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꽃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흔히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때 하는 말이 '둘이 죽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겠다'인데, 왠지 이 책을 보니 그 말이 떠오른다. 1851년 12월 14일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의 법정에서 엘렌 제가도라는 한 여자가 사형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밝혀진 것만 그녀가 37명을 독살했다는 것이다.

 

당시로서도 보기 드문 희대의 이 연쇄살인마를 두고 죽음의 신이라는 '앙쿠'라고 부를만도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더욱 특이한 것은 그녀의 살해 수법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녀의 일품요리(사실은 비소가 담겨져 있는 접시이다.)를 먹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길래 사람들은 자신이 죽을줄 알고도 그 음식에 코를 박지 않을 수 없었을까 하는 것이다. 진짜 '둘이 먹다가 둘이 죽어도 모르는 음식'이였던 셈이다. 음식에 독약을 넣어 살인하는 것은 그다지 새롭지 않은 수법일 것이다. 하지만 엘렌 제가도라는 여자의 요리는 분명 특이했던 것이다.

 

몰락한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요리사로서 살아가던 엘렌은 자신이 가는 곳마다 '천둥꽃' 요리를 먹은 사람들이 쓰러져나가자 결국 떠돌이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요리사의 정성어린 음식이 먹는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기도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보통인 반면 엘렌의 요리는 벨라도나 열매와 비소의 독으로 만든 요리였기에 흔적없이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왜 이토록 잔인한 무차별적인 살인은 저질렀을까?

 

이토록 놀라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정도이다. 요리사로 나와 사람들을 음식에 담긴 독약을 무기로 죽였던 엘렌 제가도(Helene Jegado) 역시 1803년부터 1852년까지 살았던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운이 따른다는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 그녀가 살인을 할 당시는 콜레라의 창궐로 인해서 그녀의 범인 행각이 묻힐 수 있었던 것도 그녀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던데에 한 몫 했던 것 같다. 그녀의 살해 동기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한다. 마법과 관련해서 진짜 마녀였을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그녀의 집안이 몰락한 것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어쨌든 이야기는 미스터리한 여인의 미스터리한 살해 동기와 목적을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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