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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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까지 어우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란 과연 이 책의 내용이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대에 전해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녀의 집안은 놀라운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어우동의 아버지는 세종대왕 연간에 과거에 급제하여 경관직과 외직을 거친 고관대작이였고, 어머니 또한 부유한 세족 출신의 귀부인이였으며, 오빠는 친가와 외가의 기질을 물려 받은 귀공자였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정이였고, 실제로는 요샛말로 콩라루 집안이였다. 아버지는 어릴때 겪은 안질로 애꾸눈이 되어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병신이라 불렀고, 어머니는 화냥년이라 불렸으며, 오빠는 미친놈으로 불렀으니 말이다. 

 

그 사이에서 제대로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어우동은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법도 몰랐다. 그렇기에 오빠가 결혼을 한것처럼 빨리 결혼을 해서 이 집을 나가고 싶었고, 그렇게 되었을때 진심으로 기뻤다. 결국 그녀는 영천군의 별자(저자)인 태강수 이동과 혼례를 치른다.

 

그러나 이동은 기생 연경비에 빠져서 그녀와 짜고 딸 하나를 낳은 어우동을 쫓아낸다. 결국 딸과 함께 맨몸으로 쫓겨난 어우동은 따로 집을 구해서 나오게 되고, 어린 딸과 어릴 때부터 함께 했던 여종인 장미, 유모와 함게 살게 된다.

 

그 시대의 보통의 여성들과는 달리 어우동은 바깥세상이 궁금했고, 여종의 옷을 바꿔입고 구경을 나갔는데 이 일이 자신의 발목을 잡아 시댁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이후 그녀는 여러남자를 만나면서 자유롭게 정분을 나누게 된다.

 

정조관념이라고 없어 보이는 그녀지만 그녀 본인이 지닌 아름다운 매력은 그녀의 자발적인 행동과 함께 주변의 사내들이 꼬이게 만들었다. 고관대작의 딸에서, 왕실의 여인에서 이렇듯 노류장화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세간의 사람들로 하여금 좋지 못한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3년 정도의 시간동안 무려 열여섯 명이 넘는 남자들과 관계를 맺었다고 하니, 정숙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하지만 고작 스무살에 누명으로 소박을 맞은 그녀가 스스로 이제는 새로운 삶을 살겠다 하여 ‘현비(玄非)’라 이름 붙이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려고 했지만 결국 세상은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성종 11년 간통사건으로 잡혀서 교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녀는 분명 그 당시의 여인으로서는 결코 하기 쉽지 않는 행동을 보여주었고, 이는 그 당시의 윤리와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그녀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녀를 통해 그 당시 여인들의 인권과 같은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음이 아닐까 싶다.

 

따뜻하지 못했던 가정에서 시작된 불행했던 어린시절은 결혼 이후에도 이어졌고,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자유에 대한 갈망은 결국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였고, 자신을 파멸의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 이 책이  ‘조선 여인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고 하는데 『채홍(彩虹: 무지개)』, 『불의 꽃』과 함께 읽어 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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