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내일이 올거야
이시다 이라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무작정 달리기를 한다. 부족함이 가득했던 그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있는 재능을 발견했던 순간인 달리기. 그의 달리기는 화제를 몰고 오고 사람들은 그가 왜 달리는지, 어떤 목적을 위해 달리는지 궁금해 하며 추종자까지 생기게 된다. 그는 단지 달리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래서 이시다 이라의『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를 읽으면서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떠올랐던것 같다. 책속 주인공인 슈고, 호센, 신야, 요스케는 야마가타현 쓰루오카 시의 공단에 있는 제너럴정기의 쓰루오카 공장에서 파견사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름도 아닌 자신들을 표시하는 숫자로 일방적인 해지를 당한다.

 

경기불황과 금융위기 등으로 정직원은 커녕 파견사원으로서도 일자리가 부족해진 이들은 당장 도쿄로 돌아간다고 해도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 분노와 허탈함을 느낀다. 그때 평소에도 쉬는 날이면 혼자 배낭을 메고 산속으로 사라져버렸던 슈고가 길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600~700km의 거리에 3주 정도가 소요되는 도쿄까지 걸어가겠다고 말한다.

 

처음 반신반의하던 호센, 신야, 요스케도 딱히 빨리가도 할 일이 없고 돈도 많이 들지 않는데다가 길 위에서 일본을 만날 수 있다는 슈고의 말에 하루만 같이 걸어보기로 마음을 굳히고 이렇게 해서 어느 날 갑자기 해고된 4명의 파견사원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어딘가 모르게 사연을 간직한 슈고는 이미 무전여행이나 다름없는 이 일에 익숙하고 길 위에서 죽는게 소원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요스케는 조용한 편이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인물이며 중국 잔류 고아 3세로 어린시절 차별의 아픔을 간직한 호센은 미용사가 꿈이다. 끝으로 회사가 중국으로 이전을 하면서 아버지가 실직하게 되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성적에도 파견사원이 된 아픔에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증오를 가진 신야는 암담한 현실 때문에 인터넷 세상에서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파워 블로거가 된 인물이다.

 

신야가 이들의 이야기를 '내일의 행진'이란 코너에 담기 시작했고 점차 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고 인기를 얻자 주간지 기자가 취재를 하러 오기에 이른다. 그저 돈도 많이 들지 않고 시간이 남아 걷기 시작한 이 길이 의외의 화제성을 띄자 신야는 이를 적극 활용해 마치 고용불안 등의 사회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걷기 시작한 것마냥 인터뷰를 하고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알려지면서 함께 지지자와 함께 걷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난다.

 

마치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 것마냥 도보로 이동을 하고 텐트에서 자며 하루 하루 걸어가면서 이들은 자신들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놓기에 이른다. 어떻게 보면 별뜻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고 그들만의 걷기가 아닌 일이 되어버리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 그들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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