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책팔기는 계속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집에서 다섯권의 책들을 가져와서 램프의 요정 매장에 팔았다.

 

갈수록 아쉬워지는 마음이란...

매입가가 왜 이렇게 낮아진 걸까. 하긴 램프의 요정이 세상의 모든 책들을 빨아 들이니 어쩔 수가 없는 걸까. 옛날 책들은 모두 정가의 10% 정도 단가로 맞춰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매입가가 아쉽긴 하지만, 내 목적은 돈벌이가 아니라 책덜어내기니까 가뿐하게 넘기자!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지난 주말에 산 옷을 교환하러 갔다.

물론 내가 산 건 아니고... 사이즈가 좀 커서 작은 것으로 교환 시도.

홀수층 식당가에 일단 올라가서 1층 내려왔는데, 아니 왜 이렇게 맛나 보이는 집들이 많은 거지. 다만, 단가가 있고(이젠 물가가 많이 올라서 거의 만원 돈이다) 맛 보증이 되지 않아서 다 패스했다. 그냥 귀찮아서 먹을까 싶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없더라.

 

건너편에는 한 때 너튜브에서 원조 논쟁으로 법정 분쟁까지 갔었던 돈까스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있더라. 사진 한 방 찍는다고 하고서는 잊어 버렸네. 일단 너튜버가 이긴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진 모르겠다.



이 두 권은 매입 불가 판정을 받아서 도로 들고 나왔다. 예전에는 대신 버려 드릴까요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이제 그 대사는 사라져 버렸나 보다. 그런데 왠지 버린다고 하고 하급으로 다시 둔갑하는 건 아니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검색해 보니 매입가 900원이었는데 그것 참. 책 곰팡이가 피었다고 매입불가 판정을 받았다.

 

예전에 우리 동네에는 오픈 서가가 있어서 그런 책들은 그런 곳에 기증하곤 했었는데 시장 아자씨가 바뀌면서 책도시 명성이 다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다 옛날 이야기가 되었구나.



어제는 김은국 교수의 <순교자> 리뷰가 없어서 한참을 찾았는데 오늘은 콜스 화이트헤드의 <할렘 셔플>의 리뷰가 보이지 않아서 한참을 찾았다. 내가 쓰는 책 리뷰는 책읽기의 완성이기도 하지만, 또 개인적으로는 기록이리기도 하다. 잠시 다음 블로그에 외도를 했었는데 다음 블로그가 서비스를 느닷없이 중단해 버리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다시 네이버에 기록들을 다시 올릴 판이다. 그런 걸 보면, 서비스의 지속이 참 쉽지 않구나 싶더라. 네이버에게 감사해야 하나.



점심에는 12시 인파가 물러날 즈음에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기 위해 안부전화 두 통을 하고 제주 은희네 해장국으로 갔다. 해장국도 이젠 만원 시대가 됐다. 깍두기는 한 접시를 더 먹었지만, 공깃밥은 먹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패스했다. 좀 적게 느껴졌으나 추가주문 안하길 잘했지 싶다. 남기는 건 싫으니까 말이지. 책 팔아서 오늘 점심값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조금 모자랐다. 며칠 전에 책 정리하다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책이 집에 있는 걸 발견했다. 이럴 수가 있나. 중고서점에서 부러 사서 읽었는데. 내일은 그 책들을 가져다 팔아야지. 아이고 억울해라.



< 팔아먹고 털어 먹은 책 총 5권 > (목표치 18% 달성)


14. 사서 / 옌렌커

15. 순교자 / 김은국

16. 할렘 셔플 / 콜스화이트헤드

17.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 옌렌커

18. 우린 모두 똥을 먹어요 / 박재용



돌아오는 길에는 문방구에 들러서 지우개 두 개를 샀다.

책에 적어 넣어 놓은 연필 글씨를 지우다 보니 지우개가 팍팍 닳는다. 이게 습관이 무서운 게 예전에 아주 깨끗하게 책을 볼 적에는 메모 하나 없이 그렇게 읽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책에 연필로 메모를 하게 됐다.

 

이게 다 좋은데 이렇게 책을 팔려고 하면 아주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 그래서 하나하나 찾아서 지우개로 빡빡 지워야 한다.

램프의 요정 검수요원들이 매의 눈으로 하나의 오점도 그냥 넘기지 않기 때문이다.

 

파란색 볼펜도 한 자루 사고, 또 고속 충전용 케이블도 샀다. C타입만 사용했는데 또 가끔 5핀 젠더가 필요하기도 해서 이렇게 다양한 젠더가 들어가 있는 녀석을 하나 데려왔다.

 

계속해서 떨굴 녀석들을 사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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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0-12 14: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 근데 아무리 책 덜어내려고 책 팔다가 매입가 균일가 1,000원 / 1,500원 보면 걍 갖고 있게 되더라고요....;;; T_T

레삭매냐 2022-10-12 14:59   좋아요 1 | URL
말씀해 주신 대로, 균일가
매입 생각하면 책 팔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이사간다고 생각하고 혹독
한 책 다이어트 챌린지를
하기로 마음 먹고 실행 중
이랍니다 ^^ 그래도 억울...

새파랑 2022-10-12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고 매입가가 싸긴 싸네요. 이달의 적립금이 평균 2천원인데 ㅋ 그래도 레삭매냐님 같은 분들 덕분억 제가 우주점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레삭매냐 2022-10-12 15:01   좋아요 2 | URL
책의 순환이라는 점에서
누군가(램프의 요정?)는 금전적
이득을 얻을 것이고 또 누군가
는 좋은 책을 비교적 저렴한 가
격에 수급할 수 있게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

그냥 무상으로 기증도 하는데요.

박균호 2022-10-12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지방은 팔지도 못해요....헌책 하시는 분들도 공짜가 아니면 안 가지고 간다고 ㅠㅠ

레삭매냐 2022-10-12 17:39   좋아요 0 | URL
우와 책의 가치가 얼마인데
날로 드실려고...

하긴 책이 또 한 무게가 나
가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
네요 ㅠㅠ

자목련 2022-10-12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방에 살아서 눈물을 머금고 균일가 책들을 쌓아서 택배를 보냅니다.
택배비를 생각해 1만원을 넘겨야 하는데 그것도 어렵더라고요. ㅠ.ㅠ

레삭매냐 2022-10-12 17:43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알라딘에 온라인
으로 박스로 보내곤 했었는데
이것저것 떼고 나니 남는 게
없더라구요 -

균일가 웬수 같네요 증맬루.

2022-10-12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매일 덜어내기 하시는군요!
저도 덜어내기 필요한데 읽은 책이 없어서ㅎㅎ;;
균일가로 보낼 때는 정말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그나저나 해장국 보기만 해도 속이 뜨끈해집니다~🤤

레삭매냐 2022-10-12 17:4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랬답니다 -

매일매일 걷어내는데 열중
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책읽기보다 더 책
덜어내기가 집중하는 듯 -

만원빵이긴 한데, 맛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가게 되
더라구요.

stella.K 2022-10-12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쌀쌀해지니 따뜻한 게 좋아져요.ㅎ

기껏 책 가지고 나가서 다시 들고 오는 것처럼 허망한 게 없더군요.
저는 버려드릴까요 물어 보지도 않던데. 강남점이 하나는 좋고
하나 나쁘고 그런가 봐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저에게 보내주시면 제가 버려드릴 수 있는데...
농담임다.ㅋㅋㅋ

레삭매냐 2022-10-13 09:03   좋아요 1 | URL
예전에 램프의 요정에서 정말
빡빡하게 검수하던 시절에는
들고 나갔다가 허탕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답니다. 또
현장에서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아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땡기셨나요? 보내 드릴 것을 ㅠㅠ
아끕네요.

바람돌이 2022-10-12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고책 매입가격 보니 들고가는 수고비도 안되겠다는.... 저는 그냥 끼고 살아야겠습니다. ㅎㅎ
레삭매냐님 오늘은 책 팔아서 밥을 사먹은 날이네요. 왠지 시같은 느낌이.....

레삭매냐 2022-10-13 09:03   좋아요 0 | URL
밥값이 쬐끔 모질랐답니다
아쉽게도.

저도 그래서 그동안 끼고
살았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다시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들은 누구에게 주
던 헐값에 팔던 해서 정리
할라구요.

오늘은 쉬어갑니다.

그레이스 2022-10-12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렘 셔플 아직 읽지도 못한게 생각났습니다.
언제 읽나 싶네요ㅠ

레삭매냐 2022-10-13 09:0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마법에 걸려
있다고나 할까요.

새책을 사서 중고가 될
때까지 읽지 않고 버티
는 주술에 걸려 버린...

그레이스님의 할렘 완독
을 기대해 보렵니다 ^^

psyche 2022-10-13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 알라딘에서도 중고책 값을 박하게 쳐주는군요. 저는 엘에이 알라딘이 미국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에게 값을 후려지는 줄 알았어요. 예전에 큰 맘 먹고 엘에이 나들이 가면서 아이들에게 엄마가 책 팔아 맛난 밥 사준다고 큰소리 쳤다가 밥은 못 사주고 아이스크림만 겨우 사줬거든요. 그 이후 팔려고 꺼내놓았던 책을 다시 책장으로 넣었다지요.

레삭매냐 2022-10-13 09:07   좋아요 0 | URL
이짝만 그런 줄 알았더니만
나성에서도 그런가 보네요 -

램프의 요정이 중고책 빨아
들이는 공룡이 된 다음에는
균일가 매입정책으로 전환된
모양입니다. 서글프네요.

전 눈 딱 감고 죄다 정리하려
고 계획 중이랍니다. 책을 감
당할 수가 없더라구요. 이러
고선 또 공간이 생기면 사들이
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