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의 에로틱 라이프
마르코 만카솔라 지음, 박미경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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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책 등에 등장하는 많은 영웅들을 보면 영원히 살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웅의 은퇴는 생각하기가 어렵다. 때로는 자신에게 닥친 갈등과 고난 때문에 잠시 영웅의 길에서 벗어나 보통 사람들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경우는 있지만 일선에서 물러난 모습은 솔직히 낯설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작가 마르코 만카솔라의 《슈퍼히어로의 에로틱라이프》에서는 세상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서 싸웠던 영웅들이 현역에서 물러나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인지 죽을 때까지 전성기 시절 영웅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것 같았던 영웅들의 또 다른 삶을 창작이 참으로 신선하기도 하고 흥미로운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 책의 경우 단순히 슈퍼 히어로들의 숨겨진 생활 이외에도 중년을 넘어선 그들의 좀더 인간적이면서도 성적인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신선함을 갖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뉴욕을 배경으로 이제는 영웅에서 은퇴하고 누군가는 우주비행사 양성소에서 강의를 하거나 호화운 삶으로 여전히 유명인사로 지내거나 쇼 진행자로 또다른 삶을 살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날 그들에게 죽음을 예고하는 쪽지가 오게 된다.

 

비록 영웅으로서 살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삶이지만 어찌됐든 자신의 삶을 잘 일궈가고 있는 그들에게 과연 누가, 왜 살인예고를 하는 것일까? 이미 시간은 흘러 도대체 그들을 노릴만한 악당초자 없는 상황에서 슈퍼 히어로들은 그 쪽지를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해 버린채 잊어 버린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오자 슈퍼 히어로들은 그 쪽지를 이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함을 알게 되는데...

 

책속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들을 보면 미스터 판타스틱, 배트맨, 브루스 드 빌라, 미스틱, 슈퍼맨이다. 이들의 노후는 영화 속 모습과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어쩌면 영화 속에서 본 모습에서 느꼈던 멋진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너무 어린 여자와 사랑에 빠져 집착 수준으로 변해버리기도 하고(미스터 판타스틱), 집안의 가난을 해결한 어머니의 비밀을 알고도 모른척 합리화 시켜 결국 그것은 평생의 상처로 남기도 한다(브루스 드 빌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라져가는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고자 발악하다시피 하는 배트맨은 양성애자로 로빈을 좋아하다가 로빈이 나이가 들어가자 싫어지기도 하고, 오직 젊음을 느끼고자 그런 여성들과 잠자리를 가지는 인물로 그려지는 배트맨의 모습은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자신의 초능력으로 유명인사가 되지만 정작 자신은 외로움에 약물에 의지(미스틱)하는 모습은 마치 슈퍼 히어로로서의 활약마저도 의심케 만든다. 그마나 슈퍼맨만큼은 다른 슈퍼 히어로들과는 달리 지나치게 타락했거나 쾌락을 쫓는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슈퍼 히어로란 존재는 실존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이 지닌 능력으로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게 사실인데 너무 많이 변해버린 슈퍼 히어로들의 모습이라 낯설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읽는 독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것 같은데 판단은 이 책을 읽게 될 사람들이 직접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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