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탐닉 - 미술관에서 나는 새로워질 것이다
박정원 지음 / 소라주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미술관을 갈 감성은 있고 유명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많이 접하다보니 약간의 지식 정도는 지니고 있는 수준이다.

 

보통 그림을 담아낸 책을 보면 유명한 화가의, 어쩌면 화가의 이름보다 더 유명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림탐닉』에는 보다 새로운 느낌의 그림들 62편이 수록되어 있어서 책을 통해 잘 몰랐던 그림들을 만나게 된것 같아 더 좋았다.

 

특히나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단순히 그림에 대해 소개하고 그림을 분석한 에세이가 아니라 그림 자체가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것 같은 특이함 때문일 것이다. 어떤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아가 전문가의 분석과 이해가 곁들어질 때 그분들의 다양한 견해나 반대로 공통된 견해가 있을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이야기와 별개로 해당 작품을 보는 이마다 다른 감상평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은 누가, 어떤 상황에서 보느냐에 따라 참 많은 이야기가 표현될것 같아서 더욱 재미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화가로서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명화들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고 이것이 훗날 그림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에세이로 엮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하는데 마음 · 사람 · 삶 · 시대 · 풍경이라는 테마로 나누어서 화가들의 작품을 담고 해당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들려준다.

 

물론 해당 작품에 대한 공통적인 정보(화가 이름, 작품명, 화가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실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정보와 주관적인 해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이 책 전체에 담긴 62편의 그림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였던 그림을 꼽으라면 위의 두 작품이다. 뭉크라는 화가에 대해 잘 몰라도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되어 아마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을 <절규>라는 작품과는 비교도 되지 않아 보이는 어딘가 비통함이 느껴지는 노인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는데 마치 살아 움직이는, 그래서 금방이라도 어깨를 들썩일것 같은 뭔가 비현실적인 것을 목격한 이의 모습을 담아낸 <절규>와는 차원이 다른 '고통'이 느껴지는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두 번째 그림은 그림이라기 보다는 영화 포스터 같은 분위기, 특히나 평범한 듯 보이는 집과 하늘을 배경으로 똑같아 보이는 옷차림의 인물이 무수히 많이, 마치 자가증식하는 듯한 분위기가 일반적인 그림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서 신기하기까지 했던것 같다. 

 

전문가인 저자가 들려주는 그림에 대한 해석과 설명을 읽는 재미도 분명 있고 이 해석을 보기 전에 다른 정보없이 그림을 먼저 보고 스스로 감상을 한 다음에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생긴다면 책 사이사이에 정리되어 있는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한 방법일것 같아 그림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보고픈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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