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여행의 배경 - 작품의 무대를 찾아가는 어떤 여행
이무늬 지음 / 꿈의지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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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배우 김서형 씨의 이탈리아 여행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여행의 테마는 그녀의 직업적 특성과 맞물려 이탈리아 곳곳을 여행하되 영화의 배경이 된 곳들을 위주로 여행을 하는 것이였는데 지금 소개할 『다정한 여행의 배경』은 비록 전문 여행가도 작가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주 우연한 기회에 평소 자신이 써보고 싶었던 글의 테마를 발견하게 된 경우이다.

 

'배경여행가'. 작가를 소개하는 한 줄이다. 전문 여행작가도 아닌 배경여행가란 어떤 사람일까? 한 회사에 입사한 뒤 일본으로 출장을 다녀 온 저자가 여행지에서 사온 선물을 팀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동료가 그녀에게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고 출장을 다녀왔냐고 말이다. 처음 무슨 말인가 싶었던 저자는 출장을 다녀온 지명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되고 바로 이 우연의 일치(내지는 깨달음)에서 이제껏 자신이 쓰고 싶었던 글을 '책, 영화, 드라마 속 그곳, 그 맛, 그 말'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여행기를 써 올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단순히 소개글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남는 곳들을 위주로 써갔고 이를 위해 나중에는 여행을 계획하고 실제로 그곳을 다녀오고 글과 사진을 정리하고 때로는 그림까지 그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해서 탄생한 약 5년 간의 기록이 『다정한 여행의 배경』으로 묶였고 저자는 이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 영화, 드라마를 보고 주인공이 지워진 배경으로 여행을 떠나는 배경여행가라는 다소 특수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책에는 상당히 많은 곳이 소개된다는 점이 놀랍다. 그만큼 여행을 다녀왔다는 말이 될 것이고 이는 동시에 그만큼 마음에 남는 작품들이 많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기도 해서 여러면에서 많은 경험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배경으로는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설국』의 배경이 된 일본의 에치고 유자와에 위치한 다카한 료칸이다. 마치 작품 속 배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이외에도 일본을 배경으로 한 곳들이 제법 등장하고 유럽의 경우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고흐의 편지』속에 등장하는 남프랑스의 아를을 비롯해 핀란드, 영국, 에스토니아 등과 함께 미국, 중국 등에 걸쳐서 다양하다.

 

작품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 배경이 되는 여행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명대사, 저자의 감상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있어서 아마도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자신에게 인상적이였던 작품의 배경을 리스트로 만들어 볼 수도 있을것 같고 한편으로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곳들로의 여행을 꿈꾸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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