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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K디아스포라를 표현한 크리스털 하나 김 작가의 장편소설 『네가 나를 떠나면』은 최근 해외에서 불고 있는 K-문학의 정수를 다시금 맛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가분들의 경우 창작을 하시는 분들이지만 그중에는 자신의 가족사나 개인적인 삶이 반영된 작품들을 쓰는 것이 마치 숙명처럼, 작가이기에 죽기 전에 해야 할 과업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이민 2세대인 작가가 자신의 외할머니가 경험한 이야기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의 외할머니는 한국전쟁을 직접적으로 겪은 피난민이었고 작가는 할머니를 통해서 그 이야기를 들었고 이것이 작품에 영감을 주었고 작품에서는 열여섯 살의 해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쟁의 발발로 본격적인 피난길에 올라 어머니와 남동생과 함께 부산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을 생각하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곤궁한 삶을 살아간다.
특히나 홀어머니, 아픈 남동생을 둔 상황에서 해미는 결국 친구 경환의 사촌 형인 지수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 결정에는 자신의 현실적인 형편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할머니 세대(어쩌면 어머니 세대)까지만 해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보다는 집안의 사정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이 결혼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그 선택 이후 입대한 지수를 기다리고 또 정전 이후 혼란했던 한국의 상황이나 다시 만난 부부의 상황 등이 잘 그려진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흘러 그 시절의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 세대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 『네가 나를 떠나면』은 시대의 현실과 그 현실을 살아가는 한 개인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지독했던 현대사의 장면들이 그려지는 작품인 것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마음에 담은 사람은 경환이었지만 현실 앞에 부유했던 지수의 구애를 받아들였던 해미, 그럼에도 지수를 사랑하려 했고 그와 동시에 아내로서만의 삶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삶도 살아가고자 했지만 지수는 그런 해미를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고 둘의 삶 역시 공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간다.
어떻게 보면 그 시대 당연하게 여겨졌던 선택을 했던 해미지만 그 이후의 삶은 스스로 개척하고자 했고 해미라는 이름으로 남고자 했지만 이는 쉽게 이루지 못한다. 과연 해미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삶을 살았을까? 그녀의 삶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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