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2008년 10월 21일 아침 영국 유수 매체들에 실렸다는 한 여성의 부고를 보면 과연 이 사람이 누구길래 ‘런던 문단의 별이 지다’라는 제호가 붙었고, 수많은 작가들이 추모사가 쓰였는지 궁금해진다. 실제로 그녀는 런던 문단의 별이였지만 작가는 아니였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영국의 전설적인 문학 에이전트의 팻 캐바나였다고 한다. 이렇게 말해도 솔직히 누구지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녀의 남편이 바로 2011년 국내에 소개되어 큰 관심을 이끌어낸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작가인 줄리언 반스였던 것이다.

 

남편인 줄리언 반스의 명성과는 별개로 그녀 자신은 문단 사교계의 호스티스였으면 수많은 문인들을 발굴하거나 후원 하는 등의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에 충분했던 사람이였던것 같다. 시간이 제법 지났다면 지났고, 여전히라고 말한다면 아직은 얼마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아내의 죽음 이후 불리언 반스가 자신과 아내에 대해 유일무이하게 썼다는 회고록인 동시에 자신의 개인적인 내용을 담은 에세이가 바로 이 책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알지 못하고 책제목을 봤을때는 소설책이지 안을까 싶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알고 보니 왠지 이 책의 제목부터 마음을 애잔하게 만드는것 같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 이후에도 일제의 인터뷰를 거절한채 작가로서의 본분을 다하듯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그림자를 통해』를 펴냈다고 하니 이 책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는 제각기 다른 세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첫번째 이야기 '비상의 죄'와 두번째 이야기 '평지에서'는 19세기 후반의 실존인물인 영국인 프레드 버나비와 프랑스인 사진가 나다르, 여배우인 사라라는 세 인물의 비행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중 먼저 나다르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가 죽음과 함께 땅속에 묻히자 땅 위의 삶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데 그것이 왠지 줄리언 반스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국인 군인 버나비와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사랑 이야기도 등장한다.

 

마지막 '깊이의 상실'에서는 줄리언 반스 자신과 아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거리에서 갑작스레 쓰려져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37만에 아내와 이별을 했던 반스가 느꼈을 상실이 어떠했을지 알것 같다. 예기치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를 줄리언 반스는 두 차례 걸친 다른 이들이 겪은 사랑의 상실을 이야기한 뒤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는것 같으면서도 더 크게 와닿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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