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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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는 이승우 작가가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말 그대로 '사랑이 뭐길래'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승우 작가는 지난 1981년 『에리직톤의 초상』을 통해서 등단한 이래로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서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이 그려진다.

 

책에는 세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마치 세상 모든 평범한 사랑의 축소판 같은 이야기로 형배, 그의 대학 후배인 선희, 여기에 영석까지. 이들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맞물려 있다. 먼저 선희는 과거 형배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었다. 그리고 형배는 이 당시 선희의 고백을 거절했고 이에 그녀는 가까스로 마음을 정리하게 된다.

 

그러나 선희의 고백으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난 즈음 형배는 소위 뒷북치듯 그 사랑을 깨닫게 되고 이제는 오히려 그가 선희에게 고백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좋은 상황은 선희가 형배에게 고백했을 때 형배도 그녀를 사랑해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으로 맺어진다면 좋았겠지만 애초에 그런 상황은 벗어난 셈이다. 게다가 여기에 영석이 등장한다. 뒤늦게 선희에게 고백하는 형배, 지극히 의도된 사랑 고백으로 인해 오히려 선희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영석, 그런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선희. 완전히 끝나버렸다면 다행이였을테지만 뒤늦게 자기 멋대로 고백하고 어찌됐든 연결의 고리를 이어가는 선희와 형배의 모습에서 강한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 영석,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영석에게 질린 선희는 그를 떠나게 된다.

 

참으로 엇갈린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다. 사랑이 결코 쉬울수는 없겠지만 지나치게 무겁게 생각한 사랑은 오히려 사랑할 기회를 뺏어가버리고 믿음이 부족한 사랑은 또 상처로 돌아온다. 어찌보면 너무나 평범한 사랑 이야기, 엇갈리고 그 과정에서 고통받는 평범한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어디에나 있음직한, 엇갈린 사랑이 한없이 안타까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사랑이 원래 그래'라고 주억거리게 되는 그런 이야기여서 제목처럼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진짜 이야기는 마치 인간에게 기생하며 살아있는 사랑의 생애와 본질을 만나게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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