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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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못이 아니야.

절대로 네 잘못이 아니야.

태서나서 죄송한 사람은 없어.'

독서 에세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기록해낸 작가 전안나의 진정성, 진심이 담긴 작품이다. 어린시절 아동학대로 마음 둘곳 없었던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책이자 독서였다. 책으로 치유받고 책을 통해 미래를 다시 준비할 수 있었던 독서법과 글쓰기 책의 저자 전안나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에 더 큰 관심이 앞선다. 웃음을 읽지 않던 그 모습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내면 깊이 담아둘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글로 기록했다는 소식을 듣고 독자로서 충격을 아니 받을 수 없었다. 용기와 격려도 좋지만 아픔을 겪은이들과 더 많은 진실을 나누고, 책의 내용을 의미 있게 리뷰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차라리 반어적 표현이 맞을 것 같은 태어나주셔서 모든 독자들의 책에 대한 처방과 고민을 해결하며 독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주시는 작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또한 음지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작은 희망의 단초가 되는 작품으로 널리 읽혔으면 한다.




다독가이자 정독가인 작가 전안나는 자신의 내면,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몸서리치는 심적 고통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마음과 정서를 책으로나마 해소하고, 당시 부딪혔던 상황과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음미하며 독자의 이해를 구한다. 이 작품에는 총 30편의 또 다른 작품이 전안나 작가의 시선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거짓없는 진실된 글귀로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여기서 소개 된 책을 접해본 독자라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의 감정적 기복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간혹 ~동화되다란 말이 부정적 의미로 적용되는 수도 있지만 책의 소개와 작가가 걸어온 과거의 현실적 아픔, 쓰라린 경험을 마음으로 위로하듯 흡수하면서 그 고통과 아픔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독서의 경험이 아닐런지 생각해본다.

'자기 역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즉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이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다치바나 다카시

그리고 작가 전안나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으로 거슬러가며 나란 사람의 정체성, '김소연'에서 '전안나'로 불려지는 지금의 나를 찾아간다. 이처럼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일기 형식이더라도 내 개인사를 반추해보는 것, 그것이 슬프고 아프거나 기쁘고 행복한 추억이 겹쳐 있더라도 지금의 나를 다시 확인하는 용기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한 권의 책으로, 에피소드 하나로 나의 지금과 과거를 돌아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 독서의 힘 중 하나임을 깨닫는다.

'나는 나 자신이어야 한다. 누구의 노예도 아니어야 한다. 혼잣말로 한 번 더 다짐한다.

'나는 나'.

나는 나란것에 주목한다. 전안나 작가는 가네코 후미코의 《나는 나》란 작품을 읽고 지금껏 학대 받고 살아온 삶의 무게, 잘못이 자신에 의한 것이 아님을 확인한다.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은 나는 화려해보였을지언정 양모 사이의 관계에서 그녀는 항상 피해자이고 약자였다. 어린 화자로써는 그 잘못이 오로지 자신의 것인줄로 착각, 아니 당연한듯 여겼을지도 모른다. 이유없는 언어폭력, 구타에도 '내가 또 뭘 잘못했는가?' 에 빠져 스스로 잘못한 무언가를 의미없이 찾아가며 아픔을 삯였을 수도 모를 일이다. 열사 박열의 연인이었던 나는 나》의 저자 가네코 후미코 또한 할머니에게 미움받고 학대받았던 과거의 악몽을 죽음을 앞둔 막바지에 고백한다. 그 모든 것은나의 잘못이 아니고, 혼나지 않으려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한 것도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에 확신을 하고 글을 남긴다. 그 여운은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마치 현재의 작가 전안나, 같은 또래에 겪었던 아픔을 위로하는 말로 보듬어 안아준다. 이 말을 좀 더 일찍 많은 이들에게 들었었더라면 작가 전안나의 상처, 응어리는 더 빨리 치유되지 않았을까? 라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보태본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남편에게 사실을 고백했던 때 아마 작가는 저러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신영복 교수의 담론에 나온 문장 하나가 가슴을 져며들게 한다. 함께 피해가는 것보다 그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해가면서 더 단련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왠지 결혼 생활에 서툰 나 또한 새겨들어야 할 명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순탄한 길만 있기보다 그보다 더 힘겨운 시간과 상황이 많은 것이 인생이란 이야기도 들어본 듯 하다. 좀 더 내 생각의 지경을 넓혀 작가 전안나가 울컥하며 함께 맞는 비의 일부분이 되어준 남편을 언급한 것처럼 내 가정, 그리고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생각해 보니 나는 인복이 많았다. 남들 다 있는 엄마 복은 없었지만, 다른 인복이 참 많았다.'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를 묶은 작품에서 작가는 저러한 생각을 했다. 고흐도 늘 소외받으며 가난하게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 단, 그의 동생 테오의 전폭적인 지지로 인해 버티며 그림에 영혼을 붙이고 후대에 이르러 인정 받은 화가가 되었다. 작가 또한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서 위와 같은 동질감을 느낀듯 하다. 어려운 과거의 기억을 머금고 있지만 책을 통해, 수많은 인복을 통해 작가는 지금의 독서 전문 작가로 성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혼자가 아니라는 의지, 용기가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 가능하다. 책이 시작이었다지만 그로 인해 만난 사람들,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섭렵한 독자들로 인해 영혼의 친구들이 그녀 앞에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일호가 작가의 남편, 아이들이란 생각이 들고, 많은 직장 선후배들, 그녀를 울타리처럼 둘러 싸고 있는 많은 독자들이 서로를 밀고 끌어가며 사랑을 이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혀 태어나서 죄송할 것이 아닌 감사할 일이 더욱 더 쌓여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값진 것이고 소중히 여겨야 할  값진 것이라는 느낌"  반 고흐

작가는 집 외의 돌파구로 학교를 선택했다. 중학교 시절 왕복 네 시간의 거리임에도 학교를 오가며 라디오에서 녹음 한 테잎으로  음악을 듣고, 평범한 일상을 만끽하려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형편없었던 영어 점수와  친했던 친구들의 외면 등이 마음의 상처로 변한 것이다. 가뜩이나 양어머니의 꾸중과 질타, 폭력으로 인한 자존감 하락이 학교에서마저 이어지다보니 그녀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 자살 대신 얻게 된 '접촉성 피부염' 은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킨다고 한다. 누구나 작은 상처, 생체기를 겪게 마련이다. 그런 작은 조각이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것은 그 별 것 아닌 작은 것에 둘러 쌓인 무언가의 그늘이 우리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인 예, 죽음과는 다른 일이지만 옷을 입은 채 물이 옷에 묻거나 몸에 의도치 않게 물이 닿으면 크게 화를 내는 내 모습도 어린시절 물에 빠져 공포를 겪었던 당시의 기억이 회상되어 그럴지도 모를밀이다. 작가는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이제 최대한 자연스럽게 끄집어낸다. 그 중심엔 가족이란 힘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이렇게 내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니, 남편과 아이들에게 현재의 감정을 공감받고 살고 있나보다. 그리고 이렇게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내 말을 들어주누 당신이 있어서 감사하다.

누군가 등이 되어주고, 그늘막이 되어주는 사람, 사랑이 있다는 건 참 흐뭇한 일이다. 그것이 가족이라는 것은 더 큰 선물이다. 이렇게 작가 전안나는 서서히 조금씩 세상 앞에서 당당해지고, 어둠을 비추는 작은 등불의 존재로도 거듭나고 있다.

작가는 사회복지사이다. 아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분은 이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 대한 치유를 통해 거듭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기때문이다. 직업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복지사들, 본인도 그러했고  그 열정이 지나치다보면 소진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전안나 작가는 사회복지학을 통해 좀 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연구하고 다양한 형태의 인생과 마주서게 된다. 그로 인해 점점 더 성장해갔으며 자신의 상처까지도 세상에 드러내게 된 것이다. 그것이 결혼을 통해 만난 남편이며, 사랑으로 잉태한 두 자녀이다. 그 덕분에 마음의 분노라는 독기가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을 드러내기 힘든 사회, 그저 자신을 좀 더 당당히 드러내며, 세상에 우뚝 서서 세상의 불의에 대해 고백해야 할 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마치 그 씨앗, 필요한 불꽃의 발화가 이제야 서서히 타오르기 시작하는 기분을 이 작품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에서 느끼게된다.

'그냥 살아남으면 돼. 그게 다야'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중에서

어떤 일이나 자신을 불태우다보면 몸과 마음이 소진될 수 있다. 일 밖에 모르던 작가 또한 그런 경험을 충분히 해왔다. 양부모님 밑에서의 억압과 폭력이 그 시작이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는 이들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지 않았겠나. 라는 독자들의 상상은 가능하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서도 학비를 비롯해 생활비, 양부모를 위한 용돈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소진시킬 수 밖에 없었던 작가. 직장에서만은 조금 쉬어갈 수 있었음직한데 그녀는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 책임감의 문제였을까? 어린시절 어려웠던 환경을 극복하려는 굳은 의지때문이었을까? 한때 직장 업무와 독박 육아등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겹쳐 또 다른 삶의 포기를 경험하고, 결국 책이란 매개체를 통해 그녀는 다시 일어선다. 또한 '열정'으로 여겼던 자신의 프로페셔널했던 삶이 실은 '결핍'으로 점철되었다는 점에서 소진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누구나 휴식은 필요하다. 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뒤도 돌아보고 주변도 살피는 것이다. 전안나 작가 또한 그것을 깨달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야기한다.

'나에겐 휴식이 간절히 필요하다.

쉬어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의 때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작가 전안나는 힘겨운 시절들마저 미래를 위한 긍정의 키워드로 전환한다. 그녀가 읽은 책 《나폴레온의 힐의 성공의 법칙》이 그 한가지 또 다른 사례이다. 이 책에선 남을 밟고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남과 손잡거나 남을 돕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성공이란 문턱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성공한 500여명 이상의 핵심 인터뷰이들과 함께 한 데이터이므로 신빙성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보면 이를 실천한 전안나 작가도 그 반열에 이미 들어선 인물이 아닐까도 싶다. 열 번 유료 강의 후 한 번의 재능 기부. 그리고 이어지는 또 다른 신호가 작가 전안나를 더욱 더 긍정의 신호로 전환시키는 힘이 된다. 이렇게 나누다보면 또 다른 연결고리가 이어져 다양하고 행복한 일들이 생기기 마련인 것도 기적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말과 일을 이어가겠다는 확신에 찬 책의 글이 와닿는다.

'앞으로도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더욱더  구체적 행동을 고민해 보려고 한다. 지난 시간 동안 진 빚을 앞으로 살아갈 날 동안에 다 갚을 수 있을까? '

독자의 한 사람인 나로서 전안나 작가는 충분히 그에 합당하고 가치있는 일을 진행중이란 생각을 더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 않는다.'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씀에 작가가 공감하듯 나 또한 공감대가 더한다. 독자인 나도 최근 《논어》해설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 나이 또한 불혹, 나만 바라오고 있던 시간들, 내 관심사에만 주목하던 시간들이 다수였다. 그 와중에 사람도 잃어갔다. 또한 나도 사람을 잃기 싫어하는 한 명이지만 눈을 질끈 감고 과감히 버린 사람도 있다. 지금 와서 후회한들 무엇하랴, 현재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나를 다지는 방법이다. 전안나 작가 또한 헤어짐의 상처도 있었고, 갈등으로 뒤섞인 관계 안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있을터이다. 과거의 상처에 대한 완벽한 봉합은 힘들지만,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다시 시작이라는 확신을 통해 지혜를 모아 사람을 다시 잃는 행동은 취하지 않은 건 어떨까? 세월이 흐를수록 주변에 사람들, 가진 재화들이 처음의 풍족했던 때 이하로 줄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는 영역 안에서의 적절함은 유지 가능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우리 사람 지키기는 꼭 평생 이어졌으면 한다. 단, 그럼에도 과감히 정리해야할 관계에는 단호함도 필수란 걸 잊지말자.

'나같이 평범한 직장인도, 엄마도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보탠다. 작가는 1994년 성수 대교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2021년  정인이 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 걸쳐 우리가 민주시민으로서 잊지 말아야할 많은 사건, 사고, 사회문제에 대해 언급한다. 정말 라떼 시절말로 세월가면 잊힌다는 말은 이제 망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잊히지 않고 함께 기억하며 기리고, 그때의 아픔을 상기하며 미래를 올바르게 내다보는 임무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사회문제란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이 어깨동무하고 앞으로 나아갈수록 보다 많은 동역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간 모두를 위해, 분노하고 투쟁할 줄 아는 시민, 사회문제의 관심은 내가 앞장선다는 자세, 어려운 입장일수록 더욱 견고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어쩌면 이 책은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이보다는 '나'를 치유하는 글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했다.'

솔직함이 묻어나고, 있는 그대로를 독자에게 전하는 전안나 작가의 엔딩이 마음에 사무치듯  와닿는다. 이 작품은 누구를 위로 하고 감싸는 것 이상의 자기 치유, 세상 속으로 나를 전진시키며, 다수를 감싸 안는 넓은 포용력까지 보태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 될 현재 진행의 삶이,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가야 올바른 길로 나아갈지, 스스로에게 용기어린 질문을 던질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 지원 및 애독자로서 개인의 자유로운 사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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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미각 반상기 - 눈과 입이 즐거운 홈메이드 이탈리아 코스 요리
김하정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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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터넷에서 요리 인플루언서로 활약하고 계신 김하정 님의 유명한 요리 스킬을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작품입니다. 책에 담긴 사진 자체를 들여다만 봐도 고급스러운 음식의 빛깔에 감탄하고 마는데요, 책의 내용 또한 워낙 독자의 편의성을 위주로 친절하게 세밀하게 편집해 주시고, 요리 방법 또한 설명하고 있어 '요린이'라 할 수 있을 요리 초보자에게도 최적의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우리가 한 번쯤 맛보았거나 좋아하는 이태리 정통 요리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더욱 눈이 가는데요. 책 소개를 간단히 살펴보시면 아래와 같습니다.


 




도구와 재료, 이태리 요리 코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죠. 독자 여러분들이 즐겨 드시는 음식도 있을 테고 생소한 이태리 정통 요리가 다양하게 식탁 위에 준비된 느낌이랄까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탄사가 아니 나올 수 없는 책이더라고요. 도한 오른쪽 친절하게 요리 전에 준비해야 할 도구들, 재료 등도 친절한 설명으로 정리돼 있어 부담 없이 요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요리 전의 준비물, 파스타의 종류, 레시피의 포인트 등 주목해서 보실 부분이 많아요.

처음은 전체 요리로 진행되고요, 첫 번째 접시에서는 파스타와 리소토의 다양성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접시, 메인 요리에서는 지중해식 해물탕을 비롯해, 양고기 커틀릿, 모둠 채소구이 등 육식과 채식을 구분해 즐기는 독자 여러분들께도 큰 도움의 메뉴, 재료가 등장합니다. 각 장별로 요리의 종류, 포인트, 순서 등을 보기 쉽게 정리해두어 간편하게 따라 하고 시간을 내어 요리를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장점 많은 작품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전체요리의 표지입니다. 표지 자체로 독자의 시선을 압도합니다. 요리의 과정과 요리 에 필요한 세팅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료집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책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혹은 입맛을 돋우는 요리일 것 같다는 생각에 붉은 순무 염장 연어 요리의 레시피를 공개해 봅니다. '염장'이라 하면 음식에 소금 혹은 간장을 묻혀 간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과연 붉은 순무 염장 연어는 어떠한 맛을 낼지 전체요리 코스에서 기대되는 요리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요리를 먹을 사람들의 인분에 맞게 재료를 준비하도록 재료의 양도 제시합니다. 또한 요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요리의 맛을 상상하게끔 해주네요. 생선 비린내를 없애고 허브 딜과 함께 묘하게 우아한 향까지 내게 될 붉은 순무 염장 연어가 기대되시지요?


 




요리의 과정에 맞게 천천히 한 단계별로 순서를 익혀 나만의 붉은 순무 염장 연어를 한 번 완성해 보세요. 직접 만드는 이태리 로마의 요리, 생각만 해도 황홀할 것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드네요. 동영상을 따라 직접 해보는 것은 시간에 밀려 뒤처질 수 있으나 책으로 배우는 요리는 직접 간을 맞춰보고 수정해 보며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더 고급 지고 소중할 것 같아요. 그래서 책으로 배우는 요리는 동영상 시청의 요리 강좌와는 또 다른 여유로움과 매력이 있는 것이죠.





자, 이제 두 번째 접시, 메인 요리의 한 가지! 여러분이 잘 아실 감바스를 소개합니다. 요즘 너무 익숙해서 식당이나 가정에서도 자주 만들어 드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그렇지만 식당에서 외국의 향기를 느끼며 맥주 한 잔에 드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함께 나누며 김하정 인플루언서 요리가의 비법 노하우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선 요리와 같이 감바스의 대략적인 설명과 필요한 인원에 따른 재료 소개, 순서, 그림 사진을 통해 요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상세히 제공합니다.







흔히 새우살과 올리브오일, 마늘향이 주를 이루는 줄 알았으나 파스타를 섞어 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배부르게 만족할 정도의 양도 확보할 수 있는 요리인 것 같습니다. 스페인 요리로만 알았던 감바스, 이태리를 비롯해 지중해 지역에서 다양하게 요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직접 책의 레시피를 보며 가정식 감바스에 도전하며 맥주나 와인 한 잔 곁들이는 봄날을 기대합니다.






 

전체 요리와 메인 요리를 맛보고 나서의 후식을 먹는 재미도 코스 요리의 특권이죠. 그래서 소개해 보는 디저트는 바나나 플럼 케이크입니다. 그냥 먹는 바나나가 아니라 요리해 먹는 바나나의 차이는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 요리의 맛이 정말 궁금합니다. 이 요리에 쓰디쓴 커피 한 잔이면 끝이 아닐까 생각도 들고, 역시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리의 향연이 눈을 번뜩이게 합니다. 디저트 또한 앞의 요리와 마찬가지로 요리에 대한 소개와 재료, 순서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바나나를 으깬 후 순서에 맞게 요리를 완성하시면 되고요. 마치 초콜릿 케이크 느낌이네요. 쉽게 색이 변하는 바나나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촉촉한 바나나 향과 시나몬 향이 절묘하게 조화로운 플럼 케이크 디저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레시피로 눈과 입을 만족시킬 비주얼과 맛이 벌써부터 상상이 갑니다. 이렇게 여러분의 로마의 미각 반상을 한 번 차려보는 것이 어떨까요?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백 킬로그램의 소금을 함께 먹어 봐야 한다'

이탈리아의 속담처럼 음식을 통해 하나가 되고 소통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식사를 같이 한 식탁에서 나누는 사람은 식구이다.'라고 하는 우리 옛 선조들의 이야기도 떠오르네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고 즐기는 것! 어느 시대, 국가, 민족을 떠나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가장 큰 인류애 중 하나라는 생각을 보탭니다.

김하정 저자의 <로마의 미각 반상기>를 통해 이러한 인류애적 대리만족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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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젓가락의 문화유전자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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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한국인 자신을 모르면 안된다. 그리고 이상하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인인 내 자신에게 '누구니'란 질문을 해본다. 젓가락 유전자로부터 조화의 짝 문화, 한국인의 세포, 결합과 조화, 연결을 통해 만들어지는 동양의 문화 등,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담론의 진수, 한국인의 본질이 무엇이며 21세 한국인으로서 나의 위치 또한 확인 가능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젓가락 문화의 시작은 분명 서양의 포크와 나이프 문회와 다르다. 서로가 서로를 맞대어야 합심해 결과를 이루는 것처럼 한국인은 혼자 모든 걸 해결하기 힘들다. 함께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 그것이 인간, 한국인을 지탱하는 힘이란 걸 이 작품을 통해 배워갔으면 한다. 영원한 지성 이어령 선생님의 말과 글, 생각을 책으로나마 마주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감동이고 애잔함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너 누구니' 라고 내 스스로에게 거듭 질문해보자.




 

'꼬부랑 열두 고개길' 마치 옛날 할머니가 늦은밤 아이들에게 재미난 그 더 오래전 옛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었던 기억이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같은 이야기지만 언제 들어도 재밌었던 추억이 있다. 이 추억 또한 이어령 박사에겐 현재를 살아가는 40~50대 이상의 독자들과 분명 통하는 바가 있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마음을 담아 페이지, 페이지를 옛 이야기 들으며 현재와 가늠해본다는 생각으로 읽었으면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를 듣다가 스르르 잠들었던 기억처럼-아련하다-책을 읽다가도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을 내 머리맡에 꺼내보기도 해가며 잠들어도 나쁘지 않다. 이 작품은 책으로 읽는 글이지만, 캠핑 마지막날 모닥불을 가운데 놓고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맘으로 듣는 느낌이다. 그처럼 편안히 우리 자신이자 한국인의 현재,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젓가락으로 한 알씩 집어 먹기에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생기고, 혼자 독식하는 이기심을 억제하게 되는 것'

위에 대비되는 말이 '퍼먹는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젓가락 문화가 상실되면 한국인의 문화도 추악한 '퍼먹는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이어령 박사는 말씀한다. 젓가락 문화는 이처럼 도구를 이용해 천천히 먹고, 나누는 습관, 굳이 손을 써서 단 번에 마무리할 수 있으나.

나누고 배려하며 그 시간을 공유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아닐까도 생각한다. 《 누구니》 이 작품은 젓가락이 기본이 되어 통찰하듯 한국인의 역사, 문화, 변천, 현재의 우리를 선명하게 드러내보여 준다.

마치 방구들에서 듣는 것같은 이어령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우리와 나, 너랑 나랑인 한국 문화의 기본틀을 익히고, 한국인의 정체성과 젓가락 문화의 힘을 배워가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누구니》가 나를 알아가고, 한국인인 독자 자신을 새롭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남깁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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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 현대인의 삶으로 풀어낸 공자의 지혜와 처세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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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서를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된 독서 전문가의 진수가 담겨 있다. [논어]라는 책을 바로 읽고 터득할 수 없지만 세상에 나와 있는 다양한 [논어] 해설서를 통해 우리 각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 저자 또한 1년간 [논어]의 다양한 해설서를 읽고 독파하며 깊은 심연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치와 노력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물론 바로 [논어] 원본을 습득하는 것도 좋은 일이겠으나, 전문가들의 해설된 내용을 통해 기본기를 익히고 [논어]의 실제본을 읽는다면 나만의 삶과 생각을 책의 내용에 투영해 보는 기회도 될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그리고 불안할 때 논어를 만나 인생의 가시밭길을 헤쳐나가는 기회를 이 책에서 얻어 가는 건 어떨까? 논어의 진수, 기본기를 읽힐만한 실용성 있는 작품이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어질어야 하며, 곤궁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어질어야 한다."

[논어]

책은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움에 대한 '마인드 셋'이 천하를 다스린다> 학이편이 그것이다. 그만큼 인생에 있어 배움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저자도 이야기하지만 태어나서 한 번쯤 들어봤을 학이시습지! 뜻은 그러하다.

'배우고 제때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해 보자. 배우기 시작했다면 절반은 이미 즐거움으로 현재를 만끽하고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갖자. 2편 위정은 <북극성처럼 빛나는 리더가 되기 위한 스물네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리더의 덕목, 한 나라를 통치하는데 필요한 군자로서 함양해야 할 정수가 담겨 있다. 3편 팔일은 <마음이 불안할 때 되돌아보는 예법, 그리고 음악>이다. 예법과 음악은 군자가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자기 스스로를 단련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짤막짤막한 글귀의 문장들이지만 공자가 전하는 《논어》에는 인생의 기본 뿌리가 담겨 있다. 이 책을 마음으로 느끼고 우리 남은 인생에 도구이자 방편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의 지혜를 얻고 잊지 않을 한 문장을 외워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된 것이다.



'결과에 연연해 하지 말고, 단숨에 목표를 이루려고 하지 말고, 배우고 제때 익히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 28페이지)

우리 인간에겐 욕심이 있고, 시기 질투가 넘친다. 누군가 성공했다면 그 끝이라도 다가서 보려고 맹목적인 노력을 펼치기도 한다. 단숨에 이뤄지는 일은 지극히 드물다. 또한 결과에서 얻는 보상에만 급급하다 보면 시도하기 전에 이미 절반의 체력을 상실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한 계단씩 순차적으로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이 원하는 정상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위에서도 한 번 이야기했지만 천천히 하나씩 익히다 보면 뿌리는 단단하고 더 큰 결과물이 여러분에게 선물처럼 다가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이 배움에 대한 미덕이고, 평생 우리가 지녀야 할 기본기가 되지 않을까? 아마 동의할 것이라 여겨진다. 이처럼 《논어》의 문장은 작은 가르침 같지만 큰 감흥을 전한다.

"유야, 안다는 게 뭔지 알려줄까? 안다는 걸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게 아는 것이다." (193쪽)

우린 모르고도 아는 척 살아가는 삶을 종종 살아간다. 공자 또한 이러한 이유로 솔직함을 강조하고 더 배워나가며 연구하는 인생을 위문장에서 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이 책을 펼쳐든 이유도 뭔가가 부족하고 삶이 불안정해서일 수 있다. 그리고 책에서 우리는 삶의 지혜를 얻어 갈 수 있다. 캐면 캘수록 새로운 것이 나오는 세상의 이치에서 우린 좀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모든 걸 안다고 자만하지 않고, 익숙한 것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솔직함을 돋보이게 하는 지혜가 될 것이다. 내가 모르고 부족한 것은 창피함이 아니다.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내면이 더 단단해짐을 느끼는 기적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모두 내 일 같고, 내가 생각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문구들이 즐비하게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것이 내 불안을 포용하고 평안으로 이르는 기적을 체험하게 한다.

이 책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가 조금이나마 내 인생이란 항해의 등대 역할을 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머리를 깨우는 공자의 훌륭한 문장 안에서 내 삶의 또 다른 좌표를 일궈나가길 기대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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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3
메리 셸리 지음, 김나연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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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형식의 글로 소설은 시작된다. 어딘가 멀리 여행을 떠난 남자 동생인 로버트 윌턴이 누이 사빌 부인 앞으로 보내는 서간문이다. 윌턴은 항해 중 이방인을 구한 에피소드를 자신의 누이에게 또다시 전한다. 온화한 성품의 이방인이자 신사에 대한 성품이 드러날수록 망망대해의 항해 중 외로움이 가득했다던 윌턴에겐 낯선 이방인의 등장이 마치 어둠 속의 빛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이 상황을 편지글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의 시선에도 그려지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방인은 썰매를 탄 채 누군가를 쫓고 있던 모양이었다. 이어서 이방인은 어느 정도 가까워진 윌턴에게 자신이 불행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에 이른다.


이방인은 자신의 과거사를 소개하면서부터 소설의 시점을 1인칭으로 바꾼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되었던 인연의 끈을 하나로 끄집어내어 실타래를 풀어간다. 아버지의 친구 보포르의 발견과 죽음. 그의 딸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주인공 자신이 만난 인연들에 대해 과거를 회상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재혼한 고모부의 딸 엘리자베스, 친구였던 앙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유년 시절은 다복해 보였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어머니의 죽음은 또 하나의 시련이었다. 자연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을 지닌 채 독일로 향하려던 거대한 마음 상처의 장벽이 드넓게 펼쳐진 것이다. 어머니를 보내드린 후 숙연한 마음을 안고 가족과 엘리자베스, 절친 앙리와 작별을 고한다. 대학은 일생일대의 변화이자 또 다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생의 전환기, 변곡점이 올 수 있는 것처럼 이방인 남자도 그의 미래를 잉골슈타트 대학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전도 유망이란 말이 있다. 앞으로 잘 될 희망(希望)이 있음. 또는 장래(將來)가 유망(有望) 함. 을 뜻한다.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과거의 청년은 자연철학에 몰입하며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키기 위해 약 2년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그 결과물은 신경성 열병과 내면 가득히 들어찬 실제인지 허상인지 구분조차 힘든 괴물의 등장이다. 연이은 가족의 비보는 그의 신경성 열병을 더 악화시키고, 일상을 환영 가득한 질병으로 점철되게 만든다. 과학적 호기심과 열의가 긍정의 결과를 가져온다면 최고의 발명이자 연구 가치이지만 이 천재 프랑켄슈타인 박사에겐 이것이 짐이자 병이 되어가는 수순일 뿐이었다. 우리 인간 또한 몰입과 집착이란 종이 한 장 차이에 자신을 헌신하듯 매몰시키는 경우가 흔하며 그것은 과거나 현세에 어김없이 반복되어 오는 것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이 좋다지만 집착이 되지 말아야 할 인생, 그것은 그저 마음의 병이자 정신병으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한다. 하물며 가족의 부재는 이를 더 배가 시킬 뿐이다.


그의 동생 윌리엄의 죽음은 갑작스러웠다. 그리고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급히 고향으로 돌아간다. 먼저 찾은 곳은 윌리엄의 살해 현장. 그는 마치 실제 상황을 바라보듯 그곳에서 윌리엄의 살해한 범인의 형체, 괴상함 자체의 그를 발견한다.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의 몫은 책 읽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빅터는 엘리자베스를 비롯해 아버지, 남은 남동생 에르네스트에게 윌리엄 살해의 진범에 대해 듣고 나서 또다시 경악을 금치 못한다. 만남의 행복도 잠시였고, 죽음이란 단어는 그들에게 절망감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윌리엄의 죽음과 그를 죽인 진범의 명확성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유죄 선고를 받았으며 이 모든 아픔을 상쇄시키기 위해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가족들은 알프스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또 다른 나, 혹은 자신이 만든 유일무이한 생명체인 괴물과 마주 서게 되는 프랑켄슈타인은 그에게 그간의 행보를 듣게 되는데...... 그것이 사실인지 상상인지는, 책을 읽는 독자들의 확인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인간이자 괴물은 인간의 따스한 면과 차가운 진실을 동시에 경험하며 인간 본성의 심연에까지 다다르며 고뇌와 번민 속에 또 다른 여정을 계획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하지만 그것이 가장 극명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다. 시대를 앞서간 이야기 속에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명암은 세상 모두가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이자, 풀어나가야 할 문제의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여겨진다. 간혹 나 자신,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이 《프랑켄슈타인》이 아닐까 상상하니 두려움이 앞선다. 그럼에도 우린 이 책을 통해 삶에 대한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로가 호흡하며 살아가는 공존 사회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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