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28』로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정유정 작가의 첫 에세이라는 점도 흥미로운데 그
내용이 『내 심장을 쏴라』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승민이 마지막까지 그리워했던 신들의 땅 히말라야로 생애 처음으로 여행을 떠났다니 내용도 상당히
기대된다. 김혜나 작가와 함게 안나푸르나 환상 종주17일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는데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이는 여행일것 같아 떠난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창작의 고통을 내가 알 수 있는건 아니지만 오직 장편으로만 4편의 소설을 썼다면 자신의 내부에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말도 이해가 될 것 같다. 정유정 작가는 바로 그런 마음에서 다시 에너지를 얻기 위해 고민하다 찾아낸 해결 방법으로
자신이 쓴 소설속의 주인공이 원했던 것을 실행하고자 했던 것이다.
『내 심장을 쏴라』를 읽어 보질 못했으니 승민이 왜 히말라야를 가고자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히말라야가 지닌 의미를 생각하면 결코 평범하다 할 수 없기에 책의 초반에 등장하는 등반의 루트와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별 단면도를 보면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예전에 박범신 작가님이 터키를 여행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데 이후 그 내용이 책으로 나왔었다.
정유정 작가 역시도 자신이 안나푸르나 환상종주(Annapurna Circuit)한 내용을 이 책에 담고 있는데 그 여행을 통해서 힐링을 얻은
동시에 에너지를 담은 책이 바로 이 책이 되는 셈이기도 하다.
네팔 히말라야 산맥 중부에 자리잡은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면서 자연을 마나고 그속에 자리한
문화까지 경험하는 모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중간즈음 자리한 5416m의 쏘롱라패스(Thorung La Pass)를 보면 이걸 정말
하겠다는 건가 싶어질 정도이다. 기본이 1000m는 될 것같은 코스를 보면 무슨 전문 산악인의 등반 일지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여행의 목적과 의미가 저마다에게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을 얻기 위해서 떠난다. 그건 다른 의미의 힐링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게 떠났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상황들은 떠나기 전과 다를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힐링을 하고 온 자신은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기에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정유정 작가 역시도 이번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끼는 것 이상으로 자신에게 돌아갔을때 다시 힘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물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 떠난 여행일테니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힐링을 위해서 잘 떠나지 않는
여행지임에는 틀림없지만, 오히려 고행의 길처럼 느껴지는 것이 더 맞을것 같지만 그렇기에 그 길을 힘들지만 무사히 넘겼을때 느꼈을 감동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것이기에 인생에서 한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