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부터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다. 옛날에 내가 살던 집도 아닌, 내가 죽은 집이라니... 그렇다면 과연 그 '나'는 누구일지가 상당히 궁금해진다. 마치 마귀의 손같은 나무 가지들로 둘러 쌓인 더 기괴하게 생긴 집을 담고 있는 표지를 보면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 상당히 으스스하다고 느껴진다.

 

어느날 7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나를 찾아와 특이한 부탁을 한다. 바로 지도와 열쇠의 집으로 함께 가달라는 것이다. 어릴적 기억이 전혀 없는 것이 늘 이상했던 사야카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한동안 아버지의 행동이 수상했던 것과 이 열쇠가 무슨 관계가 있을 것이며, 왠지 그곳에 가서 정체를 알고 나면 자신의 어릴적 기억들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그녀와 함께 지도에 그려진 집으로 찾아가고, 외딴곳에 자리한 외양마저 기괴한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사야카가 가져온 열쇠는 그 집의 현관이 아닌 지하실로 들어가는 열쇠였고 집으로 들어가니 아무도 살지 않지만 20여 년전 모습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마치 어제까지도 살았던 것처럼... 그렇게 살림살이들이 놓여져 있는 것에 나와 사야카는 더욱 의심스럽게 생각한다.

 

 

당장에 뭔가를 찾지 못하고, 점점더 미궁으로 빠지려고 하던 찰나 그집의 아들로 추정되는 유스케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날 돌아오려고 했던 계획은 그집에서 머물며, 유스케의 일기를 차례대로 읽으면서 뭔가 실마리를 발견하고, 그 집의 다른 곳들에서 찾은 여러 것들로 점점 더 진실에 가까워져 간다.

 

그리고 맨처음 성서에서 발견한 동물원 입장료 두 장이 엄청난 사실을 담고 있음이 밝혀진다. 사야카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을 찾기 위해서 왔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른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의 의미가 밝혀진다.

 

그저 기괴하게 느껴졌던 그 집에 감추어진 진실에 경악하기 보다는 슬픔이 느껴진다. 그집의 정체를 알아 가면 갈수록 그집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동시에 떠오르면서 어쩔수 없었다는 그말이, 그것밖에는 과연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하는 후회가 느껴진다.

 

얼핏 보기에는 이 책의 장르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어린시절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 사랑할줄도 안다는 말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소설이다. 전혀 별개의 문제일것 같은 두가지가 결국엔 동일선상에 있음에 무서움이 안타까움과 누군가의 아픔으로 변해가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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