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사(筆寫)가 인기다. N 포털 사이트에서
필사를 검색하면 '필사하기 좋은 책'이 자동검색어로 뜰 정도이다. 이 또한 어느 때부터인가 독자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해 이제는 온전히
필사를 위한 목적의 책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필사를 할 수 있는 전용 노트라든가 아니면 원고지가 덩달아 관심을 받을 정도이니
말이다.
어린시절 예쁜 글씨를 쓰기 위한 연습으로 소위 습자지라 불렸던 종이를 글자에 대고 또박또박
한획한획 심혈을 기울여 글자를 따라 쓴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사는 정갈한 글씨를 쓰는 목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완성된 작품을 베껴씀으로써
정신수양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어떤 하루를 쓰다』는 매주 400만 명이 읽고 사랑한 글이자 30만
독자가 선백한 바로 그 책, 『어떤 하루』가 필사북 버전으로 새롭게 출간된 경우이다. 개인적으로도 책을 상당히 감동적으로 읽었기에 그 책의 좋은
글들을 모아 놓은 필사북이라고 하니 꼭 필사를 해보고 싶었다.


사실 이 책은 컬러링북과 필사북 출간을 기념하여 『어떤 하루』와 필사북 『어떤 하루를 쓰다』,
컬러링북 『어떤 하루를 그리다』를 한데 묶은 기프트 박스 세트로도 만날 수 있다. 이름하여 『어떤 하루를 쓰다 읽고 쓰고 그리다』으로
출간되었는데 기프트라는 말에 걸맞게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딱인 구성이자 2016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스스로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포장도 상당히 고급스럽게 잘 되어 있는 컬러링북과 필사북 크기에 맞춘 박스에 『어떤 하루』가
떡하니 위에 올려져 있고 컬러링할 수 있는 엽서와 봉투까지 담겨져 있어서 더욱 유용하고 알찬 구성이다.
『어떤 하루』를 읽으면서 너무 좋은 글귀를 만날 때마다 따로 적어두고 싶었던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마음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깔끔한 글씨체부터 시작해 캘리그라피라고 봐도 좋을 개성 만점의 글씨체까지
만날 수 있으며 좋은글이 쓰여져 있고 그 옆 페이지에 여백을 두어 독자들이 직접 써볼 수 있도록 하거나 글씨가 점점 엹어져서 독자들이 글자 위에
따라 써볼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독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좋은 글귀가 가득 담긴 책을 50%만 완성해 나머지는 독자들이
직접 채워 완성도 100%의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인것만 같다. 그렇기에 너무 예쁜 글씨를 쓰려고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또박또박
한획 한획을 천천히 쓰면서 부담없이,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완성해가면 좋을 것이다.