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 91세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인생 편지
앤더슨 쿠퍼.글로리아 밴더빌트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앤더슨 쿠퍼를 표현하는 말은 참 많다. 그가 미국내 엄청난 재벌가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흥미롭고, 무려 2000억이 넘는 유산 상속을 거부하고 CNN의 간판 앵커가 되어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세상 곳곳 세상 끝으로 가 상처 받은 사람의 편에서 사실을 보도하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온통 하얀색이 머리색도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것 같은데 재벌 3세로 태어나 자신의 가문이 아닌 스스로의 모습이 먼저 보이기를 바란 앤더슨 쿠퍼는 그가 밴더빌트라는 이름을 갖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손꼽히며 몇 해전에는 자신의 성체성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사람들로부터 다시금 박수를 받는 그가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에서는 자신의 어머니인 글로리아 밴더빌트와 주고 받은 편지를 담아낸다.

 

 

엄청난 재벌의 후손으로 태어난 세상이 바라보는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야 했던 어머니, 태어난 이후부터 모든 것이 마치 연극 무대에 올려져 모두에게 공개되듯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는 현재 그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이다.

 

아흔이 넘는, 여전히 창조적인 활동을 하길 원하고 예전보다 더 예민하고 날카롭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명로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머니는 아흔 살을 넘길 때까지 그 나이를 느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작가, 모델, 디자이너, 미술가 등의 삶을 살아오며 스스로는 자신의 나이가 그렇게 많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살아가던 중이였다.

 

그러나 아흔한 번째 생일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까지 가게 되면서 앤더슨 쿠퍼는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형의 연이은 죽음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 되었다.

 

결국 그는 더 늦기 전에,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대화법으로 어머니와 자신 사이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하고 싶었고 새로운 방식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이메일이였다. 거의 1년 가까이 계속된 대화, 초기에 어머니는 이메일을 막 사용하기 시작했기에 한두 줄밖에 쓰지 않았지만 이후 익숙해지자 매우 상세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시작한다.

 

이처럼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는 어색하고 쑥쓰럽고, 당연하다고 해서 점점 더 미뤄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늦기 전에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여서 우리에게도 그런 계기가 되어 준다면 아마도 이 안에 담긴 이야기만큼이나 분명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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