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규영 글.그림 / 사물을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은 규영이라는 작가의 어른을 위한 첫 번째 그림책으로서 이미 독립출판 했던 책을 개정 증보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가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경우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이자 어쩌면 내 이야기일수도 있어서 더욱 좋은것 같다.

 

1년 열두 달 중에서 이제 그 마지막 달인 가운데 읽기에 딱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올 한해 나의 열두 달은 어떠했는지를 떠올려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열두 달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때로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건축물과 바람, 동물의 열두 달도 만날 수 있는데 이들 모두의 열두 달 안에는 나머지 존재들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되어 있어서 마치 이 세상의 열두 달을 만나는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는 「후폭풍녀의 열두 달」로 실용음악학원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강사이자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20대 중반의 상당히 동안인 여성으로 그녀의 1월은 사랑하는 남자와의 헤어짐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거의 열두 달을 그와의 헤어짐 때문에 아파하고 후회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점차 이별을 극복해가는 가운데 주변으로부터 힘을 얻기도 하고 스스로 힘을 내기도 하면서 자신이 바라던 꿈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헤어졌던 그와 재회하면서 해피 엔딩을 맞이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후후폭풍남의 열두 달」는 앞선 이야기 속 여자의 남자친구로 그녀와의 이별은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고 스스로 잘 해낸다고 생각하지만 이사와 여행 등을 통해서 오히려 그녀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이외에도 처음 세상에 나와 한 돌이 될때까지 점차 세상 속에서 커가는 「아이의 열두 달」이야기로 함께 사는 강아지와 교감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도 인상적인데 이후 나오는 「개의 열두 달」에서는 앞선 이야기가 아이의 시점이라면 이번에는 그 아이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개의 시점에서 열두 달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스팀녀의 열두 달」은 취업을 위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이력서를 쓰는 취업준비생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르바이트와 인턴 생활을 거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 마침내 취직하게 되는 이야기다. 「야근남의 열두 달」은 스팀녀가 인턴 사원일 때 사수였던 남자로 서른네 살의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이다. 보통의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승진이냐 이직이냐를 고민하는 인물로 후폭풍녀의 소개팅남으로 잠깐 등장하기도 했었다.

 

「도서관의 열두 달」은 이제 곧 철거가 될 도서관이 주인공으로 열두 달 동안 도서관에는 각 시기마다 어떤 사람들이 오고가는지 등을 이야기하는데 자신을 찾아오는 바람인 히후가 어디든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내심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스팀녀의 동생이자 야쿠르트 아줌마의 아들이자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는「고3의 열두 달」도 이야기가 상당히 귀엽고 재미있다. 크게 까탈부리지 않으면서 인턴으로 번돈을 자신에게 용돈으로 주는 누나에게 극진하게 인사를 한다든가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엄마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걱정이 되어 커다란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하고 수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모습은 점점 수능일이 다가오는 현실을 네모칸에 잘 비유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해피엔딩의 이야기이면서 유머러스하고 재미도 있다. 게다가 감동을 선사하는 부분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자체가 궁금해서 선택했던 책인데 기대 이상의 만족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