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의 기준이란 시대에 따라 변한다고들 하는데 최근을 생각해보면 소위 말랐다고 생각될
정도의 날씬함과 예쁜 얼굴이 미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보통의 체중을 지닌 사람들조차도 사실은 자신이 결코 뚱뚱한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살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우리 사회에서 살찐 사람은 여러가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면서 체중감량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텐데 여름 휴가를 앞두고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들도 많을것 같다.
어딘가 모르게 날씬한 사람은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뚱뚱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여겨지는 요즘
당당히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제스 베이커.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살뺄 자신이 없으니 자기 위안으로 이런 말 하는거 아니냐고 좋지
않은 시선에서 바라볼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신에 대해 당당히 자신은 뚱뚱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녀는 폄하의 의미가 담긴 '뚱뚱하다'라는
단어는 전적으로 학습되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긍정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더 많은 낙인을 부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몇 해 전 몸매를 이유로 애인에게 차인 직 후 스스로의 몸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때에 우연히
블로그 서핑을 하다가 사이드바에 뜬 다른 추천 블로그를 계속해서 옮겨가던 중 <니어사이티드 아울>이라는 블로그를 보게 되고 블로그
주인인 라셸 역시 뚱뚱했으나 행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면서 '인생을 자기혐오에 빠져 보낼 필요는 없다(p.13)'는 결심을
하게 되고 이후 <밀리턴트 베이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다.
책에서는 자존감을 넘어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되는 마음 다이어트 이야기를 들려준다. 막
먹으라는 이야기도 아니면 날씬한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들의 적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며 유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책이다. 아울러 책에 소개되어 있는
'Guest Essay'나 '도전! 뚱뚱한 사람도 할 수 있다'도 좋은것 같다. 물론 건강을 해할 정도의 뚱뚱함이라면 이는 혐오의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도 감량이 필요하겠지만 그럴 정도가 아니라면 진짜 필요한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