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부모에게 답하다 - 청소년과 부모가 영화로 소통하는 인문학 이야기, 2014 세종 도서 교양 부문 선정 도서 인문학 콘서트 1
최하진 지음 / 국민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영화와 인문학이 만난 이 책은 특이하게도 영화속에서 부모와 자녀가 행복하게 되는 순간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교육에 대한 책들은 이미 많이 있어 왔지만 영화에서 그런 내용을 적용해 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실제로 책속에는 총 21편의 영화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도 본 영화가 많고, 익히 그 작품성이 인정된 영화들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빌리 엘리어트>, <죽은 시인의 사회>, <세 얼간이>,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이름은 칸> 등을 보면 내용 자체도 결코 오락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고리타분하게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재미없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의외로 재밌다. 물론 감동이 크다. 그래서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영화들을 보면 확실히 부모와 갈등하는 자녀들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학습적인 내용이나 앞으로 직업 선택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정작 나의 자녀가, 나의 부모님이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지는 모르는 것이다.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처음부터 나오지 않는다.

 

때로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자신을 참 힘겹게도 한다. 그래도 가족이, 부모와 자식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보면 감동이 배가 되는게 사실이다.

 

 

21편의 영화 중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 광산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형을 둔 빌리가 나온다. 권투장에 가져다 줄 돈으로 어느날 빠져든 발레를 한다. 그 마을에서는 유일한 발레리노다. 당연히 아버지는 여자들이나 할 법한 발레를 선택한 아들과 갈등을 겪지만 나중에 누구보다 아들이 제대로된 발레 교육을 받기를 원다.

 

거칠고 투박하고, 그래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아버지와 큰형은 마치 판박이 같지만 빌리가 혼자 발레 학교로 가기 위해 탄 버스가 떠나는 순간 형은 빌리에게 진짜 속내를 보여준다. 빌리가 발레 학교에서 면접 시험 때 발레를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도 명장면이라 할 수 있지만 바로 이 장면도 개인적으로 멋졌고, 빌리가 수석 발레리노가 되어 독무를 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모습은 정말 예술이다.

 

빌리를 발레 학교에 보내고 아버지가 다시 탄광으로 내려가는 형의 모습은 일상적이지만 비장하고 아름답다. 동생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일테니 더욱 그렇다. 그러니 빌리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비상을 지켜 볼 자격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책은 이렇게 영화의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내용에 대한 분석도 하고, 그속에서 부모와 자식의 모습을 해석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사례를 들어 말해주기도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체조의 양학선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동적으로 보았던 영화를 이렇게도 접근이 가능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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