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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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으로써 전작이 영화화 되면서 이번 작품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는것 같다. 할아버지 이야기도 맨처음 제목부터 상당히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이번 책은 제목면에서는 더 강렬하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란 도대체 무슨 뜻일까가 가장 궁금했었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도 어느 한 곳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스췌덴과 남아공을 배경으로 해서 전작에 버금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100세 노인이 보여주었던 글로벌한 만남은 까막눈이 여자도 보여주는데, 그녀는 1961년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하에서 만들어진 흑인들의 빈민촌이 소웨토라는 곳에서 놈베코라는 이름으로 태어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놈베코가 태어나가기도 전에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녀의 어머니는 힘든 현실을 마약으로 잊어 보려다 세상을 떠나버렸다. 결국 놈베코는 공동변소의 똥을 치우면서 생계를 이어가게 되는데 그런 그녀는 흑인 빈민촌의 다른 사람들처럼 배우지 못했기에 까만눈이였다. 그런 놈베코에게 다른 모습이 있다면 그것은 셈을 할 줄 아는 능력인 수(數)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세상일을 영리하게 따져 볼 줄도 알았던 것이다.

 

놈베코이 옆집에 사는 문학애호가이자 호색한과 라디오를 통해서 글과 말을 깨우치던 어느날 그가 죽게 되고, 그의 집에서 발견한 엄청난 가치의 다이아몬드를 들고 그녀는 빈민촌을 떠나게 된다. 지금 남아공은 흑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졌지만 그 당시는 지금과 같지 않았고, 그녀가 요하네스버그 즈음에서 백인(그가 놈베코가 일하게 될 연구소의 소장이였던 것이다.)의 차에 치이자 이것이 곧 범죄가 되고, 결국 놈베코는 비밀 핵무기 연구소에서 청소부를 하면서 자신의 죄값을 치르게 된다.

 

연구소에 있으면서 그녀는 점차 자신 속에 지식을 쌓게 되고, 능력없지만 아버지의 도움으로 연구소장이 되었던 사람이 핵폭탄을 실수로 하나 더 만들고, 이후 죽게 되자, 결국 놈베코는 그 핵폭탄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운명이자 굴레일지도 모를 빈민촌에서 탈출하고, 죄값을 치르게 되었음에도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가 자신에게 맡겨진 핵폭탄으로 인해서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살고 싶어했던 바람에서 멀어지는것도 같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능력을 통해서 그 역경을 이겨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책이다.

 

1960년대 남아공의 현실을 어느 정도 담고 있고, 지금 이 시대에도 존재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동시에 단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인『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비해서는 유쾌한 요소가 조금은 덜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 놈베코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담겨져 있는것 같아서 의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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