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1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45살에 미혼인 교코는 대형 광고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직장에서는 나름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고 오빠는 결혼을 해서 아들과 딸 한명씩을 둔 상태이다. 보통의 모녀 관계와는 달리 엄마는 딸인 교코를 못 마땅해 하는게 역력하다. 어쩌면 오빠는 엄마의 바람대로 자라고 있지만 그녀는 엄마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하고, 엄마의 지나친 불평이나 다른 사람 탓, 주변의 시선을 너무 생각하는것에 지쳤을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다람쥐 쳇바퀴를 돌듯 살아가던 교코는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뉴욕에 사는 한 미국인 여성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는 화려한 일에 싫증이 나 회사를 그만둬 버렸는데, 그녀에겐 한달에 10만 엔씩 삼십 몇 년을 지낼 수 있는 저금이 있었던 상태이다.

 

그 프로그램을 보는 순간 교코는 자신도 그렇게 해버리고, 매일 잔소리에 자신의 일에 좋지 못한 말을 하는데 여념이 없는 엄마를 떠나서 살아보고 싶어진 마음에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채 3만엔의 월세로 연꽃 빌라에 입주하게 된다.

 

그곳에는 홀로 살지만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구마가이 씨라는 할머니와 자신의 직업은 여행가이며 외국인 남자를 유독 좋아한다는 고나쓰 씨, 폭력도 서슴지않는 주방장에게서 요리를 배우고 있는 사이토라는 젊은 남자가 살고 있다. 너무나 낡은 목조 건물인 연꽃빌라는 너무 오래되어 2층 사람이 1층으로 무너져 내릴것 같아 2층은 세를 놓지 않고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하루 하루를 보내지만 오랜 시간 직장을 오가던 습성에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연꽃빌라에서의 시간이 무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엄마에게 퇴사와 낡은 연꽃빌라로의 이사에 대한 거짓말이 탄로 나면서 엄마는 교코의 집으로 와서 한바탕 그녀의 속을 상하게 하고 가버린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초조해 할 필요도 없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음으로써 점차 이 생활에 익숙해져 가지만 여름엔 모기 때문에, 겨울엔 웃풍 같이 너무 추운 날씨에 고생을 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옆집에 살던 구마가이 씨가 다치고,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 주는 일이 생긴 후 그녀가 다시 퇴원한 이후에도 아들이 함께 살자는 바람도 마다하고 여전히 연꽃빌라를 떠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연꽃빌라에서의 삶에 대해 조금은 따뜻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설날 찾아간 엄마는 여전히 자신을 냉대하지만 추운 결울이 지난 여름이 된 이후, 약속대로 조카 레이나가 그녀가 사는 곳으로 놀러 오고, 의외로 레이나는 낡고 지저분하다고 표현한 할머니의 말에도 그곳에서 아무말 하지 않고 있어도 괜찮은 편안함을 느끼고, 그런 레이나의 표현에서 교코 역시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이 후회되지 않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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