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 반짝임과 덧없음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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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문호인 헤르만 헤세가 나비에 대해 이토록 많은 관심을 가졌는지는『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를 통해서 처음 알았다. '나비'가 자연 속의 그의 뮤즈였다니 상당히 흥미로운데 이 책을 보고 있으면 헤세가 나비에 대해 상당히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어렸을 때 여름방학 숙제를 위한 곤충채집에서나 봤던 것이 나비인데 그나마도 도시에 살다보니 나비를 보기도 힘들어졌는데 헤세는 나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나아가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하필 나비였을까? 무수한 자연의 생명체들 중에서도 그의 뮤즈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헤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창조의 일부이자, 경탄의 효과적이고 탁월한 대상이며, 가슴 떨리는 일을 체험하고 엄청난 기적을 예감하는 동시에 생명 존중을 배울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기(p.12)'라고 표현하고 있고 곳곳에서도 나비에 대한 찬사가 적혀 있다.

 

책에서는 이처럼 헤세가 표현한 나비에 대한 심오한 관찰은 물론 시와 그의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나비 이야기 등이 담겨져 있다. 나비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에 대해 나비 채집이나 사냥을 하는 사람들이 이들을 보존하는데 있어서 긍정적인 일을 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의아하지만 한편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기도 해서 헤세에게 있어 나비는 단순히 미적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 이상의 존재였음을 알게 한다.

 

게다가 점차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나비가 점점 사라지는 현실에서는 인류가 지구의 환경을 파괴해가는 과정이 언급되고 나비가 다른 동물들과 연관되어 있는 동시에 자연의 순환에서 없어서도 안되는 존재라는 점에서 아인슈타인이 벌의 수가 줄어들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우려한 것처럼 헤세는 나비 개체의 급격한 감소를 심각한 경고 신호로 보면서 겉으로 볼 때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나비이지만 나비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인간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적 토대가 됨을 주장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나비에 대해 이런 접근이 가능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고 헤세가 나비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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