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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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심은 도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실버 아파트에 홀로 살아가는 히나코라는 여성이 있는데, 그녀는 결혼을 했다가 다른 남자를 쫓아 집을 나갔던 인물이기도 하고, 이제는 행방이 묘연한 여동생 아메코과 함께 살아가는듯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가상의 동생이다.

 

가상의 여동생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현재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유부남인 남자를 쫓아 어딘가로 떠났던 여동생은 현재는 어디에서 사는지, 혹시 살아는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히나코의 집에는 이웃에 살고 있는 단노 류지라는 남자가 종종 찾아 온다. 그리고는 그녀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물어댄다. 그가 히나코에게 찾아 오면 그녀는 결국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밖에 없고, 이런 이야기는 앞으로 나올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어울어져서 커다란 하나의 공통적인 분모를 보여준다.

 

비교적 나이 든 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실버 아파트에서 그들보다 젊은 나이로 홀로 살고 있는 히나코의 입주민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단노 류지의 아내는 히나코에 대한 각종 소문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다른 이야기 속에는 어린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찾아간 마사나오가 나오는데, 이는 히나코를 종종 찾아오는 둘째 아들의 형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알게 된다.

 

그리고 히나코를 찾아오는 단노는 40여년 전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안고 살아간다. 고향에서 여자친구의 집을 다녀오던 중 엄청난 빗속에서 한 남자를 차로 치고, 시체를 유기했지만 이후 어디에서도 이 사건을 알려지지 않았고, 그 피해자는 영원히 실종자로 남아 있을 것임을 생각하게 된 이후부터 단노는 실종자 수를 잊을 수 없고, 어쩌면 이런 일들로 인해서 히나코의 여동생에 대해 궁금해 하는게 아닐까 싶다.

 

여기에 부모님을 따라서 캐나다에 간 열두 살의 나쓰키라는 소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쓰키는 일본 학교도 다니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마른 체형의 고지마 선생님을 알게 된다. 고지만 선생님은 어른이지만 어른답지 않게 나쓰키 자신의 말을 믿어 준다고 생각한다. 고지마 선생님의 잠깐 흘리듯 하는 말에서 우리는 그녀가 히나코의 여동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여러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서술되지만 그들은 곧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의 추억, 아픔, 고통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각자의 마음을 상대는 알지 못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다만, 이야기가 과거 아내가 찍은 불미스러운 사진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히나코)를 연상시키는 마사나오가 아내를 만나려고 하지 않자, 마사나오의 아내가 히나코를 찾아오겠다고 말했고, 이를 기다리는 히나코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는 점에서 과연 이 인물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를 알 수 없어 조금 허망했던 결말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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