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가는 날 김영진 그림책 11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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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런 특정 야구팀에 특화된 그림책이 있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한 편에 평생 소장하고 싶고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그림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어린 시절부터 청룡의 팬이었으며 간혹 더 이상 이 팀에 머물 이유마저 던져 버릴 위기도 있었으나 한 번의 팀 이탈-잠시 장종훈의 한화를 응원함-후 정식 복귀했었죠.

그렇게 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의 아이와 야구장까지 갈 수 있었음에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도 그런 맥락과 주제로 전개되는 아버지와 아이의 야구 사랑, 동심 어린 이야기입니다.



축구에서 지고 온 그린이는 아빠가 또 큰 소리로 말씀하시며 야구 관람을 하는 걸 보고, 야구 시청을 싫어했던 아이입니다. 왜냐하면 아빠의 고함 소리에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다시 친구들과 야구를 직접 경험해보니 TV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재밌는 게 있죠. 저도 아주 어린 초등 시절부터 야구배트와 글러브, 공까지 모든 장비를 지니고 친구들과 못 하는 야구를 했는데요. 실력은 별로였지만 정말 재미있었던 추억이 여전합니다.



아빠는 야구에 관심을 가진 그린 이에게 야구 배트와 글러브를 선물하고 그간 야구를 시청하며 소원했던 감정을 떨쳐 냅니다. 결국 아빠와 처음으로 꿈에 그리던 잠실 종합 야구장으로 향하지요. 저도 처음 경기장을 찾아간 곳이 축구장이었지만, 그때도 기억나지만 고등학생 시절 플레이오프에 오른 트윈스 경기를 줄 서서 기다린 때가 생생히 기억됩니다. 왜냐하면 우연찮게도 이주 연속으로 간 야구장에서 일간지에 게재된 사진 속의 제 모습을 확인했었거든요. 그 당시는 인터넷이 없어서 트윈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전 스포츠 신문을 사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답니다.




결국 그린이와 아버지는 야구장에 갑니다. 준비하지 못했던 유니폼도 구하고 그 어디보다 맛있다는 야구장 치킨도 맛있게 먹습니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이란 슬로건을 걸던 야구에 간혹 옳지 못한 행동을 하던 어른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일이 절대 나타나선 안되겠다는 다짐까지 하게끔 생각을 갖게 하는 그림 동화입니다.



야구가 인생이라고들 하죠. 동화 속 트윈스팀도 거인팀과 경기를 가지며 생의 달고 쓴맛, 경이로움을 만끽합니다. 관중석 관객들도 그 인생의 유경험자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울고 웃고, 격려하며 위로하든 세 시간 남짓 스포츠의 감동 스토리를 함께 경험합니다. 경기가 지게 되면 아쉽지만 또다시 이기거나 비길 수 있고 연전연패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응원하고 끝까지 지켜봐 주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는 졌지만, 실수도 하고 실패도 맛보았지만 툴툴 털고 일어나는 인생이 야구 같습니다. 그린이의 아빠는 야구로 '버럭'하지만 이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함께 야구장에 온 것이 아닐까요? 야구장 가는 날, 또 다른 인생 경험의 다양성을 던져 주는 동화 같습니다.

그림도 너무 재미있고, 관중들의 다양한 표정, 야구장의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작품입니다.



정말 날씨 좋은 날 아이를 무등 태워 야구장에 가보고 싶습니다. 져도, 꼴찌여도 응원하는 팬, 그것에 감동해 열심히 뛰는 야구 선수들. 이것의 야구의 묘미, 올해는 약간 늦은 개막 스타트이지만 푸른 잔디를 누빌 선수들의 건강과 승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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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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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상처는 우리 마음에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와 만난다. 저자는 이러한 트라우마를 치유라고 한다. 흔히 알고 있는 단어이자 의미이지만 이 안에는 ‘통합‘이 담겨 있다. 삶을 살아가며 치유되어가는 과정이 통합되면 이런 경험으로 인해 옛 상처를 덥어버릴 수 있게 됨을 설명한다. 과정은 물론 힘들겠지만 이 작품의 저자가 책을 통해 조언하고 조력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될 것이다. 단, 독자의 노력도 더해진다면 트라우마의 치유는 좀 더 빨라지고 익숙해져 든든한 성인의 자아로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본 작품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트라우마의 원인을 밝혀 낼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왜 지속되는 이유를 다양한 사례와 증상 등으로 정리한다. 이어서 인생의 다섯 가지 과제를 바탕으로 내가 어떻게 그 과정과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질문을 던져준다. 3장은 트라우마를 겪은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만나는 단계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의 내가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끝으로 몸은 과거의 비밀을 알려주는 열쇠다. 사람의 인식 전환은 몸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결론에 이르게 한다.
책을 읽으며 독자인 나 스스로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내가 트라우마라고 느끼던 나의 아픔이 정말 트라우마였는지 일시적 기억인지 확인해보고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면 극복의 해답을 이 작품에서 찾아가길 바란다.

상처 - 트라우마(그리스어)

트라우마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슬프거나 나쁜 기억이 떠오르더라도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트라우마는 아니라 하니 ‘우리가 어쩌면 트라우마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결론에 닿게 된다. 아픈 과거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고통을 이미 이겨낸 나의 모습일 수 있음에 안심이 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신경계의 생성과 성장을 방해하는 명백한 증거임을 밝히는 저자. 불안과 공포, 우울감과 탈진 증상 등이 신경계의 자극을 통해 전달된다는 원인을 설명하며 이는 자기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임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를 심리 치료를 통해 치유하는 것은 물론이며 이에 해당되는 독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모습이 어린 시절부터 감추어진 자아의 내적 고민을 풀어가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몸을 통해 전달된 기억 혹은 자극도 정신 건강의 유무에 큰 영향을 차지한다고 한다. 쉽게 넘겨버릴 영유아기의 신체적 신호도 심리 치료의 차원에서 좀 더 깊은 관심과 반응에 따른 적확한 해결책을 제시함이 필요할 듯하다. 몸의 활용을 통해 감정이 느껴지고, 마음에까지 올바르게 전달되어야 할 우리의 반응이 심적 트라우마를 잦아들게끔 하는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을 통해 사람의 과거, 옛 상처와 트라우마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처럼 과거 어린 시절 체화된 몸의 반응이 정신에까지 전달되어 트라우마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심리 치료 이전에 신체 지각 능력이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상담사와 내담자의 ‘유대감‘ 형성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주요한 역할임을 책을 읽으며 확인하게 된다.

행복을 결정하는 능력

- 자기 조절 능력
- 유대 관계
- 신체 지각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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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 -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염규영 지음 / 가디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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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적기이다. 생각하고 이 책을 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저자 또한 많은 고민을 하다가 '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 그 시간을 하늘이 주신 선물로 여기고 새로운 생을 위해 떠난 것일 겁니다. 정규직 직원에서 세계 여행가로, 다시 공무원이 되었지만 이도 마다하고 글쓰기로 전향한 파란만장한 저자의 청춘 일대기에 빠져 봅시다. 독자인 당신에게도 내면에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있겠죠? 그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경험이 독자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 삶이 노력할수록 불행해진 것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야 나란 노래 가사를 아이도 종종 따라 하고 저도 그 말이 단순하지만 맞는다고 봅니다. 저자 또한 스스로에게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꼭두각시처럼 살아온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주체성을 찾는 여행과도 같습니다. 좋은 직장과 경제적 풍요는 있지만 속이 텅 빈 삶에 마침표를 찍고,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새롭게 이정표를 찾아 떠나는 저자의 여정이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갑니다. 절대 늦었다고 여기지 맙시다. 생각의 틀이 잡혔을 때가 바로 시작이니까요.

여행이란 무엇일까요? 다른 이들이 떠난 여행의 족적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가 행복하고 미소 짓는 여행이 아닐까요? 저자 또한 퇴사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행을 위해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하지만 세계 여행의 진전은 그리 쉽지 않고 4년의 세월을 보낸 후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여행이란 결론에 도달합니다.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자연스러움을 느끼고 그 안에서 미소를 나누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이지요. 긴 시간 방황하고 고민했지만 이런 현명한 결과를 찾기 위해 저자는 시간을 투자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파키스탄을 여행하며 처음으로 흘렸다는 감격의 눈물이 잊히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누리던 것과는 다른 진정하고 소소한 행복을 수십만 킬로미터 떨어진 낡은 버스 안에 몸을 실은 오지에서 경험하게 된 것이죠.

이렇게 느끼고 깨달은 소감을 저자는 소개합니다.

1.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2. 진짜 원하는 것이라면 힘들어도 견뎌 낼 만하다.

3. 그리고 그것을 해내면 기쁨은 단순한 성취를 넘어선다.

여행이란 자유로움과 어려움마저 극복시켜주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자신에게 맞는 삶의 변화에 꼭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나'다운 여행의 여정을 떠난 저자에게 부러운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잘 타지는 못하지만 여행의 친구가 되어 준 스케이트보드와 드론 장비. 항상 지시에 의해 살아온 직장 생활이었다면 이런 작은 도구들이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상징적인 작은 단초가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몸이 힘들어도 행복감이란 추억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상징물, 하고 싶은 것을 준비해 가는 것도 여행의 묘미일 것 같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단련 시키는 갖가지의 통로를 제공하고 성장시킵니다. 우리와 같은 저자도 여행이란 자유로움 속에서 자신이 변화해가는 깨달음을 얻어 갑니다.

인도로 자리를 옮긴 저자는 길에 쓰러진 것도 누운 것도 아닌 앙상함의 극치인 젊은 남성을 발견합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측은함뿐. 이런 광경이나 내용의 글을 보면 저도 지난 추억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7~80년대 미군들에게 돈이나 초콜릿을 요구한 것처럼 필리핀 출장 때 길거리에서 돈을 필요로 하는 천진난만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늦은 밤 인도에서 천 조각 한 장 걸치지 않고 어머니인지 할머니인지 모를 여성의 품에 꼭 안겨 잠자던 아이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떠오릅니다. 책을 바탕으로 여행을 하고, 일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장면들이 교훈이 되고 삶의 변곡을 위한 전환점이 됨을 느낍니다.

여행은 그런 것 같습니다. 여행 전에는 받기만을 원하고 사람을 상대함에 따라 계산이 먼저 앞섰지만 그 반대의 것을 선물합니다. 성경 말씀에 '나누어 주고, 꿔 주고, 갚아 주다.' 란 구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마음도 여행을 하면서 변화합니다. 누군가에게 이제 조금씩 나눔이 필요하다고...... 여행은 자기성찰을 포함해 세상을 달리 보는 관점의 전환도 전해줍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그때, 우린 진정 나를 찾기 위해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부디 덜 아프고 덜 슬펐으면 좋겠습니다. '

여행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2년여의 공무원 생활을 지속했었던 저자. 그럼에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열망이 젊은 청년에겐 남아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신이 진정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 끝에 누구나 부러워할 공무원의 신분을 떨쳐냅니다. 저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행복을 개척해 나가라고 독자들에게 조언합니다. 세계 여행이 아니더라도 책을 통해서 나 일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변화의 틀을 만들거나, 답답했던 일상이란 껍질을 깨고 약간의 각을 틀어보는 행복 맞춤법. 그것이 마음에 담아 둔 또 다른 감정의 통로를 분출하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못다 이룬 세계 여행의 재시작을 준비하는 염규영 저자처럼 독자 여러분들도 더 이상 늦기 전에, 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이 그때이고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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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환미 옮김 / 부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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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얽매이지 말기 위해 지금 노력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저자는 제목과는 상반되게 과거 자체를 지우기보다 이를 발판 삼아 한 발 더 나아간다는 의미로 제목을 정한 것 같다. 역사가 그러하듯 나란 사람의 과거에 좋았든 싫든 기억들이 종합되어 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삶의 설계라 여겨진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기시미 이치로의 심리서라 더욱 반갑다.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치유받았다면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독자들 모두 한층 더 성숙해질 기회를 만들어주는 작품이면 좋겠다.

이 책은 영화의 이야기를 소재로 접근하는 심리 서적이라 더욱 흥미롭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완성된 작품인 만큼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1관 연인과 부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풀어가는 우리도 사랑일까, 가족과 부모에 대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개인의 인생을 논하는 행복을 찾아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내일을 위한 시간. 사회 속 인간관계를 다룬 타인은 지옥이다.

라는 다섯 가지의 구성으로 정리해 있다. 기존 기시미 이치로의 작품처럼 대화 형식의 작품이라 익숙하다. 영화를 감상하듯 편하고 즐겁게 책을 읽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철학자와 영화 속 인물들의 대화, 무척 흥미롭지 않은가? 자신의 걱정 혹은 근심과 과거의 아프고 처절했던 기억을 가지고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자. 하나의 과정을 통해서 불행이란 터널을 극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봄날은 간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면 늘 회자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상우(유지태 분)와 철학자의 대화에서도 서로가 바라보는 사랑의 관점. 과거와 지금, 미래라는 시간이 화두로도 등장한다. 우리 연인들은 사랑이라 하면 현재에 집중해야 하는데 간혹 과거를 들추거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기 상조일 만큼 미래를 계획한다. 사랑은 쌓여가면서 다면적으로 변할 수 있다. 사랑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내일만 생각하면 지금이란 존재하기 힘들다. 과거 또한 그 틀에 얽매이다 보면 현실조차 딛고 일어서기 힘들다. 지금에 충실하는 것,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랑이 연인과 부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상우와 은수(이영애 분) 각자의 입장에서 사랑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대화식 구성, 대담 느낌의 이야기가 더욱 몰입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랑 또한 확실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변해 간다. 두 사람이 아무리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해도 그 사랑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중략

최선의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는 '미래'가 필요 없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과거라는 기억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시간이 쌓여가면 미래의 사랑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미래란 현재가 누적되어 해결해 주는 답이므로 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연인 혹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이야말로 세월이 흐른 뒤 연인, 가족으로 뭉쳐진 관계 안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할 수 있는 충분한 사전 준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잘못을 부모의 영향으로 돌리지 맙시다.'

영화 똥파리는 제목처럼 똥파리 같은, 아니 그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제작했던 양익준 감독도 전세 자금까지 빼서 모든 걸 바쳐 만든 작품이라니 무엇을 더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는 사설이 될 것이다.

폭력이 심한 가정에서 자란 상훈(양익준 분)은 채무자의 빚을 받아주는 난폭한 생활로 생계를 이어간다. 윽박지르고 힘으로 군림하던 그에게 어느 날, 당당히 맞서는 십 대 청소년을 대면하게 된다. 힘을 사용해 주변을 제압하던 그에게 힘이 아닌 무언가에 이끌려 폭력과 잔혹성이 아닌 대안적 삶을 꿈꾸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철학자와의 상담을 시작한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모두 어긋난 길을 간다? 그것도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주관해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똥파리'의 상훈처럼 하나의 상징적 계기도 중요하다. 이는 과거의 틀을 깬 경우이다. 과거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현실 앞에서도 무너지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 한다. 과거의 사랑도 행복도, 학대도, 슬픔과 아픔도 애써 기억하려기보다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현재의 상태가 최선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현재의 상황에 맞게 과거에 사용했던 불확실한 의사소통과 언어 등을 바꾸어보는 것도 과거를 지우는 좋은 방법이라 하니 꼭 활용해보길 바란다. 예를 들어 과격한 단어를 사용했다면, 상대에게 안부를 먼저 건네는 행위. 처음에는 다 어색하지만 뭐든지 습관이 되면 익숙해짐도 잊지 않기를.

'경쟁자가 있어도 좋겠지만 그렇다고 경쟁할 필요는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상대에 대한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 시인 윤동주가 열등감을 느꼈다니? 생각조차 하기 싫지만 영화 '동주'를 본 관객이라면 그의 사촌 송몽규의 천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시를 쓰는 것을 좋아한 동주는 시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자괴감과 함께 철학자와의 대담을 나눈다. 늘 앞서가는 사촌 몽규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서일까? 그럼에도 그의 시는 자신이 생각한 만큼 쉽게 쓰인 것이 아니라 조국을 그리워하는 정신이 은유적으로 강하게 담긴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 동주와 몽규는 선한 동반자였고,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서 조국을 위한 독립 투쟁을 한 것이다. 즉, 서로 비교하지 말자. 개개인의 과거가 어떻고 현재가 이러하다는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니 망각해도 좋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오리지널 작품을 출간한 기시미 이치로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또한 잊힌 작품을 철학적으로 다시 꺼내어보고 읽어볼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라 두 배의 기쁨이 느껴진 것 같다. 나쁜 과거의 기억을 일방적으로 지우기보다 현재를 디딤돌 삼아 미래로 나아가는 흔적의 통로로 삼길 바란다. 그것이 저자가 원하는 진정한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의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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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안 한다고? 난센스(Nonsense)! - 50대에도 당당할 수 있다면 ‘비혼’하라!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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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관이 확고하게 자리 잡힐

때까지는 결혼 여부를 섣불리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

비혼율이 늘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요즘 결혼 전후의 고민은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돼 오는 것 같다. 해도 문제, 안 하면 더 큰 문제가 되는 결혼이란 난제를 과거의 사례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적절히 풀어낸 작품이다.

2030세대의 낮았던 결혼 희망 비율이 4050세대로 흘러가게 되면 한 자릿수로 변화한다는 조사 결과를 보면 결국 사람은 자신의 인생 반려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을 생의 목적 중 하나로 여긴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결혼은 한 사람보다 안 한 사람이 더 큰 후회를 한다고 하는 것처럼 올바른 결혼관을 세우고, 인생의 반쪽을 만나야 할 중요한 시기임을 느낀다. 아직 비혼인 모든 세대들이 이 책을 읽었으며 내 소중한 사람이 누구이며, 결혼과 가족이란 참된 가치를 깨달았으면 한다.

작품은 총 여덟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2030세대의 결혼 기피 이유! 비혼을 결심한 사람들의 현주소. 우리나라의 후진적 결혼 관행.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인들의 결혼 이유.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사례 연구. 결혼 생활의 만족도 높이기. 서로의 배우자의 어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결혼 상대 검증의 필요성까지 결혼하기 전부터 결혼 후 부부생활을 함께하고 있는 현재의 부부에 이르기까지의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호기심이 가는 분야부터 책을 읽어 보며 해답을 찾아가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전체적인 예를 모두 다 들기보다 몇 가지 사례만으로 결혼 판단 유무에 영향을 줄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어려워하는 요인 중 하나가 복지 문제이다.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도 돈이 문제이고, 맞벌이 부부들 중에서도 독박 육아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선진국의 복지정책과 국내 복지 상황을 비교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한다. 바로 실현되기 힘든 복지 예산의 증대 혹은 부모가 하나 되어 아이를 키우는 육아 휴직의 활용이 쉽지 않은 지금이지만 조금씩 시대가 변하는 만큼, 우리 부모 세대가 다자녀의 어려움을 극복한 만큼 현재 결혼을 힘겨워하는 2030 세대에게 희망과 격려를 더해주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을 갖는다. 그뿐만 아니라 집 문제, 직업의 단절로 인한 결혼의 어려움도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생각의 틀을 달리해 본다면 또 다른 대안이 여러분을 찾게 마련이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의 결혼법 사례를 통해 변화해갈 결혼의 의미와 정의를 색다르게 해석해 볼 수 있는 여지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결혼이란 지옥문이 아닌, 개인의 어두웠던 과거를 던져 버리고 둘이 하나가 되는 열린 터널의 계기로 만들어가길 희망한다.

비혼자들의 선구자? 말이 조금 슬프면서 우습지만 절절한 사연들에 고개가 숙연해진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직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고 비혼자의 성향이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의 눈높이를 너무 높게 볼 수도 있으며, 스스로를 그 반대의 경우로 판단할 수 있었고, 일에 치여 5~60대에 이르기까지 결혼을 하지 못한 비혼자들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확실히 요즘 2030세대 결혼관과는 다른 요인도 빼놓을 수 없는 비혼자들의 이야기였다. 세대별로 결혼을 못 하거나 안한 이유를 듣고 있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를 지경일 것이다. 내 일이 아닌 남의 이야기에 그렇게 유심히 귀나 눈이 따라가는 것은 결혼이란 중대한 에피소드가 그 사람이 미혼이건 비혼이건 사람과 사람의 연결고리, 즉 사랑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꼭 한 번은 자신의 반려자를 찾는 것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복이자 이정표임을 되새기게 한다.

행복한 결혼이 극히 드문 것은

그것이 얼마나 귀중하고

위대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남녀가 만난 것은 둘째치고 상황 인식에서도 다를 수밖에 없는 남녀의 뇌구조를 극복하고 하나의 가정을 이룬 부부에게 결혼이란 영광과도 같은 명언이다. 돌이켜보면 늦깎이 결혼을 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순간이 과연 가능했을지 가끔 스스로를 뒤돌아보게끔 하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결혼이란 남자든 여자든 한 번은 해보고 경험해 봬야 할 인생의 철학적 묘미가 담겨 있다는 정의도 내려본다. 시대적 어려움과 개인적 어려움을 꿍~하니 안고 살다기보다 답답한 마음을 외부로 시원하게 풀어내야 문제가 해결되는 사회. 이 책에서 담긴 많은 사례와 전문가로서의 노하우를 습득해 아직 미혼자의 경우 나만의 단짝, 사랑과 행복이란 결론으로 이르는 결혼에 꼭 골 인하길 바란다. 비혼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혼자로 살아가는 것은 확실히 주변 경험으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언제까지 여러분의 부모님, 친구들이 허전함을 댐처럼 메꾸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착각을 걷어 차 버리고 [결혼을 안 한다고? 난센스] 작품과 만나길 추천한다. 재미와 교훈 보장! 동시에 충족시키는 비혼, 미혼을 의한 결혼 안내서. 처음 리뷰에서 발췌한 책의 문장도 잊지 말고 기억하며, 준비된 자로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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