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블룸 - 희망을 잃어버린 블룸 가족에게 까치 펭귄이 선물한 놀라운 기적
캐머런 블룸.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박산호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살아 있는 한 희망이 있다고들 하지만 막상 절망적인 순간에 놓이면 이런 말들이 당사자에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나와 같은 상황이 아니니 그런 말을 쉽게 하지라고 반발심이 생긴다해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인생에서 행복하기 그지없는 순간, 지극히 평화로운 순간에 닥친 절망은 그 여파가 몇 배로 크게 다가올 것이며 이는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펭귄 블룸』역시도 그런 이야기다. 살아가면서 닥치지 말았으면 하는 불행이지만 누구에게든 닥칠 수 있는 일을 경험한 블룸 가족의 이야기가 바로 그러하다.

 

 

이 책의 저자는 캐머런 블룸으로 블룸 가족의 가장이다. 그는 아내 샘을 장인어른의 파이 가게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계속해서 마주치며 서로 알아가고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사랑에 빠지고 둘은 캐머런의 표현대로라면 다시 아내와 결혼식을 하고 싶을 정도의 행복한 결혼을 한다.

 

여러 면에서 두 사람은 영혼의 단짝처럼 잘 어울렸고 이는 여행에서도 다르지 않았는데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은 두 사람이 세계 곳곳을 누비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화려하거나  편리한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에 오지 탐험 같기도 한 여행을 선호하는 편인 두 사람은 서로가 너무 잘 맞아 결혼 이후로도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그러다 샘이 첫 아들 루벤, 둘째 아들 노아, 막내 아들 올리버를 힘겹게 낳고 나서는 블룸 가족은 이젠 완벽히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듯 해 보인다. 그리고 장인어른의 죽음 이후 가족은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처음에는 이집트를 선택하지만 곧 현지 상황이 녹록치 않아 태국 푸켓으로 여행지를 변경한다.

 

도착한 푸켓은 아이들이 경험하길 바랬던 태국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에 블룸 가족은 미니밴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다. 그리고 도착한 타이만에 있는 작은 마을. 이곳에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는 순간을 보내던 바로 그때, 이들의 시간이 멈췄다.

 

샘이 전망대의 안전펜스에 기대어 있었는데 이것이 부서지면서 샘이 엄청난 충격을 받으며 바닥으로 추락한 것이다. 세 아들은 엄마의 사고를 바로 눈 앞에서 목격했고 남편인 캐머런 역시도 이를 충격어린 가운데 지켜보았다.

 

이 사고 후 오랜 시간을 거치며 천만다행으로 샘은 목숨은 건졌지만 더이상 에너지 넘치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샘의 모습은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녀는 마치 삶에 대한 끈을 점점 더 놓아버리는 사람처럼 그렇게 자신 안에 침잠하고 있었고 캐머런은 자신의 인생 최고의 사랑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펭귄이 왔다.(p.31)

 

노아가 우연히 발견한 다친 새끼 까치 한 마리. 어쩌면 가족들은 그 까치에게서 샘의 모습을 발견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펭귄이라 이름 붙인 까치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줬을 것이고 펭귄 블룸이라는 이름의 블룸 가족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블룸 가족은 펭귄을 통해서 샘의 사고로 얻은 충격과 아픔을 치유해 간다. 이 책에는 펭귄과 블룸 가족이 함께 지낸 2년 동안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이것은 대중에겐 『더 블루 데이 북』으로 잘 알려진 사진작가이자 아버지인 캐머런이 새끼 까치의 성장과 이들이 점차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게 되었고 이것이 화제가 되어 이렇게 책으로도 출간된 것이다. 게다가 현재 미국에서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니 영화도 기대된다.

 

절망의 순간 다시 희망을 갖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텐데 블룸 가족에게 있어선 마치 희망의 메신저처럼 새끼 까치가 나타나고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치유의 힘이 되어준 셈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뛰어넘어 희망을 되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