 종류, 레시피의 포인트 등 주목해서 보실 부분이 많아요.

처음은 전체 요리로 진행되고요, 첫 번째 접시에서는 파스타와 리소토의 다양성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접시, 메인 요리에서는 지중해식 해물탕을 비롯해, 양고기 커틀릿, 모둠 채소구이 등 육식과 채식을 구분해 즐기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큰 도움의 메뉴, 재료가 등장합니다. 각 장별로 요리의 종류, 포인트, 순서 등을 보기 쉽게 정리해두어 간편하게 따라 하고 시간을 내어 요리를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장점 많은 작품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전체요리의 표지입니다. 표지 자체로 독자의 시선을 압도합니다. 요리의 과정과 요리 에 필요한 세팅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료집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책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혹은 입맛을 돋우는 요리일 것 같다는 생각에 붉은 순무 염장 연어 요리의 레시피를 공개해 봅니다. '염장'이라 하면 음식에 소금 혹은 간장을 묻혀 간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과연 붉은 순무 염장 연어는 어떠한 맛을 낼지 전체요리 코스에서 기대되는 요리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요리를 먹을 사람들의 인분에 맞게 재료를 준비하도록 재료의 양도 제시합니다. 또한 요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요리의 맛을 상상하게끔 해주네요. 생선 비린내를 없애고 허브 딜과 함께 묘하게 우아한 향까지 내게 될 붉은 순무 염장 연어가 기대되시지요?


 




요리의 과정에 맞게 천천히 한 단계별로 순서를 익혀 나만의 붉은 순무 염장 연어를 한 번 완성해 보세요. 직접 만드는 이태리 로마의 요리, 생각만 해도 황홀할 것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드네요. 동영상을 따라 직접 해보는 것은 시간에 밀려 뒤처질 수 있으나 책으로 배우는 요리는 직접 간을 맞춰보고 수정해 보며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더 고급 지고 소중할 것 같아요. 그래서 책으로 배우는 요리는 동영상 시청의 요리 강좌와는 또 다른 여유로움과 매력이 있는 것이죠.





자, 이제 두 번째 접시, 메인 요리의 한 가지! 여러분이 잘 아실 감바스를 소개합니다. 요즘 너무 익숙해서 식당이나 가정에서도 자주 만들어 드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그렇지만 식당에서 외국의 향기를 느끼며 맥주 한 잔에 드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함께 나누며 김하정 인플루언서 요리가의 비법 노하우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선 요리와 같이 감바스의 대략적인 설명과 필요한 인원에 따른 재료 소개, 순서, 그림 사진을 통해 요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상세히 제공합니다.







흔히 새우살과 올리브오일, 마늘향이 주를 이루는 줄 알았으나 파스타를 섞어 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배부르게 만족할 정도의 양도 확보할 수 있는 요리인 것 같습니다. 스페인 요리로만 알았던 감바스, 이태리를 비롯해 지중해 지역에서 다양하게 요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직접 책의 레시피를 보며 가정식 감바스에 도전하며 맥주나 와인 한 잔 곁들이는 봄날을 기대합니다.






 

전체 요리와 메인 요리를 맛보고 나서의 후식을 먹는 재미도 코스 요리의 특권이죠. 그래서 소개해 보는 디저트는 바나나 플럼 케이크입니다. 그냥 먹는 바나나가 아니라 요리해 먹는 바나나의 차이는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 요리의 맛이 정말 궁금합니다. 이 요리에 쓰디쓴 커피 한 잔이면 끝이 아닐까 생각도 들고, 역시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리의 향연이 눈을 번뜩이게 합니다. 디저트 또한 앞의 요리와 마찬가지로 요리에 대한 소개와 재료, 순서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바나나를 으깬 후 순서에 맞게 요리를 완성하시면 되고요. 마치 초콜릿 케이크 느낌이네요. 쉽게 색이 변하는 바나나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촉촉한 바나나 향과 시나몬 향이 절묘하게 조화로운 플럼 케이크 디저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레시피로 눈과 입을 만족시킬 비주얼과 맛이 벌써부터 상상이 갑니다. 이렇게 여러분의 로마의 미각 반상을 한 번 차려보는 것이 어떨까요?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백 킬로그램의 소금을 함께 먹어 봐야 한다'

이탈리아의 속담처럼 음식을 통해 하나가 되고 소통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식사를 같이 한 식탁에서 나누는 사람은 식구이다.'라고 하는 우리 옛 선조들의 이야기도 떠오르네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고 즐기는 것! 어느 시대, 국가, 민족을 떠나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가장 큰 인류애 중 하나라는 생각을 보탭니다.

김하정 저자의 <로마의 미각 반상기>를 통해 이러한 인류애적 대리만족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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