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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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은 이미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졌고 개인적으로도 『쓰가루 백년 식당』, 『여섯 잔의 칵테일 』, 『스마일, 스미레!』 등과 같이 그의 작품을 많이 읽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푸른 하늘 맥주』등을 읽기 전에는 여성작가의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섬세한 표현에 감동받았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번에 읽게 된 모리사와 아키오의 신작은 『미코의 보물상자』이다. 이 책은 작가가 취재에서 만난 '제리탄'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작품으로 여기에서 '제리탄'은 유흥업소에 나가고 힘든 간병 일을 하면서도 무척 밝고 예의 바른 모습을 가진 여성을 의미한다.

 

바로 주인공이 미코의 상황이 그러한데 그녀의 어머니는 열여섯의 나이에 자신을 낳았고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미코는 조부모의 손에서 크게 된다. 너무나 엄격한 성격의 할머니는 그녀를 가르친다는 목적으로 거의 학대에 다름없는 행동을 보여주었지만 가구류를 만드는 기술이 상당히 좋았던 할아버지는 과묵하지만 온화한 성격을 지녀 미코가 다섯 살이 되던 크리스마스 때 손거울이 달린 '보물상자'를 선물한다.

 

미코의 유일한 가족은 사치코(幸子)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딸이다. '행복한(幸) 아이(子)'. 미코는 사치코가 자신의 삶과는 정반대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이름이 미코이듯 사치코를 '사'를 빼고 '치코'라 부르길 좋아한다. '미코'와 '치코', 서로를 그렇게 부르는 다정한 모녀지간.

 

그렇지만 혼자서 치코를 키워야 했던 미코는 간병일과 함께 차마 딸에게는 밝히긴 힘든 일을 병행하는 상황이다. 평범한 한 아이의 엄마에서 완전히 다른 여인으로의 변신을 해야 하는 일 말이다.

 

절망적인 상황의 미코에게 할어버지는 아무리 괴로운 상황에서도 작은 보물을 찾아 간직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르침을 선사한다. 그렇게해서 미코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주변에서 작은 보물을 찾아 보물 상자에 담아 간직한다. 누가 보면 잡동사니나 다름없는 비행기, 유리구슬, 돌멩이 등이 그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는 미코지만 시종일관 분위기를 무겁게 유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명함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다. 그리고 미코의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녀의 삶에 존재하는 그들이 이제는 주변인이 아닌 화자(話者)가 되어 등장하는데 그녀의 단골 고객으로 무명 만화가인 와타나베 다카유키를 비롯해 미코에게 있어선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인자함을 보여 준 할아버지 간바라 다이조, 그녀가 일하는 업소의 사장인 구로키 류스케와 그녀의 진정한 보물인 딸 치코에 이르기까지 그들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보물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모리사와 아키오 특유의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흐르는 작품이다. 어떤 소재의 책을 읽어도 그의 작품에선 동화적인것 같지만 현실적인 삶의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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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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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출신의 작가 마리 헤르만손은 1995년『나비 부인』으로 스웨덴 최고 권위의 아우구스트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조가비 해변』을 통해서는 2009년 SNCF독자대상(Le Prix Polar SNCF)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출간 2주 만에 30만 부가 판매되었고 전 세계 20여 개국에 출간된 책이기도 하다.

 

제목이기도 한 '조가비 해변'은 과거 어린 시절 울리카가 매년 여름방학이면 여름을 보냈던 곳이자 삶의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장소로 그려진다.

 

 

울리카는 어린 시절 여름 방학 때마다 조가비 해변에 있는 친구 안네 마리의 가족들과 함께 그들의 별장에서 지냈다. 형제자매가 없던 울리카에게 비친 안네 마리의 가족은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게 울리카에게 있어서 여름 방학의 조가비 해변은 안네 마리의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던 소중학 추억의 시간들이다. 한편으로 안네 마리는 울리카에게 있어서 질투와 동경의 감정이 공존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항상 행복할 것 같았던 순간이 안네 마리의 입양한 동생인 마야가 사라지면서 끝이 난다. 동경의 대상이자 롤모델 같았던 안네 마리의 가족들은 이 일을 계기로 뿔뿔이 흩어져버리고 이와 함께 울리카 역시도 더이상 여름 방학을 조가비 해변에 있는 그들의 가족 별장에서 지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안네 마리의 가족들에게 불행이 닥친 순간 울리카는 완벽한 타인이 되어 그들 가족의 울타리 밖에 존재하는 자신을 진정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은 이제는 두 아들을 둔 울리카가 아들과 함께 조가비 해변을 찾으면서이다. 아이들은 낚시를 할 마음에 즐거운 상태이고 울리카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흥미로운 부분은 안네 마리 가족의 별장 속 풍경이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풍경(인테리어나 가구 배치 등 모두)과 놀랍도록 똑같다는 사실을 울리카는 알게 되는데 어쩌면 어린 시절의 동경이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똑같이 재현해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하면 자신도 그때처럼 행복하리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때가 행복했기에 아마도 가능한 행동이 아니였을까 싶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이거나 자신이 보이는 식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울리카에게 안네 마리의 가족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네 마리의 오빠인 옌스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했던 추억과는 다른 진짜 안네 마리 가족들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조가비 해변』은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서, 북유럽의 신화를 이야기 속에 등장시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감동을 그려내는 작가 마리 헤르만손의 저력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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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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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로 기상천외한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1970년대는 물론 2010년대인 지금도 함께 사는 동물이 펭귄인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비록 악어를 키운 경험이 있는 어머니를 둔 자식이라고 해도 말이다.

 

사실 펭귄을 실제로 본 것은 아쿠아리움 같은 곳에서 였고 이마저도 유리를 통해서 였다. 그래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실제로 펭귄과 산다는건 어떤 것일지.

 

1950년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의 어머니가 싱가포르에서 잉글랜드로 돌아올 당시 절친이 작별의 선물로 알 세 개를 주었는데 이 알이 자연 부화를 했고 결국 악어 세 마리를 키우게 된다. 그러다 더 이상 기르기 힘들 정도로 덩치가 커지자 동물원으로 보내지는데 아무리 이렇게 독특한 경험을 가진 저자라고 해도 자신이 마젤란펭귄을 집에서 키울지는 몰랐을 것이다.

 

저자에겐 세계 각지에서 살고 있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보낸 준 편지 속의 나라들이 아니라 진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던 그는 남아메리카로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몰래 스페인어를 공부하기까지 한다.

 

그러다 우연히 교육 관련 잡지에서 아르헨티나 기숙학교 교사 광고를 보게 되고 자신이 그 자리의 최적임자임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당시 아르헨티나의 국내 정세가 불안정한 이유로 나름의 준비 끝에 어린시절의 꿈을 이루게 되고 바로 탐험에서 저자는 후안 살바도르라는 마젤란펭귄과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톰은 우루과이의 휴양도시인 푼타델에스테에서 휴가의 마지막을 보내던 중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다가 해변에 수많은 펭귄들이 검은 기름을 뒤집어쓴 채 죽어 있는 충격적이고도 비통한 장면을 목격한다. 작은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던 그 무리에서 유일하게 생명의 날개짓을 보이는 펭귄 하나를 발견한 것은 가히 운명같은 만남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였다.

 

톰은 그 펭귄을 구조하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희안하게도 그 펭귄은 바다가 아닌 톰에게로 돌아왔다. 결국 학교로 돌아가야 했던 톰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가방에 펭귄을 숨긴 채 버스와 배를 타고 세관을 통과해 학교로 돌아 온다. 그리고는 자신의 방 테라스에 펭귄이 지낸 공간을 마련해주고 둘의 유쾌하면서도 기상천외한 동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 생명의 위협까지 받은 후안이지만 후안이 보여주는 모습은 오히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후안으로 인해 아이들은 변화를 보인다. 이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인 학교 선생님은 후안을 보기 위해 찾아오고 후안을 중심으로 유쾌한 모임이 열리게 된다.

 

후안과의 동거에서 톰은 그 삶이 인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도 펭귄처럼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억지 감동이 아닌 톰과 후안의 생생한 기록으로 보여준다. 세상에 다시 없을 경험을 한 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책만이 아니라 영화로 만들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유쾌하고 감동적이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좋지 않을까하는 작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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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 - 서울은 왜 서울인가 서울 택리지 2
노주석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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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는 서울의 변화와 진화 과정을 장소 인문학적이라는 관점에 따라서 들려주는 이야기로『서울 택리지』의 연작이기도 하다.  

 

인구의 증가는 도시의 생성이라는 필연적인 결과로 이어졌고,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로서 '한강의 기적'과 더불어 지금의 발전을 이룬 거대 도시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수를 감안해도 상당히 많은 수의 인구가 생활하는 곳이기도 하고 경제, 문화, 예술, 정치, 사회의 중심 도시라는 점에서 그 변화와 진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지게 사실이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서울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 방법을 장소인문학을 선택한 점은 상당히 유용했던것 같다. 지역에 대한 설명이니만큼 그곳을 차지하고 있는 무수한 장소들과 다양한 사료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결코 지루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이 어디인지는 알지만 정작 서울의 역사나 서울이 거쳐온 변화와 진화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굳이 몰라도 사는데 지장없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그 말처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존재하는 수많은 매력을 느끼는 것처럼, 서울이 곧 대한민국의 그 자체인것처럼 되어버린 요즘 이 책은 이런 상황들에 대한 궁금증과 이해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2013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3년에 걸쳐서 <서울신문>에 장기 연재된 <노주석의 서울택리지>를 기본으로 재구성한 책인데 각각 전편과 후편으로 나눠서 전편은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역사 · 지리적 개념잡기이며 후편은 정치 · 문화적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책 한 권으로 만나는 서울역사 박물관처럼 느껴질 정도로 평소라면 보기 힘든 서울의 풍경을 담은 희귀 사진 자료에서부터 고지도, 그림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좋고 한 장소에 대해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비교하면서 보여주는 부분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자료를 배치하고 있는 점도 내용의 구성면에서 좋은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 나라에 살지만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야 서울에 가기란 외국 나가는 것만큼이나 기회가 없는게 사실인데 이 책을 통해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이모저모를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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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리사 고이치 지음, 김미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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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내 곁에 있어줄것 같던 부모도 결국엔 내 곁을 떠나간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끔(어쩌면 평소에) 이 사실을 잊고 산다. 나중에 효도하리라 생각하지만 부모는 마냥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야 한다. 큰 돈으로 효도할 수 없다면 작은 안부 전화 한통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드리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분명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래도 이별의 순간이 되면 그 아픔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리라는 생각만 할 뿐이다.

 

누구라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경험한다면 이는 쉽게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되는데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14일』은 어머니와의 이별을 앞둔 딸이 그 마지막 시간인 14일(딱 2주다.)동안의 기록을 담아낸 책이다. 보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다.

 

저자는 2011년 12월 부모님과 주말을 보내려 고향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뜻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신장 투석이 필요한 어머니가 어느 날 역시나 신장투석을 위해서 입원한 병원에서 더이상 신장투석을 받지 않겠다고 가족들 앞에 선언한 것이다.

 

만약 어머니가 뜻하시는대로 신장투석을 받지 않는다면 어머니에게 허용되는 시간은 겨우 14일 뿐이다. 가족들로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니는 선택은 최근 우리나라의 국회에서도 논의 되었고 세계적으로도 거론되고 있는 웰다잉(Well-Dying)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14일뿐이라는 어머니의 시한부 삶을 가족들이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의 뜻에 따르기 위해 저자는 어머니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동시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보살피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소식을 궁금해 할 지인들을 위해서 하루에 한두 번씩 페이스북 포스팅을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인간답게 죽을 권리는 환자에게 있다. 마지막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결정도 환자의 생각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14일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을, 그래서 너무나 소중했을 2주일간의 시간을 보내는 리사와 어머니,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는 감동 그 이상을 선사한다. 또한 앞으로 시간을 살아갈 남겨진 가족들의 삶이 슬픔만이 아니게 해주는것 같아 더욱 큰 의미를 주는 책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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