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씽 (예담)
니콜라 윤 지음, 노지양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에브리씽 에브리씽』은 동명의 영화인 「에브리씽 에브리씽」의 원작 소설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알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존 그림의 소설인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처럼 눈물 콧물 빼는 신파조에 가까운 이야기인줄 알았다.

 

왠지 결말이 딱 보이는, 마치 결말은 정해져 있고 그 결말 하나만을 향해 가는 동안의 가슴 아프디아픈 그런 이야기인줄 알았던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주인공인 매들린 위티어는 SCID즉, 중증복합면역결핍증이라고 하는 희귀한 선천적 질환을 겪고 있는 얼마 전 18살이 된 십대 소녀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 심지어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사용하는 세제도, 누군가의 향수도, 자신이 먹은 음식에 들어간 이국의 향신료도 당장에 자신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말 그대로 세상 모든 것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병으로 그런 매들린을 지키기 위해 의사인 엄마는 집안 전체를 마치 병원의 멸균실처럼 관리한다.

 

언제 어떤 것에 감염될지 모르기에 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은 매들린의 죽음과도 직결된다고 생각하기에 엄마는 매들린을 세상과 철저히 격리시키며 자신과 자신을 대신해 매들린을 돌보는 간호사인 칼라를 제외하고는 누구와의 접촉도 제안한다.

 

 

매들린은 온통 소독된 자신의 방에서 역시 소독된 가구와 물건들 속에서 하루하루 검진과 보호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으로 자기 또래의 남자아이인 올리버(매들린과 올리버의 가족은 올리라고 부른다)네 가족이 이사를 온다.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치고 이후 마치 탑 속에 갇힌 라푼젤마냥 창문을 통해 올리와 그 가족들을 지켜본다. 그리고 서로 마주보다시피한 창문을 통해 이메일을 주고 받고 그때부터 매들린은 올리와 친구가 되어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주고 받는 동시에 어쩌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그 나이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기분을 점차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음 약한 칼라에게 부탁해 엄마 몰래 올리를 집으로 초대하고 그때부터 매들린은 올리와 친구를 넘어 지독한 첫사랑에 빠진다. 사랑 때문에 죽는 법은 없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라고 말하는 칼라는 매들린을 도와주지만 결국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올리가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서 맞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아무 걱정이나 고민 없이 올리를 걱정하며 세상으로 뛰쳐나간다.

 

결국 이 일로 엄마가 모든 일들을 알게 되고 인터넷도 제한되며 칼라는 해고된다. 그렇게 또다시 혼자가 되어가는 가운데 매들린은 놀라운 사실과 직면하게 되는데...

 

처음의 짐작과는 어쩌면 전혀 다른 반전, 그리고 이어지는 결말. 이야기의 도입부에 나왔던 매들린의, 스스로가 생각해도 불필요한 행위라고 했던 것이 돌고돌아 큰 감동의 고리로 이어지는 구성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해서 기대했던 신파조의 감동과는 또다른 재미를 얻게 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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