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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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문학상은 여러 개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권위있게 여겨지는 문학상은 아마도 대부분이 예측했을 노벨문학상일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나라의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고 때로는 의외의 인물이 수상해서 논란을 낳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수상을 하고 나면 이후로는 서점가에서 그 사람과 관련된 인물도서나 그 작가의 수상작품을 비롯해 다른 작품들까지 하나의 코너가 만들어져 독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을 다 읽어 본 것도 아니고 비교적 근래에 발표된 수상 리스트의 경우에는 관심있게 보고 가급적이면 읽어보려 하지만 그 마저도 열성적이지는 않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노벨문학상에 세 차례나 오른 현대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소위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는 낯설게 느껴졌다.

 

탐미주의라는 어딘가 모르게 엔틱한 느낌마저 드는 이 작품은 웅진지식하우스의 일문학선집 시리즈의 세 번째 도서로 지난 1991년에 이은 개정판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인 미조구치는 추남에 말더듬이에다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이런 것들이 합쳐서 미조구치의 삶은 어릴 때부터 고독했다. 그런 미조구치에게 작은 절의 주지였던 아버지는 자주 금각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는데 세상에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적인 면에서 자신과는 완벽하게 대조를 이루는 금각에 대해 어떤 일체감을 느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들어 온 말이기에 어떤 친밀감을 느끼거나 자신에게 있어서는 미의 기준이나 상징처럼 되어버리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하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던 중 전쟁이 반발하고 폭격이 쏟아지는데 흥미로운 점은 미조구치는 이 사건을 하나의 계기처럼 생각하고 마치 이 상황 속에서 금각과 자신이 하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폭격 이후에도 멀쩡한 금각과는 달리 자신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하게 되면서 오히려 미조구치가 느꼈을 상실이나 좌절은 더 크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평생을 미의 절대기준처럼 여겨지는 금각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생생하게 느끼는 미조구치에게 금각은 애증의 대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 발생한 금각사의 방화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창작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아하고 읽는다면 왠지 미조구치의 심리나 행동 변화 등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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