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의학자 - 의학의 눈으로 명화를 해부하다 미술관에 간 지식인
박광혁 지음 / 어바웃어북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화와 의학', 자칫 어울릴것 같지 않은 두 요소의 결합이 은근히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바로 『미술관에 간 의학자』. 이 책의 저자는 굳이 분류를 하자면 후자에 해당하는 인물로 현역 의사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진료실에서 보내는 시간 다음으로 미술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처음 떠난 유럽 배낭여행 당시에도 루브르 박물관을 찾아 직접 마주한 그림들에 전율을 느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정도라면 그저 명화 감상이 취미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으나 저자의 경우에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대상을 이 둘을 결합한 주제의 강연을 할 정도라고 하니 준전문가의 수준에서 쓰여진 책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담고 있는 그림들이 의학과 관련된 그림이라는 점에서 과연 의사의 시선에서 바라 본 관련 그림들은 어떻게 해석이 될까라는 부분에 감상 포인트를 두고 읽는다면 두 분야에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거운 독서가 될것 같다.

 

직접적으로 의학 분야와 관련된 그림들을 대거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시신을 해부하는 그림들-작자 미상의 <존 배니스터의 해부대>, 미치엘 얀스 판 미에레벨트의 <윌렘 반 데어 메이르 박사의 해부학 수업>, 렘블란트의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등-도 나오지만 진짜 흥미로운 부분은 전염병의 상황을 담은 그림, 그리고 사인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병을 추리해볼 수 있는 모습이 담긴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존에 그냥 보고 지나쳤던 그림들이 마치 이제껏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그림들을 만나게 되는것 같아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처음 외과의사는 지금처럼 대우가 좋지 않아 내과의사보다는 한 수 아래로 보았고 심지어는 천대받기도 했는데 그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계기가 루이 14세의 '치루'를 치료하고 귀족의 칭호를 받게 되면서부터라니 흥미롭기도 하다.

 

책에서는 우리가 보통 질병이라고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암이나 페스트, 치루, 지금은 아이들이 예방접종을 하는 디프테리아 등과 같은 육체적 질병에서부터 도박 중독 치료와 같은 심리적(정신적)인 질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학적 소견을 만나볼 수 있는 그림들을 실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는 신개념 명화 감상법을 알려 줄 책인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