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매화향기 높은 학년 동화 4
장주식 지음, 김병하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매향리에 대한 기억은 대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한미군반대투쟁,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위해 집회에 참여했었다. 이름도 참 예쁜 동네였는데 수십년간 피해를 받은 주민들의 이야기에 분노가 치밀어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불평등한 SOFA협정, 주한미군문제 등으로 군산, 평택 미군기지 등에서도 투쟁을 했다. 그 당시에는 무조건 미군이 싫었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온 후 주한미군주둔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하지만, 그 절차는 정당해야하고 피해를 받으면 마땅히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평화롭게 살던 매향리 마을에 미군 사격장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책 속의 진수는 어렸을때 불발탄으로 한 쪽 눈을 잃게 된다. 삼촌은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기까지 미군의 폭격으로 죽게된다. 매일 반복되는 폭격 소음으로 기르던 가축들은 죽게 되며 하나 둘 고향을 떠나간다. 참는 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수십년간 버티다 평화로운 마을을 되찾기 위해 투쟁에 나선다.
 미군이 저지른 범죄들은 드러난 것만 해도 수없이 확인되고 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태원 살인사건, 평택 미헌병 수갑사건,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 환경오염문제 등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들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로 대부분 무죄를 받는 등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면 우리는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주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러한 문제들 역시 동등한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매향리는 폐쇄되었고 배상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평화를 해치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사의 이오덕 선생님의 말로 마무리한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 땅을 살기 좋은 땅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여러분 나름으로 자유롭게 생각해 보셔요. 여러분의 눈이 확 트이고, 가슴이 넓어지고, 마음이 산같이 든든하게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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