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많이 변해서 이제 여성이라고 해서 하지 못할 일은 없어졌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여서 각계각층, 다방면에서 여성들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분야에서는 여성의 진입은 다소
어려운게 사실이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선보일 때는 화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표면상으로는 차별도 금지도 없으나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여전히 더 발전해야
할것 같은 분위기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과학분야는 확실히 여성보다는 남성의 인지도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인『뼈
탐정』은 '법의인류학자 다이앤 프랜스'를 소개하고 있고 법의인류학자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미드 본즈의 여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어서인지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던 편이다.


흔히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에게 이 말은 통하지 않는것 같다. 오히려 그들은
죽은 이의 시체에서 또는 흔적만 남았다 싶은 뼈를 통해서도 다양한 사실들, 때로는 결정적인 단서까지 찾아내니 범인의 눈에서는 그들의 능력이란
실로 놀라울 정도이다.
다이앤 프랜스는 바로 그런 인물이다. 뼈를 좋아하는 법의학자 겸 인류학자인 그녀는 소위 '뼈
탐정'이다. 그녀는 뼈를 통해서 죽은 이의, 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친다. 어찌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을 하는 여성이다. 뼈 탐정이라는 일 그
자체, 또 그 일의 성과도 그렇지만 사실 뼈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사체를 검사해야 하니 마냥
즐거운 일만을 아닐텐데 왠만한 담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 이런 부분에서도 남자와 여자를 떠나 대단한것 같다.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의 법의학자이자 인류학자로 불리는 다이앤 프랜스의 삶이라는 개인적인
분야와 함께 또다른 축으로 전문가로서의 연구와 업적을 잘 보여준다. 그녀가 한 일들 보면 러시아 왕족, 살인 사건의 범죄자, 남북전쟁 당시에
참전한 군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이들의 뼈를 분석해서 그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내는 일을 해왔는데 남자와 여자의 뼈가
다르고 어른과 아이의 뼈가 다르고 뼈에 남아 있는 아주 조그마한 흔적도 의외로 큰 정보 제공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흥미로웠다.
내 기억 속 뼈를 연구하는 사람은 영화 <쥬라기 공원>의 고고학 탐정들이였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범죄와 관련된 경우가 많고 또 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드라마 등으로 만날 수 있어서 뼈 탐정이라는 인물이 마냥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아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