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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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 대선 때 화제가 되었던 것이 팩트체크였을 것이다. 정보화의 시대에 가히 넘쳐난다는 말에 걸맞게 때로는 진짜가 가짜가 되기도 하고 가까가 마치 진짜인것 마냥 유통되기도 했다. 이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 속에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잘 가려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야 하는데 사실 이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의 대중화는 일반인들도 일급비밀 정도 수준이 아니고서는 왠만한 정보에는 모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면(심지어는 언어 번역도 가능해진 세상이다) 그 범위는 더욱 확대된다.

 

어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포털 사이트에 질문을 등록해서 그 질문에 달리는 답변들을 채택할 수 있기까지 한데 이 과정에서 보면 자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을 표기한 경우도 있다. 물론 이들이 진짜 전문가인지는 알 수 없고 홍보를 위한 목적에서 답글을 달 수도 있다. 게다가 개인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누구라도 자신의 취향을 웹상에 드러낼 수 있게 되면서 점차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전문가보다 더 화제가 되고 이것이 오히려 입소문을 타면서 책을 출간한다거나 방송에 출연하다거나 하는 식으로 전문가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꼼꼼하게 따져보면 분명 진짜 그 분야에서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그 이상까지 파고들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전문가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하니 과연 이러한 현상이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가에 대한 문제는 분명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자신의 관심과 흥미에서 시작된 일이 화제가 되면서 어느 덧 웬만한 전문가로 추앙받기도 하고 언론매체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지극히 전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에도 인지도를 고려한 유명인들을 패널 등으로 초빙해 그들이 이야기가 마치 보편타당한 이야기인것처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에 꺼리낌이 없다.

 

그렇다면 진짜 전문가는 또 어떤가? 전문가이나 자신과 상관없는 분야에 등장해 이야기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당장의 편의, 당장의 관심과 호응 등만을 고려한 이런 행태야말로 진짜 전문가가 설자리를 잃게 하고 그 분야의 권위를 하락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너만큼 알아'라는 도발적인 문장이 이 책의 모든 것을 압축하고 있는 단 한 문장으로 느껴지는 것도 우리가 너무나 쉽게 전문적인 내용을 알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해 나도 전문가 못지 않게 안다는 생각에 진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필요치 않아 한다면 과연 이것은 전문가의 반대편에 선 강적들이 책임을 져 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위의 경우 그렇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이런 상황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너만큼 알아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지 모르나 자신과 타인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나도 너만큼 아니 내 말대로 해가 아니라 진짜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고 또 그들의 이야기에 경청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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